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새 드래곤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지다, '드래곤스카이'
지난 3월, 게임업계에 이색적인 소식이 들렸다. '서머너즈워'로 한창 글로벌 시장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사 컴투스(대표 송병준)가 '노바코어'라는 회사를 인수했다는 소식이었다.
웬만하면 직접 팀을 꾸려서 개발을 했을텐데, 컴투스는 어째서 '노바코어'를 인수한 것일까. 그리고 그런 '노바코어'가 출시한 '드래곤 스카이'는 어떻게 해외 시장에서 그렇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일까. 그런 궁금증 때문에 선뜻 '드래곤 스카이'를 다운로드 받아 보았다.
< 드래곤을 합치는 게임, 계속 합치고 합치고>
필자는 합치고 합치는, 소위 머그 게임 장르에 익숙한 편이다. '좀비 콘테스트' 등 머그 게임을 꾸준히 즐겨왔고, 지난 6월에 구글과
중소기업청이 진행했던 '창구 프로그램'이나 8월에 있던 BIC(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 심사에서도 몇 개의 머그 게임을 심사용으로
깔았다가 아직도 즐기고 있다.
그런데 그렇게 머그 게임에 익숙한 가운데에서도 '드래곤 스카이'는 첫인상부터 남다르게 다가왔다. 종 스크롤에, 위쪽에서는 적들이 날아오고 그것을 드래곤들이 격추시키는 모양이 영락없이 슈팅 게임이었던 것이다. 언뜻 보면 '드래곤 플라이트' 같아보이기도 했다.
게임은 오른쪽 하단에 있는 알을 누르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알을 누르면 몇 마리의 새끼용을 뽑아낼 수 있고, 그 새끼용을 계속 합쳐나가면서 점점 상위용을 키워내는 것이 게임의 본질이다.
시간을 들여 새끼용을 뽑아내고, 그 용을 계속 합쳐서 10단계 검은용까지 키운 다음, 검은용끼리 합쳐서 랜덤으로 상위용을 뽑을 수 있는 방식. 상위용은 전설, 희귀, 영웅 등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어서, 상위용을 많이 모으려면 검은용을 많이 만들어내야 하고 필연적으로 새끼용을 엄청나게 합쳐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리고 그러한 뽑기와 함께 큰 축으로 작용하는 것이 스테이지 돌파였다. 용을 키우면 스테이지에 내놓고 적들과 싸우게 되는데, 100스테이지건 200스테이지건 용이 화력이 되는 한도까지 계속 돌파해 나갈 수 있다. 그러다가 스테이지를 돌파하기 버거워지면 용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아이템을 일부 받고 다시 처음 스테이지로 돌아가게 된다.
즉 이 게임은, 계속 새끼용을 합쳐서 검은용을 만들어 상위용을 많이 보유하고, 또 스테이지를 돌파하면서 보유한 용을 강화시켜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 무궁무진한 즐길거리, 지겨워할 겨를이 없다>
이렇게 게임의 기본 골자만 소개하면 '지겹겠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지겹긴 해도 키우는 맛이
있고, 또 키우는 과정에 즐거움이 동반된다.
일단 게이머 입장에서는 계속 새끼용을 뽑아서 합치는 과정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적어도 하루에 한시간은 자동으로 합쳐지는 아이템을 주는데다 약간 돈을 들여서 한달간 계속 자동으로 합쳐지는 아이템을 구매하면 게임에 대한 부담이 훨씬 덜해진다.
또한 노가다로 검은 용을 모으는 것 외에도 다양한 상위용을 키우는 방법이 마련되어 있다. 상위용 중에서도 가장 상위인 '전설등급' 용을 모으는 것이 관건인데, 게임중에 전설 용이 나올 확률이 높은 '빛나는 검은 용'을 가끔 제공해준다. 일주일간 출석을 했다거나, 새끼용을 1만 번 합쳤다거나 하는 식으로 플레이 도중에 '빛나는 검은용'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다양한 게임 속 화폐를 모으는 것도 즐거움으로 다가온다. 상점에 들어가보면 별인장, 명예주화, 기여도 주화, 균열주화 등으로도 상위용을 구입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별인장]은 드래곤패스와 배틀패스의 보상이고, [명예주화]는 순위대전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또 [기여도 주화]는 군단활동을, [균열주화]는 봉인 균열에서 전투 승리시 제공한다.
