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안녕! 용감한 쿠키들’, 퍼즐 세계에 뛰어든 쿠키들
쿠키런으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가 퍼즐 장르에 도전장을 던졌다.
데브시스터즈의 올해 첫 게임으로 선택된 ‘안녕! 용감한 쿠키들’은 데브시스터즈의 대표 IP 쿠키런을 기반으로 하는 3매치 퍼즐 게임으로, 퍼즐 본연의 재미에 친숙한 쿠키들을 수집하는 재미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쿠키런 IP를 사용한 덕분인지 출시 하루만에 애플 스토어 인기 3위에 오르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3매치 장르는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조작법 덕분에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긴 하지만,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가 쉽지 않은 장르이기도 하다. 아무리 소재를 바꾼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같은 모양의 블록을 3개 이상 연결해서 터트린다는 기본에서 크게 바뀌는 것이 없으며, 특정 조건을 만족시켜 특수 블록을 만들고 조합하는 것도 워낙 많이 등장해서 익숙해진 개념이기 때문이다.
단순함에서 오는 기본적인 재미 때문에 하다보면 재미가 있지만, 기존에 퍼즐 게임을 즐기고 있는 사람이라면, 하던 것을 지우고, 새로운 게임으로 옮겨가게 만드는게 쉽지 않다. 국민 게임인 애니팡부터, 3매치 퍼즐 게임의 기본 형태를 구축한 캔디크러시사가, 그리고 국민 캐릭터 카카오프렌즈를 더한 프렌즈팝콘, 최근 SNG 요소를 더해 주목을 받은 꿈의 정원 등 이미 재미가 검증된 대안이 많다. 터트리는게 캐릭터 머리인지, 캔디인지, 젤리인지, 과일인지 정도의 차이만 느껴진다고 해도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 할 수 없다.
안녕! 용감한 쿠키들은 이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쿠키 캐릭터 수집 요소를 전면에 내세웠다. 캐릭터마다 각각의 특수 기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캐릭터를 선택하고 스테이지를 시작하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가장 기본으로 주어지는 용감한 쿠키를 선택하고 블록 50개를 지우면 들고 있는 막대사탕으로 가로 5칸을 지워주고, 소다맛 쿠키를 선택하고 블록 50개를 터트리면 하늘색 젤리 7개를 터트려주는 식이다.
스테이지에 따라 유리한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추천 쿠키를 사용하면 다른 쿠키를 사용했을 때보다 좀 더 쉽게 스테이지를 깰 수 있게 된다. 또한, 캐릭터마다 펫 개념이 존재해서, 펫을 보유하고 있으면, 추가 보너스 효과를 받기도 한다. 즉, 스테이지를 많이 클리어하고 돈을 모아서, 여러 가지 쿠키, 그리고 펫을 수집하는게 이 게임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기본 플레이에서도 새로운 재미를 넣기 위해 고민한 흔적을 볼 수 있다. 기존 게임들의 특수 블록들을 응용한 수준이긴 하지만, 스테이지마다 블록의 낙하 방향을 바꾼다던가, 인접한 블록이 터지면 한줄을 모두 날려버리는 콜라 같은 새로운 요소들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에, 새로운 스테이지에 대한 기대감이 계속된다.
또한, 다른 이용자들과 팀을 구성해 공동 미션을 수행하고 소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팀플레이 시스템, 순위 경쟁을 통해 퍼즐 게임 최강자를 가리는 챔피언스 리그, 연속으로 레벨을 클리어하여 신규 쿠키를 획득하는 스페셜 에피소드 등 다양한 게임 모드가 마련되어 있으며,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체감하기 힘들겠지만, AI 퍼즐 봇을 도입해서 난이도 조절을 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적절한 난이도를 제공한다고 한다(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특이하게 나이를 묻는 화면이 나오는데, 이것이 사용자에게 적절한 플레이 난이도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다만, 꽤 오랜 시간 준비한 게임답게 전체적인 완성도는 괜찮은 편이지만, 데브시스터즈가 기대하는 쿠키런:오븐브레이크를 보완하는 역할은 쉽지 않아 보인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의 경우 새로운 쿠키들을 확보하는 것이 플레이 성적과 직접적으로 연결이 됐지만, 이 게임은 새로운 쿠키들이 그만큼 절실하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 추천 쿠키를 사용하면 좀 더 유리하긴 하지만, 추천 쿠키가 아니라고 못 깨는 것은 아니며, 성장 개념도 없기 때문에, 쿠키 수집이 지속적인 지출로 연결되지 않는다. 새로운 쿠키가 발견될 때마다 항상 돈이 모자라도록 설계되어 있고, 실패할 때마다 연속 깨기 보너스가 사라진다는 점을 강조하며 결제를 유도하려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유혹이 심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퍼즐 게임을 즐기는 이들 중에서는 결제하지 않고 깨는 것에서 승부욕을 느끼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쿠키런 IP의 힘도 있고, 완성도도 제법 높은 편이니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쿠키런:오븐브레이크만큼의 든든한 매출원으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쿠키런:오븐브레이크가 그랬던 것처럼, 이용자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계속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 데브시스터즈에서는 오래 준비한 만큼 기대감이 크겠지만, MMORPG 류에 쏠려 있는 지금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예전과 달리 퍼즐 게임 장르에게 많이 혹독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