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용게가 말하는 LOL의 세계관 확장 “LOL의 캐릭터 스토리 강화할 것”
라이엇게임즈에서 시도하는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유니버스(세계관) 확장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최된 ‘LOL’ 10주년 기념 발표회에서 라이엇게임즈는 LOL의 캐릭터와 배경을 바탕으로, CCG(레전드 오브 룬테라), FPS, MMORPG, 시뮬레이션, 심지어 대전격투 장르에 이르는 다양한 신작과 새로운 콘텐츠를 공개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러한 라이엇의 활발한 영역확장 속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LOL의 멀티 유니버스 세계관이다. 사실 그동안 라이엇은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스토리보다는 챔피언 업데이트, e스포츠 리그를 위한 캐릭터 밸런스 조절에 더 주력해 챔피언 스킬은 알아도, 세부적인 내용을 아는 이들은 드물 만큼 게임성에 비해 LOL의 세계는 그다지 큰 매력을 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때문에 라이엇은 애쉬: 전쟁의 어머니' 등 다양한 코믹스를 통해 캐릭터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한편, LoL 캐릭터의 기원을 확인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아케인’을 오는 2020년 공개하는 등 라이엇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LOL 유니버스’의 확장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라이엇의 IP 및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부사장 그렉 스트릿(Greg Street)은 이에 대해 “기존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를 확대해 나가고, 그동안 부각되지 못한 챔피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전체적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에이지오브엠파이어’의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하며, 국내에서는 유령게(Ghostcrawler)라는 이름으로도 유명한 그렉 스트릿은 지난 2014년 라이엇으로 이직한 이후 코믹스, 보드 게임, 음악, TV 및 영화 등 라이엇의 IP(지식재산권) 구현을 감독하는 동시에 LOL의 배경이 되는 룬테라의 세계관 개발팀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10년간 정체되어있던 LOL을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는 라이엇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세계관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일까?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인 라이엇에서 IP를 총괄하고 있는 ‘그렉 스트릿’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현재 어떤 방식으로 LOL의 세계관을 정립하는 중인지 설명 부탁한다.
A: 먼저 세계관 자체에 대한 전면 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이미 몇 년 전에 전체적인 개편을 통해 소환사와 미니언들이
게임 외부에 존재한다는 통념을 제거한 바 있어 또다시 세계관 자체를 개편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단지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면서 그 세계관
속의 세부 사항을 채워 나가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바이다.
우리는 기존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를 확대해 나가고 피들스틱과 같이 오랫동안 배경 스토리(lore)가 주목받지 못한 챔피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전체적으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일례로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는 많은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게이머들은 이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데, 우리는 또한 챔피언들이 어떻게 챔피언이 되었는지에 대한 탄생 스토리 이상의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또한, 코믹북, 라이엇 포지 게임, 비디오, 보드게임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스토리를 전달하고 어떤 부분이 성공적인지, 게이머들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살펴볼 것이며, 이들에게 좀 더 다가가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다.
Q. LOL이 서비스된 지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챔피언의 배경 이야기(Champion lore)와 스토리텔링의 연계가 끊겼다는
지적이 있는데?
A: 라이엇에는 밸런스, 챔피언 업데이트 및 세계관 확장 등을 담당하는 팀이 따로 있어서 어떤 분야에 더 신경을 쓰거나 자원이 치중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정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만약 게임 밸런스에서 실수가 나온다면
이후의 패치에서 수정하고, 게임 플레이가 지나치게 구식이 된다 생각하면 해당 챔피언에 변화를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과거로 돌아가 기존의 배경 스토리(lore)를 변경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이런 작업이 지나치게 되면 게이머들이 스토리에 자신의 지분과 애착을 느끼기가 어렵게 되며, 심지어 배경 스토리(lore)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 역시 고품질에 게이머들이 인정할 수 있는 방식이기를 원한다. 비디오 게임이나 영화 등을 생각해 보면 게이머들이 전체적인 영화의 퀄리티에 실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영화를 만든다면 게이머들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친구나 가족들을 데리고 가서 왜 LoL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자랑스럽게 설명할 수 있을 만한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그 정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시간이 필요하고 그렇기에 일부 게이머들이 바라는 것에 비해 진행 속도가 더딜 수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Q. LOL의 코믹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DC의 저스티스리그, 마블의 어벤저스처럼 게임 스토리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를 기대할 수
있는지?
