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0] 엠게임을 지키는 열혈강호와 나이트. 신사업 효과는 아직
열혈강호 온라인으로 잘 알려진 엠게임은 최근 몇 년간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낸 회사 중 하나다. 2013년 야심차게 선보였던 열혈강호2가 참담한 실패를 거두면서 암흑기가 시작됐으며, 모바일 시대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계속 하락세를 보였다.
엠게임의 매출 변화를 살펴보면 열혈강호 온라인, 나이트 온라인 등이 전성기를 달리던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매출 600억, 영업이익 100억 이상을 기록한 적도 있었지만, 2013년 307억 매출을 기록한 후부터는 계속 2~300억대에 머무르고 있다. 프린세스 메이커 for kakao 등 위기 극복을 위해 선보였던 신작들이 성과를 내줬으면 좋았을 테지만 그렇지 못하면서, 전성기 시절에 계열사 포함 1000여명에 달하던 직원 수가 200여명으로 줄어들 정도로 혹독한 감축 경영을 해야했다.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야심차게 도전했던 VR과 AR, 블록체인 등 신사업들도 기대만큼 시장이 커지지 않고 있어,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긍정적인 것은 혹독한 긴축경영과 고참 게임들의 분발 덕분에 실적이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2013년만 하더라도 영업적자가 130억에 달했으나, 2015년부터는 소폭이긴 하지만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며, 특히 2019년에는 매출 377억, 영업이익 73억, 당기순이익 89억으로 전년보다 매출 39%, 영업이익 101%, 당기순이익 251%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성과는 엠게임의 든든한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열혈강호 온라인과 나이트 온라인이 해외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덕분이다. 열혈강호 온라인은 광군제, 춘절 이벤트와 같은 시즌 이벤트와 업데이트로 전성기의 인기를 다시 회복하고 있으며, ‘나이트 온라인’은 지난해 1월 북미, 터키 지역에서 신서버를 연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2019년 매출 변화를 보면 1분기 매출 96억에 영업이익 17억, 2분기 매출 83억에 영업이익 11억, 3분기 77억에 영업이익 8억, 4분기 120억에 영업이익 37억으로, 중국 광군제가 있었던 4분기에 큰 폭의 매출 상승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명절 특수 덕분이기도 하지만, 오랜 기간 꾸준히 해외 시장을 파악하고, 게임을 잘 관리한 노력이 없었다면 이뤄낼 수 없었던 성과다.
더욱 긍정적인 부분은 최근 게임사들의 부활 공식이 아닌 오로지 기존 무기들만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이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엔씨, 로한M의 플레이위드, 에오스 레드의 블루포션 게임즈 등 대부분의 회사들이 인기 IP를 모바일로 옮기면서 큰 폭의 성장을 이뤘지만, 엠게임은 아직 인기 IP를 모바일 게임화 하는 카드를 아직 제대로 꺼내지 않은 상태다. 아직 더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엠게임이 2020년에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게임은 당연히 간판 게임인 열혈강호 온라인을 모바일로 옮긴 진열혈강호다. 가장 기대가 큰 중국 시장은 판호 문제로 불투명한 상태이지만, 국내와 동남아 시장 진출을 먼저 추진할 계획이다. 룽투코리아가 2017년에 선보였던 열혈강호 for kakao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열혈강호 IP가 건재함을 과시한 만큼, 열혈강호 온라인의 정통 계승작인 진열혈강호도 엠게임의 재도약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노아글로벌과 협의를 통해 나이트 온라인의 모바일화도 충분히 고려해볼만 카드라고 볼 수 있다.
엠게임 측은 지난해 실적을 견인한 온라인게임의 해외 성과가 국내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서비스 강화 전략을 펼치면서, 온라인게임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자체 개발 및 외부 제휴 등을 빠르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3종 이상의 모바일 게임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며, 자체 개발 중인 온라인 메카닉 3인칭 슈팅게임(TPS게임) ‘프로젝트X’는 글로벌 온라인게임 시장 공략을 위해 하반기 스팀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NHN과 네오위즈에 비해 비중이 약하긴 하지만, 규제 완화로 인한 웹보드 게임 매출 상승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시장이 불투명하긴 하지만, 블록체인 분야 사업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 ‘귀혼 for Klaytn’과 ‘프린세스메이커 for Klaytn’은 상반기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며, 블록체인 게임 관련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엠게임 권이형 대표는 “2020년에도 주력 온라인게임이 해외에서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더 나은 조건으로 재계약을 성사시켜 상향 평준화된 해외 매출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여기에 온라인게임들의 국내 서비스 강화, 웹보드 게임의 규제 완화 효과로 인해 확대된 안정적 매출을 기반으로 신규 퍼블리싱 모바일게임 매출 등을 더해 지난해를 뛰어 넘는 성장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