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게임이 이어가야 할 것은 모습이 아닌 추억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모바일MMORPG를 몰고 온 리니지2레볼루션, 원작 못지 않은 수준 높은 그래픽으로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의 눈을 사로잡은 검은사막 모바일, 그리고 이제는 어느 누구의 도전도 허용하지 않는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리니지M과 리니지2M까지 IP 게임의 흥행이 계속 되고 있다.
이처럼 IP 게임이 기록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유명한 제목을 그대로 이어간 화제성 때문만이 아니다.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은 리니지M이 최신 그래픽으로 무장한 신작들을 누르고 흥행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이나 화제성과 별개로, 당시 즐거웠던 기억을 그대로 되살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에 등장하는 IP 게임의 경우에는 원작과는 아예 다른 장르로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흥행을 거두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IP 게임에 중요한 것은 원작의 제목이나, 장르가 아니라, 추억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증거다.
최근 중소 게임사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카오스 모바일은 과거 워크래프트3의 모드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가, 나중에 독립게임으로도 서비스됐던 카오스 IP를 계승한 게임이다.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MOBA 장르 게임인 카오스는 나이스게임 TV를 통해 리그가 진행되기도 했으며, LOL 1세대 프로게이머 중 카오스 리그 출신들이 많이 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번에 엑스엔게임즈가 카오스 IP를 활용해 선보인 카오스 모바일은 특이하게도 MOBA 장르였던 원작과 달리 정통 MMORPG 장르로 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원작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며, 구글 플레이 매출 9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카오스 모바일이 이처럼 인기를 얻고 있는 원동력은 5:5 대전으로 진행되는 MOBA 장르를 무리하게 모바일로 옮긴 것이 아니라, 카오스의 핵심 요소들을 아이템 파밍과 육성, 3대3 PvP와 보스레이드 등 MMORPG에 맞게 적절하게 이식한 덕분이다.
특히, 강림 시스템을 통해 다래, 레오닉, 악동 등 원작에서 유명했던 캐릭터들로 변신해서 싸우는 즐거움을 더했다. 강림 시스템의 위력이 너무 강해서, 높은 등급의 강림 캐릭터를 확보하기 위한 과금이 강요된다는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원작 팬들에게는 과거의 추억을 되살려주는 즐거운 경험이다. 미션 혹은 이벤트를 통해 뽑기 쿠폰이 지속적으로 제공되고 있기 때문에, 지나친 과금 없이도, 다양한 영웅들로 변신하는 경험을 즐길 수 있다.
최근 출시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넷마블의 A3:스틸얼라이브는 원작과 동일한 MMORPG 장르이긴 하지만, 최신 트렌드인 배틀로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과거 무제한 PK를 즐길 수 있었던 성인용MMORPG로 명성이 높았던 원작과 마찬가지로 다른 이용자들과의 대결의 재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특히, 40레벨 이후 양진영으로 갈라져 무제한 PK를 즐길 수 있는 암흑출몰은 원작 이상의 호쾌한 PK 플레이를 즐길 수 있어, 이용자들의 레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더욱 더 매력적인 콘텐츠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외에 테라 IP를 활용한 테라 히어로도 MMORPG 장르였던 원작과 달리 다중 캐릭터 수집 육성 장르를 선택했지만, 과거 원작의 최고 매력이었던 파티 플레이의 재미를 잘 재현해 원작 팬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