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찐자와 습진까지 게임업계 재택근무 '천태만상'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 방지를 위해 게임업계에 재택근무 바람이 불었다. 2월 말 게임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재택근무에 돌입한 위메이드는 이번 주로 7주째 재택근무를 진행하고 있다. 넷마블도 코로나19가 안정화 될 때까지 당분간 연장을 결정했다.

이처럼 재택근무가 장기화되면서 게임업계 근로자들의 업무 스타일도 당연히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몸이 재택근무에 완벽히 적응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 회사가 너무 가고 싶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기자는 게임업계 지인을 대상으로 재택근무 소감에 묻고 내용을 정리했다. 별도의 수치로도 정리하지 않았고, 표본이 많지 않아 통계자료로는 의미가 크지는 않다. 언젠가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이 시점을 되돌아봤을 때 '아 그때는 그랬지“정도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정도의 자료가 됐으면 한다.

재택근무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재택근무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확찐자와 마른자 그리고 습진까지..

이번 재택근무 조치로 인해 외부활동이 줄면서 몸무게가 는 인원도 대거 등장했다. 인터넷에서 농담처럼 퍼진 '확찐자'가 대거 등장한 셈이다. 아무래도 활동량이 줄었기 때문에 몸무게 늘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회사 동료는 얼굴 형이 바뀐 것이 체감될 정도라고 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음식 차려 먹는 일도 번거롭고 나가기도 뭐해 음식을 대충 때우니 체중이 줄었다고 한다. 기자도 밥 차려 먹는 게 귀찮았는데, 왜 키보드를 치고 있는 손이 통통해 졌는지 모르겠다.

습진 환자도 대거 나왔다. 설거지 등 집안일에 치이다 보니 생전 겪어보지 않았던 습진도 손에 발생했다. 스마트폰 지문 인식이 안 돼 얼굴인식 되는 스마트폰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빨래, 청소 등 기타 집안일 처리 속도가 대거 증가했다며 자신의 레벨업을 뽐낸 이도 있다.

외에 요리 1시간 식사 30분 설거지 10분 등 아침, 점심, 저녁 좀 차려 먹으면 하루가 끝이라는 불평도 나왔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좀 환자도 나왔다.

■ 재택근무는 내 체질 vs 아무래도 불안해

재택근무 1~2주가 넘어가던 시점부터 재택근무가 자신에게 최적화된 근무 방식임을 파악한 인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택근무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옷차림 상관없이 일을 진행하니 너무 편하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먹고, 자고, 일하는 것이 한 공간에서 이뤄지는 것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또한, 하루에 몇 시간씩 출퇴근에 투자한 시간을 업무에 집중하고, 출근과 퇴근이 모두 집에서 이뤄져 여유 시간이 대폭 늘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런데도 일이 줄지 않는 것이 함정이지만, 재택근무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반면,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재택근무에 대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정말 회사에서 회사에 나오지 말라고 했음에도 꿋꿋이 회사에 출근해 일을 진행했다고 한다. 중요한 업무의 경우 집에서는 아무래도 집중이 안 돼 회사에 출근한 인원도 있다.

■ 아이와 함께해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는 아이들의 유치원 개원과 학교의 개학도 함께 연기됐다. 집에서 일이라도 하려고 치면 집에서 함께 있는 엄마와 아빠가 반가운 아이들 때문에 일을 진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부모도 많았다.

그나마 연령대가 높으면 좀 낫지만 낮을수록 재택근무의 난도는 높아졌다. 업무 메일을 보내는 시간이 더 빨라지거나 아예 새벽이 된 경우도 있다. 아이가 자야 일을 할 수 있다며 말이다. 업무용으로 회사에서 가져온 노트북은 아이 것이 되었고 자신은 스마트폰으로 업무 메일을 보내고 있다는 푸념도 나왔다.

아이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아이들과 가까이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보낸 것이 회사에 다니면서 처음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만 아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라는 이야기도 전했다.

재택근무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재택근무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애사심 UP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게임업계의 애사심이 대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택근무 조치로 인해 회사가 나를 아끼고 있구나라는 기분을 느낀 인원도 제법 많았다. 코로나19에 발 빠르게 재택근무에 돌입한 게임업계가 많은 부러움을 샀다. 업계를 떠난 인물들도 안부를 전하며 게임업계에 남을 것 그랬다는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실제로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 등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는 회사들의 움직임을 보고 기업의 서열이 매겨지기도 했다. 직원과 가족을 위해 마스크나 손소독제를 지급하는 회사에 다니는 직원들의 경우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회사에서 마스크를 대거 구매해준 직원은 SNS에 자랑했다고 한다.

물론 재택근무가 뭐냐 먹는거냐? 큰 회사들이나 가능한 일 등의 이야기도 있었다.

■ 리더의 중요성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에 돌입하며 직군을 넘어 많은 이들이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리더가 재택근무 이해도가 높아야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직원들을 체크하는 리더의 경우 오히려 업무 집중도를 떨어뜨리게 만드는 주범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발자들의 경우 리더의 역할이 더 크게 느껴졌다고 한다.

재택근무를 위한 업무 협업 툴이 계속해서 바뀌는 것에 불만을 표하는 인원도 나왔다. 어제까진 줌을 쓰다가 오늘은 스카이프 비즈니스다.(보안 이슈가 있긴 하지만) 이미 슬랙을 쓰고 있는데 생전 처음 보는 업무 솔루션을 도입해 오히려 일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는 등의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 기타

제발 회사가 재택근무한다는 기사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는 인원도 있었다. 마지막 도피처마저 사라졌다는 느낌이라고 한다. 물론 게임업계는 24시간 라이브 서비스가 이어지는 업계로 필수 인력의 경우 불가피하게 사내 근무를 진행한다.

외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고 아무래도 빠른 사태 종식을 원하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루빨리 사태가 마무리되고 정상적인 근무와 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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