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적 공포로 스팀 도전 나서는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
오는 1월 6일(미국 시간) 토종 공포 게임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가 스팀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론칭 된다. 이 게임은 1인 개발로 시작해 이제는 형제가 게임을 제작하고 있는 이니게임즈의 작품이다. 모바일로 등장했던 '아라하'를 PC에 맞춰 새롭게 개발했다.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주인공인 소년이 오래 전 정신병원에 실종되었던 누나를 찾으러 간다는 스토리로 한국의 무속신앙과 오컬트적 공포를 게임에 녹여낸 1인칭 어드벤처 호러 게임이다. 특히, 무당 등 스팀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한국적인 공포로 무장했다.
이에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를 개발 중인 이니게임즈의 조영인 대표로부터 게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안녕하세요. 먼저 회사와 본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2014년부터 지금까지 줄곧 '아라하'와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를 개발하고 있는 이니게임즈의 조영인이라고 합니다.
2014년에는 1인 개발로 시작해 지금은 그래픽을 담당하는 동생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저희는 형제개발사로 저는 기획,
스토리, 프로그래밍, 모델링(환경, 사물), GUI디자인을 하고 있으며 동생은 캐릭터 아티스트로 캐릭터 모델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오래전 이은도의 어느 정신병원에서 실종된 누나를 찾으러 다닌다는 소년의 시점으로 시작을 합니다. 정신병원은
무수한 괴담과 주민들이 실종되는 사고를 겪자 결국 폐원하게 되었는데, 그래서 게임의 이름을 '이은도의 저주'로 지은 것입니다. 유저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게임의 메인스토리를 이해하고 누나의 행방을 찾아 나서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만이 갖는 특징과 재미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A. 게임의 진행에 따라 다양한 공포감과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가 가진 가장 큰 특징입니다. 어느 한 가지
매커니즘을 담은 게임이 아니라 퍼즐과 추리적인 요소, 쫓고 쫓기는 서바이벌 등 여러 요소가 가미되어 있습니다. 공포게임은 특히 극 초반부에
매우 무섭고 갈수록 긴장이 풀어지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데,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초반에 공포, 후반으로 갈수록 액션 위주로 다양한 재미를
드릴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또한, 한국의 어느 폐병원이라는 설정은 특히 한국 게이머에게 매우 친숙한 소재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소소한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이런 여러 요소가 모여 이야깃거리가 많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Q. 글로벌 출시 임에도 무당 등 한국적 요소를 채용한 이유가 있나요?
A. 한국적 요소를 채용한 공포게임이 다소 낯설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동안 누구도 무속신앙과 한국적인 오컬트 요소를 게임으로 다루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실 귀신과 관련된 엑소시즘 문화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존재합니다. 불교와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나 민간신앙,
그 나라의 문화적인 특성과 결합하여 발현됩니다.
대만의 '반교: 디텐션', '환원: 디보션', 이름은 비슷하지만, 태국의 '아라야', '홈 스윗 홈', 인도네시아의 '드레드 아웃', 일본의 '령: 제로', '그림자 복도', '이누나키 터널' 자국의 문화를 담아 만든 게임들이 스팀에도 대단히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오컬트 요소를 반영한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Q. 아라하 모바일 버전에 이어 연이은 공포 게임입니다. 공포게임을 소재로 삼는 이유가 있나요?
A. 공포게임 장르는 다른 장르와 비교해 비주류 장르이긴 하나 기존의 다른 장르가 주지 못하는 '공포'라는 심리적 효과를 제공하는 데서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단지 무섭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며 게임 플레이를 주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공포게임은 단지 공포라는 대상만 주는
것이 아니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목표를 제시하고 게이머들이 성취하였을 때 느끼는 만족감이 배가 됩니다.
또한, 유튜브를 비롯한 게임 스트리밍에 공포 장르가 자주 다루어지게 되면서 굳이 공포게임이 무서워 게임을 직접 하지는 않더라도 게임을 하는 스트리머의 플레이에 몰입하며 감상만으로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장르이기도 합니다. 공포게임이 가진 매력을 게이머와 함께 나누고자 줄곧 공포게임만 만들게 되었습니다.
Q. 개발 기간이 짧지는 않습니다. 개발을 진행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 있었나요?
A. 우선 2인 개발이기에 개발 기간이 당초 생각보다 길어졌습니다. 의사결정을 둘이서 해야 했기에 개발 과정 중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했습니다. 개발의 난이도에 따른 어려움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문제 등 여러 현실적인 문제와 마주해야 했습니다. 게다가 수입이 일정치 못해
경제생활을 병행했습니다.
Q. VR 버전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A. 과거 VR 버전으로 만들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게임시연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관람객들의 반응이 예상외로 좋아 VR로도 개발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VR 게임의 특성상 장시간 플레이가 어렵고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와 같은 넓은 맵을 돌아다닌다면 어지럼증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아마도 VR버전을 개발하게 된다면 VR에 특화된 별도 버전으로 개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울러 PS4나 스위치 등의
콜솔로의 진출도 고려 중입니다.
Q. 과거 크라우드 펀딩도 성공적으로 진행했습니다.
A. 크라우드 펀딩은 과거 달성하였으나 안타깝게도 게임물 등급과 관련된 심의 관련 이슈가 겹치면서 후원자분들께 양해를 구한 뒤 전액 환불을
진행하였습니다. 결국, 후원자분들에게 게임을 제공해드리지 못하게 되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게임을 즐겨줄 게이머에게 한마디 부탁합니다.
A. 아라하: 이은도의 저주는 지난 4년 9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밤을 새워가면서 만든 게임입니다. 게임을 출시 할 수 있다는 것이
개발자로서 감회가 정말 새롭습니다. 출시를 앞두고 설레고 기쁜 마음입니다. 게임 출시를 계기로 게이머분들과 소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