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2020] NHN, 게임-결제 쌍두마차..'종합 솔루션 업체로' 도약
지난 2013년에 네이버와 분사한 NHN엔터테인먼트의 전망은 불투명 그자체였다. 한게임의 주력이었던 고스톱, 포커 등의 웹보드 게임들은 규제에 묶여 곡소리가 났고, 2014년까지 적자가 이어지면서 내부 직원들이 이직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힘든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2015년을 기점으로 NHN엔터테인먼트는 확 달라졌다. 주력사업이었던 게임 외에 신사업으로 간편 결제 분야, 음악 등의 분야에 공격적인 투자를 한 것이 폭발적인 성과로 이어진 결과, NHN엔터테인먼트는 2016년에 매출 8천억 원, 2018년에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승승장구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2019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특히 NHN엔터테인먼트는 2019년 4월에 사명을 NHN으로 변경하면서 더욱 사업에 박차를 가하여, 2019년에 연간 매출 1조 4,886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867억 원, 순이익은 234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NHN의 성장에는 신사업의 성공적인 행보가 있었다. NHN의 대표 브랜드는 한게임이 아니라 '페이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간편 결제 서비스인 페이코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았던 페이코지만, 자체적으로 할인과 마케팅, 제휴업체를 공격적으로 늘린 결과 2016년에 월 거래액 천억 원에서 2018년에는 누적 거래액 8조 4천억 원, 연간 거래액 4조 5천억 월을 돌파할 수 있었다.
2019년에는 연간 거래액이 약 6조원에 이르며, 월간 이용자는 410만 명을 기록하는 등 간편 결제 시장에서 업계 3위 정도에 위치하게 됐다.
게임 분야도 주목할만 하다. 사실 국내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두드러지지 않은 활동과 웹보드 게임의 규제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점에서 NHN의 게임 분야를 과소평가하는 이가 있을 수도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NHN의 2019년 게임 매출 규모는 4180억 원으로, 이는 NHN이 지분 100%를 보유한 일본의 자회사 NHN플레이아트가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데 기인한다. 2000년에 설립된 NHN플레이아트는 일본에서 '라인디즈니 쯔무쯔무'와 '요괴워치뿌니뿌니', '컴파스' 등으로 큰 인기를 누렸고 2019년에도 다양한 콜라보를 통해 게임 분야 매출 상승을 주도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애플 앱스토어 출시 등 모바일 웹보드 게임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크루세이더퀘스트'가 매출 상승을 견인하면서 게임 쪽에도 4천억 원 매출을 넘겼다. 이는 국내에서 3N(엔씨, 넥슨, 넷마블) 외에 스마일게이트, 컴투스 등을 제외하면 타 게임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규모다.
또 콘텐츠 부문 매출은 NHN 벅스의 아티스트 음반 발매 및 음원 유통 확대 효과와 코미코의 이용자 증가에 따른 컨텐츠 매출 상승 효과가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고, 커머스 부문 또한 중국 광군제 영향으로 에이컴메이트의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NHN 글로벌과 NHN고도의 매출도 2019년 4분기에만 717억 원을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기술 부문은 PNP시큐어의 계절적 성수기 영향과 토스트 클라우드의 외부 매출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으로, NHN 테코러스의 글로벌 클라우드 제품 판매도 호조세가 지속되며 2019년 4분기에만 42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렇게 게임, 페이코, 벅스, 클라우드, 글로벌, 고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부분의 사업들이 매출 증진 효과를 이루면서 2019년의 NHN은 상당한 발전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전체 매출 중 게임 분야가 차지하는 매출이 30% 미만으로, 더이상 한게임에 올인하던 NHN이 아니고 종합 IT 기업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다만, 매출이 급격히 늘은 만큼 기존의 불필요한 손실을 다 떠안아 2019년의 NHN의 영업익 지수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연결 자회사들과 합친 성과는 좋지만, 개별적으로 본사만 보면 영업익이 303억 원으로 전년(404억 원)대비 33.6% 줄었고 당기순손실도 13억 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이는 다양한 손실을 반영해서인데, 우선 팝펀딩 사업이 30억 원의 손상차손을, 싱가포르법인이 77억원 전액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또 인크로스 지분을 532억 원에 처분했으나 처분손실 93억 원이 비용으로 나갔다.
이외에도 NHN & Start 2호 신기술사업투자조합, NHN에듀, 인크루트알바콜이 손실을 보았고, 또한 NHN페이코는 올해도 매출은 크게 올랐으나 36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으면서 NHN의 수익성에 부담을 줬다.
결국 NHN은 NHN한국사이버결제, NHN 플레이아트, NHN고도 등의 효자 자회사들의 활약으로 높은 매출과 영업익을 낸 상황에서 기타 손실들을 몰아서 처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2020년 NHN의 행보는 어떨까. 우선 웹보드 게임 분야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현재 웹보드 게임은 문화체육관광부의 게임법 시행령에 의거해 월 50만 원의 결제 한도 등이 규정되어 있으며, 특히 게이머가 하루에 10만 원 이상의 게임머니를 잃으면 24시간 동안 게임 접속이 차단되고 1회 최대 배팅액도 5만 원으로 제한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에 입법 예고된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따라 올해 웹보드 게임의 10만 원 일일한도가 사라지게 되면 NHN은 아이폰 모바일 웹보드 게임 서비스에 이어 PC 온라인 웹 보드 게임 서비스에도 날개를 달게 된다. 이 새로운 게임법 시행령은 규제개혁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오는 4월 중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NHN은 상반기 중에 '용비불패 M'과 모바일 FPS '크리티컬 옵스:리로디드'를 출격시킬 예정이다.
'용비불패'는 지난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연재된 류기운/문정후 작가의 무협 만화로, 얼마전 네이버 웹툰의 재연재가 완료되었으며 세계관이 연계된 '고수'가 인기리에 연재중이다. 이같은 IP 파워로 2D 횡스크롤 액션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또 글로벌 5천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크리티컬 스트라이크'의 후속작인 '크리티컬 옵스:리로디드'는 국내 시장에서 NHN의 부각시킬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이외에 NHN은 또 하반기에도 NHN플레이아트를 통해 배틀로열 FPS 장르의 신작과 유명 애니메이션 IP 기반의 게임을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타겟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2019년에 6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페이코는 오프라인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에 '페이코 오더' 서비스를 출시하였으며, 1만 개의 가맹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올해는 가맹점 수를 5배 이상 확대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새롭게 선보인 위치기반 맞춤쿠폰과 연계하여 페이코 이용자와 가맹점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콘텐츠와 커머스 그리고 기술 사업 분야에서는 코미코가 웹소설 기반의 웹툰 발굴과 영어권 지역으로의 서비스 확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NHN 고도와 에이컴메이트의 시너지 확대를 통한 커머스 사업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클라우드 사업 또한 '토스트(TOAST)'가 국가 연구사업 및 과제 수행기업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지원에 나서는 등 다양한 산업군으로 성장해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
이외에도 올해 1분기에 터진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NHN한국사이버결제의 1분기 매출액이 1244억 원, 영업이익이 77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증권가 보도가 나오는 등 결제 시장에 대한 호재도 남아있으며, 최근 도심형 창고 큐스토리지를 운영하고 있는 큐비즈코리아에 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투자 분야에도 공을 들이고 있어 올해도 NHN의 활약은 2019년 못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