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으로 대동단결, 코로나19로 e스포츠 생태계 급격히 전환
"온라인 경기 및 중계 방식으로 전환합니다."
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던 각종 e스포츠 리그들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 코로나19 등 보건 여건이 좋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면서 적게는 수백 명, 많게는 수만 명이 운집했던 e스포츠 경기가 온라인 중계로 변환되고 있는 것.
이런 기류에 따라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하던 게임사들도 분주한 모습이다. 온라인 중계 시스템 구축은 물론 인원모집, 보상, 운영 등 모든 면에서 e스포츠 리그에 대한 체질 개선을 꾀해야하기 때문. 리그는 한 번 정해지면 적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년 단위로 가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수록 e스포츠가 온라인 중심의 생태계로 재편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블리자드는 자사가 진행중인 '오버워치 리그'를 올해부터 온라인 경기 및 중계 방식으로 전환하여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도시 연고제 기반 메이저 글로벌 e스포츠 리그를 표방한 '오버워치 리그'는 모든 팀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회 14-27주차에 예정된 정규시즌 잔여 홈스탠드 이벤트(관객 참여 라이브 행사) 모두를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이 온라인 리그를 위해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구글이 지난 1월말에 다년간의 전략적 협업을 맺었으며, 블리자드의 e스포츠 리그 및 대회의 생방송을 유튜브가 독점 스트리밍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블리자드는 원활한 온라인 리그를 위해 리그서 사용하는 통계 자료 제공하는 '오버워치 리그 통계실' 베타 버전도 도입했다. 게이머들이 리그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통계 자료를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 온라인 e스포츠 팬들을 돕는다는 복안이다.
'리그오브레전드'로 유명한 라이엇게임즈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사가 추진중인 '각 지역 리그' 운영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실제로 라이엇게임즈는 '2020 우리은행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2라운드를 지난 3월 25일 오후 3시부터 온라인 리그로 재개했으며, 그동안 각 팀 숙소를 방문해 PC 사양과 네트워크 상태 등 온라인으로 대회를 재개하기 위해 각종 제반 사항들을 점검했다.
기존 주 4일로 진행하던 2라운드 경기를 주 5일로 개편했으며, 최대 하루 3경기를 소화해 SBS아프리카 케이블 방송 및 네이버, 아프리카TV, 웨이브(Wavve), 유튜브, 트위치, Jump VR, LGU+게임라이브 등의 플랫폼에서 생중계하도록 했다.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펍지주식회사(대표 김창한)도 지난 4월 1일(수)부터 4일(토)까지 '배틀그라운드 한·중·일 스트리머 대전'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배틀그라운드 한·중·일 스트리머 대전'은 한국, 중국, 일본의 배틀그라운드 스트리머 32명씩 총 96명이 8인 스쿼드를 이뤄, 총상금 2천만원을 놓고 승부를 겨루는 이벤트성 대회. 과거라면 정식 경기장에서 수많은 선수들과 e스포츠 팬들이 어우러져 치뤄졌겠지만 이번에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컴투스(대표 송병준)도 온라인 리그에 대한 고민이 깊다. 컴투스는 자사의 글로벌 히트작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 워’)의 월드 아레나 시즌12 최강자 결정전인 레전드 토너먼트를 지난 5일에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레전드 토너먼트는 ‘서머너즈 워’ e스포츠의 기반이자 실시간 대전 콘텐츠인 ‘월드 아레나’ 시즌 최상위에 오른 4명의 토너먼트로 펼쳐졌으며, 과거라면 오프라인 경기로도 치뤄졌겠지만 이번에는 전 경기 모두 유튜브, 트위치, 페이스북 등의 온라인 채널을 통해 세계 전역에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컴투스 '서머너즈워' e스포츠 관계자는 "레전드 토너먼트는 원래 온라인 진행이어서 예정대로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현재 상황을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하반기까지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해 '서머너즈워' e스포츠 대회 운영에 대해 여러 방안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의 장기화 현상은 e스포츠 뿐만이 아니라 실제 스포츠도 온라인화하는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 농구, 축구, 레이싱 등이 로코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부분 5월까지의 경기가 취소된 가운데, 나스카는 지난 4월6일 레이싱 팬들과 선수들을 위해 시뮬레이션 레이싱 대회인 'e나스카 아이레이싱 프로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를 개막했다.
이는 선수들이 실제 트랙에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 나스카 모터스포츠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와 장비로 게임처럼 가상의 트랙을 질주하는 레이싱 대회다.
리얼함을 위해 실제 경기처럼 폭스스포츠 채널이 중계했고 경기 중 선수 인터뷰도 진행된 이 대회는 1주차 경기 시청자는 90만 3천 명, 2주차 경기는 무려 130만 명의 시청자가 관람하는 등 대박 행진을 이어가면서 이같은 레이싱 경주의 e스포츠화가 본격화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수들의 퍼포먼스, 팬 응대, 참여 보상 등 오프라인 생태계와 온라인 생태계는 확연히 다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질수록 선수들도, 구단들도 팬들도 점점 온라인 환경에 특화된 형태로 굳어질 수 밖에 없다. 2020년을 기점으로 시장이 완전히 재편될 상황에 놓여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