A: 그렇다. 예를 들어 애쉬 시리즈의 경우 애쉬가 어떻게 우리가 알고 있는 챔피언이 되었는가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면 럭스 시리즈는 럭스와
사일러스의 관계에 더 중점을 두었고, 이후 2020년 LOL의 시즌 시작과 함께 공개된 ‘워리어 시네마틱’의 후속 스토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게이머들 역시 챔피언들 간의 상호 관계를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많이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라이엇)도 역시 언젠가는 DC 혹은 마블처럼 캐릭터들마다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고 그 속에서 서로 상대방의 스토리에 출연하는 그런 세계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Q. LOL의 애니메이션 ‘아케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어떤 플랫폼으로 공개되는가?
A: 아직 아케인의 글로벌 배급사로 어떤 파트너를 선정하게 될 지에 대해선 최종 결정이 내려진 바 없다. 잠재적인 파트너들과 계속해서 미팅을
진행하고 있어 조만간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한국과 전 세계 다른 지역의 아케인 팬들이 어떤 플랫폼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시청할 수 있을 지 보다 자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최대한 추측해보자면 TV나 PC 등으로 시청할 수 있는 스트리밍
플랫폼의 일종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Q; ‘아케인’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
A: 애니메이션 첫 화를 선보이기까지 아직도 수개월이 남았기 때문에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를 원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케인에서 필트오버 및
자운 등의 지역에서 LOL 챔피언의 생애를 돌아보고, 서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매우 다른 이 두 도시 간의 역동적 관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Q. LOL의 새로운 보드게임 텔스톤(Tellstones)을 제작한 이유는?
A: 보드게임은 스토리텔링 모색을 위한 좋은 매개체라고 생각하였다. 팬층이 탄탄하고 보드게임 자체가 LoL과 마찬가지로 여러 명이 같이하는
멀티 게이머 게임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텔스톤(Tellstones)은 두 명의 참가자가 짧은 시간 동안 게임을
진행하도록 만들어졌으며 보드게임인 만큼 구매하기에 지나치게 비싸지 않도록 했다. 텔스톤 이후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때는 또 한 번 완전히
새로운 무엇을 만들게 될 것이며, 다양한 종류의 서로 다른 게임들을 시도하여 우리가 잘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Q. 엘더스크롤, WOW 등의 게임 시리즈는 별도의 소설을 발매해 세계관을 확장 시켰다. LOL도 이러한 계획이 있는지?
A: 소설 출판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이를 진행하기 전에 우리가 만들 소설에 양질의 스토리를 담아 많은 게이머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싶지만, 비디오 게임이나 영화 등이 너무 좋아서 소설까지 샀는데 실망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지
“소설이라는 매체가 있으니 그것도 한번 해 보자”는 것이 아니라 하게 된다면 제대로 하기를 원한다.
Q: LOL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가?
A: 사람들은 모두 다른, 다양한 이유로 LOL 플레이를 즐긴다. 게임의 경쟁적인 측면을 좋아하는 경우 캐릭터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수도 있으며 우리에게도 문제가 될 것은 없다. 하지만 게이머들 중 상당수가 게임 내에서 좋아하는 챔피언에게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게임 밖
세계 속에서도 이들 캐릭터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챔피언들이 무엇 때문에 울고 웃는지 알고 싶어 하고, 챔피언들이 재미있는 혹은 영웅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또한,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서 볼 수 있는 멋진 생명체들이나 아케인 속의 부수적인 캐릭터들처럼 챔피언을 제외한 세계관 속의 다른 대상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 한다. 전체적으로 LOL IP는 많은 잠재력과 수많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러한 이야기들을 들려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Q. (개인적인 질문이다)‘저널 오브 저스티스’는 다시 볼 수 없는 것인가?
A: ‘저널 오브 저스티스’를 다시 출시할 계획은 없다. 저널 오브 저스티스의 경우 LOL 세계의 특정 디자인을 설명하는 것이었는데 해당
디자인은 더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저널 오브 저스티스’라는 이름만으로도 오랫동안 게이머들이 일종의 노스텔지어를 느끼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미래의 프로젝트에 그 이름을 사용하는 것은 가능할 수도 있다.
Q: 한국에서 LOL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A: 한국 팬들은 만족시키기가 어렵기로 정평이 나 있다.(부정적인 의미로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게이머는 수준이 낮으면 절대 받아들이지
않으며 우리가 약속한 내용에 대해서도 실제 본인들이 직접 경험해 보기 전까지는 회의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다. 게이머들의 기준이 높을수록 우리에게도 고품질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 게이머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는 정말 좋은 게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한글 게이머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내놓게 되면 우리 역시 만족감이랄까, 자부심을 느끼곤 한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