[리뷰] 반다이의 새로운 프렌차이즈가 될 수 있을까? '코드 베인'
반다남코에서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 RPG를 선보였다. 바로 갓이터, 프리덤 워즈 등 기존의 일본 액션 RPG에서 벗어난 색다른 작품을 선보여온 시프트에서 개발한 '코드 베인'이 그 주인공.
'코드 베인'은 여러모로 독특한 스타일의 게임이다. 소설이나 애니메이션 혹은 만화를 기반으로 한 IP(지적재산권) 작품이 주를 잇고 있는 지금의 일본 게임 시장에서 독자적인 세계관과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운 게임이기도 하며, 이제는 연예까지 하는 단계로 접어든 흔하디 흔한 소재인 흡혈귀를 사망한 인간에게 개조수술을 한 '슈퍼 솔저'라는 색다른 해석으로 풀어내 흥미를 자아내기도 했다.
세계에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대재앙 이후 붕괴된 세상을 다루고 있는 '코드 베인'은 인간의 피를 대체할 수 있는 '혈루'를 독점하고, 피를 가진 소수의 인간들을 보호하고 있는 거대한 흡혈귀 집단과 이에 저항하는 소수의 세력들 그리고 흡혈귀에서 이성을 잃어 살의만을 가진 짐승이 되는 '타귀'들 만이 존재하는 매우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이 암울한 세계에서 게이머는 혈루를 만들어 내는 식물 '혈루의 샘'을 자신의 피로 되살릴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것은 물론, 흡혈귀나 타귀가 사망할 때 남기는 일종의 '사리'라 할 수 있는 혈영을 통해 기억을 경험하고, 능력을 계승할 수 있는 주인공이 되어 세계의 비밀과 숨겨진 진실을 찾아 떠나게 된다.
게임의 그래픽은 현재 등장하는 게임의 수준에 비해는 다소 모자라 보이지만, 이를 수 많은 코스튬과 복장을 통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으로 채운 모습이다. 이 게임에서는 수 십종의 복장과 아이템, 악세서리 등을 통해 수백 가지 이상의 캐릭터커스터마이징을 진행할 수 있으며, 본부 기지에서 수시로 이를 바꿀 수 있어 게임을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다만 많은 악세서리와 복장이 제공되는 만큼 실제 게임에서 각 장비들이 서로 겹치는 마치 초창기 3D 게임과 같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으며, 게임의 어두운 분위기를 구현하기 위해 사용된 블러 효과가 너무 강해 전반적인 게임 분위기가 뿌옇게 되어 있는 것은 다소 이질적인 모습이었다.
'코드 베인'은 지금까지 등장한 액션 RPG의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섞은 스타일을 지니고 있다. 이 게임은 게이머들에게 사냥하는 '사냥꾼'이 아닌 사냥당하는 '사냥감'의 심정을 느끼게 해준 다크소울 스타일의 액션 이른바 '소울 라이크' 식으로 전투가 진행되어 몬스터의 한방 한방이 매우 크게 다가오며, 무기에 따라 변화하는 주인공의 전투 스타일이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고 이 게임이 마냥 엄청나게 높은 난이도를 지닌 게임은 아니다. 다크소울은 'You Die'라는 문구가 눈에 각인될 때까지 전투를 치러야 하는 등 엄청난 난이도를 자랑하지만, '코드 베인'은 동료 시스템과 다양한 공격 스킬 및 마법 등을 통해 보다 수월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료 시스템으로, 게임의 진행에 따라 근거리, 원거리 및 다양한 스킬을 지니고 있는 동료와 전투를 진행할 수 있으며, 맵 곳곳에서 얻을 수 있는 기념품 등의 아이템을 선물해 친밀도를 높여 무기, 제작 재료 등의 각종 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이 동료는 NPC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게이머는 어려운 미션을 진행할 경우 구조 신호를 통해 다른 흡혈귀(게이머)를 최대 3명까지 부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미션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으며, 멀티플레이 전용 맵까지 제공되어 이들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현재 PvP까지는 지원되지 않지만, 반다이 남코 측이 향후 지속적으로 이 멀티플레이 맵이 제공될 것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모드가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소울 라이크' 방식의 전투로 진행되는 게임인 만큼 무기의 비중도 매우 크다. 게임 내 등장하는 무기는 크게 한손, 양손검, 도끼, 창, 낫 등의 장창류, 해머, 총검 등 5종으로 나뉘며, 각 무기는 강화 및 제련을 통해 속성, 대미지, 상태 이상 등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다.
더욱이 이 게임의 적들 역시 근접, 원거리, 파워형, 속도형 등 다양한 형태로 등장한다. 실제로 본 기자가 해머를 들고 있을 때 속도형 몬스터에게 계속 얻어 맞아 그대로 사망했을 정도로 상성은 매우 중요하며, 최대 2종의 무기를 지닐 수 있는 무기 체인지를 활용해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물론, 이는 손이 매우 느린 본 기자의 경우이기 때문에 다크 소울에서 수 없이 서식하는 망자 급의 게이머들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코드 베인'은 '아장'이라는 독특한 추가 스킬을 지니고 있는데, 흡혈 공격을 진행할 수 있으며, 오우거, 하운즈, 스팅어, 아이비 등 4종류로 나뉘어 있다. 이 아장은 상황에 따라 추가 흡혈 공격을 진행할 수 있으며, 원거리 스타일의 아이비, 강력한 모습의 하운즈 등 게이머의 취향대로 장착할 수 있다.
'코드 베인'의 전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블러드 코드다. 스토리의 진행 혹은 전투에서 얻은 ‘혈루’를 통해 추가되는 블러드 코드는 일종의 클래스 시스템으로 어떤 코드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캐릭터의 스탯이 크게 변화하고, 전투 스킬 혹은 디버프, 버프, 패시브 등의 다양한 스킬을 보유할 수 있다.
이 스킬은 게임 내 재화인 ‘헤이즈’를 소모해 개방할 수 있으며, 재료 아이템을 이용해 추가로 강화할 수 있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각 코드에 수록된 스킬은 계승 시스템으로 다른 코드 스킬과 연동해서 사용할 수 있어 일종의 스킬 조합의 재미도 느껴볼 수 있다.
한가지 주의할 것은 이 헤이즈는 캐릭터의 레벨을 높일 때도 사용된다는 것으로, 캐릭터의 레벨과 전투 난이도에 따라 적절히 배분하면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코드 베인'은 독창적인 스토리와 소울 라이크 류의 스타일을 따라가면서도 본연의 색을 구축한 전투 시스템 그리고 게이머가 스킬과 동료를 선택해 가며 즐길 수 있는 자유도까지 다양한 재미를 지닌 작품이었다.
다만 스토리를 진행할수록 점점 무색무취해지는 주인공 덕에 “내가 지금 뭘 하고 있긴 하는 건가?” 하는 느낌이 들정도의 엉성한 스토리 라인이나 AA급 게임이라 부르기 힘든 수준의 그래픽, 그리고 복잡한 전투 시스템 덕에 다소 취향이 갈리는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확실한 것은 이 '코드 베인'은 아직 1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스포일러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 게임은 개발사 시프트의 전작인 모 게임과 매우, 아주 가깝게 연결되어 있으며, 세계관 역시 한편 가지고는 어림도 없는 방대한 규모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최소 3편 이상의 게임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연 색다른 세계관과 의외의 반전성 그리고 새로운 스타일의 '소울 라이크' 류 시스템으로 무장한 '코드 베인'이 갓이터 시리즈를 넘어 시프트의 새로운 프렌차이즈 시리즈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