또 검은용을 합쳤을 때마다 검은 파편을, 빛나는 검은용을 합쳤을 때마다 빛나는 파편을 모을 수 있고, 전설의 보스와 대전하면 여신의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생명석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기본 화폐인 골드와 보석은 엄청나게 뿌려주기 때문에 잘만 활용하면 노 과금으로도 썩 괜찮게 용을 키워나갈 수 있다.
이렇게 게이머들은 꾸준히 플레이하면서 게임 내의 여러 시스템을 활용하기만 하면 한 걸음씩 '전설 용'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개발사에서도 이 화폐를 통해 끊임없이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연구가 꽤 많이 된 순환 구조가 아닌가 생각한다.
< 전반적인 게임은 합격점, 중후반 콘텐츠는 다소 아쉽다>
리뷰를 쓰는 현재 필자의 게임 레벨은 233 정도. 전설용이나 영웅용은 4마리 정도를 별 6개 정도로 키운 상태이다. 플레이한지는 이주일
정도 지났다. 고수 게이머들에 비해서는 잔챙이 수준이지만, 게임에 대해 리뷰할 정도는 했다고 본다.
'드래곤 스카이'를 즐기면서 느낀 점은 아주 간단한 머그 게임 시스템을 가지고도 '이처럼 다채롭고 즐길거리가 많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구나' 라는 점이었다. 방치형 육성 게임이 등장한지 4~5년 정도됐다고 보는데, 이제는 시스템이 완성되어서 몇 달이고 꾸준히 지겹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진화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특히 '드래곤 스카이'에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누구나 플레이 가능할만큼 쉽다는 점, 그리고 지겨울만 하면 적당히 전설 용을 구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 용을 키워가면서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 그리고 그런 용에 대한 애정으로 쉽사리 이 게임을 지우지 못하게 한다는 점 등이다.
다만, 그렇다고 칭찬할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이 게임의 목적은 '최강의 용을 잘 키우고 공격력을 높여나가는 것'인데, 전설이나 영웅용을 별 6개와 7개로 키워가는 과정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별 5개까지는 매우 즐겁게 키울 수 있고, 6개까지는 어찌어찌 키워간다고 하지만 7개로 가는 과정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노가다를 어느정도 필요로 하는 게임이긴 해도 그전까지는 플레이 밸런스를 잘 잡았다면, 이후부터는 아예 손을 놓은 느낌에 가깝다.
노가다로 처리되지 않는 수준이다보니 '아 이제부터는 과금의 세계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물론 필자도 일부 과금을 진행하고 있긴 하지만, 꽤 많이 써야하는 식으로 바뀌는 부분이 살짝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드래곤을 구할 때 이 드래곤이 어떤 공격을 하는지 알기가 힘들다. UI나 UX를 보강해서 내 드래곤이 어느 드래곤이고, 방사형 공격인지 유도형 공격인지 등등 어떤 공격을 하는지가 나온다면 좀 더 전략적으로 드래곤을 선택해서 키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리뷰를 끝낼 즈음에, 또 하나 기억해야할 이슈가 있다. 노바코어가 컴투스를 만나 글로벌 시장에서도 크게 빛을 보게 됐다는 점이다. 실제로 노바코어가 자체 서비스를 했을 때 보다, 컴투스에 인수되고 컴투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이관했을때 일평균 이용자수(DAU)가 55% 가량 증대했다고 한다.
또 홍콩, 방글라데시, 필리핀, 싱가포르, 독일, 프랑스, 호주, 나이지리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RPG 장르 랭킹 TOP10을 기록했다고 하니 컴투스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방치형RPG 포트폴리오가 생겨서 좋고, 노바코어 입장에서는 게임 서비스가 원활해지는 좋은 선례이자 윈윈 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최근 노바코어에서는 '드래곤 스카이'에 이어 '좀비여고'라는 디펜스 게임을 내놓았다고 한다. '드래곤 스카이'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다음 리뷰 게임은 '좀비여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