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네메시스가 부릅니다 '한 남자'. '바이오하자드 RE:3'
캡콤이 1999년 출시 이후 누적 판매 350만 장을 기록한 '바이오하자드3 라스트 이스케이프' 리메이크작인 '바이오하자드 RE:3'를 내놨다. 리메이크로 돌아온 '바이오하자드 RE:2'가 지난해 GOTY를 휩쓸었기에 게이머들의 기대치도 매우 높았다.
실제로 모습을 드러낸 '바이오하자드 RE:3'도 일부 요소를 제외하면 기대치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RE 엔진을 활용한 우수한 그래픽을 기반으로 사운드 등 모든 면에서 원작을 강화했다. 좀비보다 더 무서웠던 조작 방식도 리메이크 2편과 마찬가지로 개편됐다.
'바이오하자드3'는 실내에서 진행된 전작들과 달리 라쿤 시티를 무대로 진행된 것이 특징이었던 게임이다. 밀폐된 공간이 주는 공포보다 도시에서 펼쳐지는 좀비와의 사투와 회피 등의 동작 등으로 액션 게임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을 정도다.
이번 리메이크 작품에서도 이러한 재미를 잘 살렸다. 특히 3편의 회피 시스템을 계승한 긴급 회피 시스템은 게임의 핵심 요소다. 게이머가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회피하면 긴급 회피가 발동된다. 긴급 회피 이후 적을 조준하면 적의 약점을 자동 조준하고 화면이 느려지며 더 많은 공격을 퍼부을 수 있다. 나이프를 활용한 플레이도 당연히 된다. 리메이크 2편에서는 나이프로 방어를 진행했다면, 3편에서는 확실히 공격적인 재미를 살려냈다.
특히, 긴급 회피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그리고 난이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더 필수인 스킬이다. 이것만 잘 익혀도 공포 게임이 액션 게임으로 둔갑한다. 긴급 회피 타이밍을 익히기가 쉽지는 않지만, 도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
질 발렌타인밖에 모르는 한 남자 네메시스와의 사투도 매력적이다. '바이오하자드 RE:3'는 질 발렌타인과 네메시스의 추격전이라는 한 줄로 요약할 수 있다. 각종 무대를 넘나들며 네메시스와의 추격전이 펼쳐진다. 게임의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포기를 모르는 네메시스와 추격전이 이번 바이오하자드 RE:3의 백미다. 이 둘의 추격전은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 뺨치는 연출로 그려진다.
네메시스는 보스 전투 외에도 일반 필드에서도 등장해 주인공에게 구애를 펼친다. 정말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주인공을 괴롭힌다. 힘들게 거부하고 물리쳐도 더 강력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돌아올 때마다 외모도 더 강력해지는 것은 덤이다. 게임 막바지에 입에 레일건을 물리고 나서야 질 발렌타인과 네메시스의 관계는 마무리된다.
'바이오하자드 RE:3'에서는 질 발렌타인 말고도 다른 플레이어블 캐릭터인 카를로스로도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주인공이 2명이었던 2편과 달리 특정 구간만 카를로스로 즐기는 방식이다.
특히 이번 리메이크의 경우 질 발렌타인의 경찰서 분량이 삭제되고 카를로스 분량이 추가됐다. 아울러 카를로스 편을 즐기면, 질 발렌타인이 얼마나 얼마나 강력하고 우수한 좀비 헌터인지 새삼 느낄 수 있다.
각종 퍼즐과 문서 수집 등의 부가적인 즐길거리도 준비됐다. 부족하기는 하지만 일부 금고도 추가됐다. 스토리도 부분도 일부 조정이 이뤄졌다. 어떤 작품일지는 모르지만, 후속작을 위한 떡밥도 마련해 팬이라면 신나고 즐겁게 떠들 수 있도록 했다.
도전과제와 유사한 챌린지 시스템을 구현한 것도 눈에 띈다. 이를 통해서는 포인트를 획득해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해 아이템을 구매해 게임을 더 쉽게 즐길 수 있다. 각종 능력을 강력하게 해주는 코인부터 각종 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로켓런처만 쏘면서 다닐 수도 있다.
재미의 측면에서는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일단 플레이 타임이 짧다. 6시간 정도면 게임의 엔딩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에는 라이브 셀렉션 요소도 없는 일자형 진행이라 짧은 플레이 타임은 더 치명적이다. 전작은 게이머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점점 파국으로 치닫기도 했고, 다양한 엔딩이 준비됐었다.
앞서 설명한 코인 획득을 통해 반복 플레이하는 재미를 가미했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1999년도가 아니다. 즐길 게임은 세상에 널려 있다. 아울러 용병 모드나 특정 구간 등 원작에서 삭제된 요소들도 존재해 팬들은 더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메이크 2편은 일명 '두부 모드'까지 살려 냈었다. 게임이 플레이스테이션4 기준 정가가 79,000원인 것을 고려하면 개발진의 성의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태를 예견했는지 캡콤은 멀티 전용 게임인 '바이오하자드 레지스탕스'를 끼워 팔았다. 본래는 따로 작성하려고 했으나, 캡콤이 끼워팔기를 시전한 김에 '바이오하자드 레지스탕스'의 리뷰도 끼워 넣는다. 이 게임은 비대칭 멀티플레이 게임이다. 멀티플레이에 관심이 없는 게이머라도 리메이크 3편을 샀으면 같이 구입한 것이니 이왕이면 즐겨보자.
게임은 비대칭 멀티플레이 게임 아니랄까 봐 1vs4로 대결이 펼쳐진다. 4명의 생존자와 마스터 마인드 1명의 대결을 그렸다. 생존자는 탈출을 마스터 마인드을 그들의 탈출을 막아야 한다.
먼저 마스터 마인드 입장에서는 카메라를 통해 생존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포인트를 사용해 다양한 좀비를 소환해 생존자를 막아야 한다. 일종의 디펜스 게임처럼 즐길 수 있으며, 때로는 직접 좀비의 몸에 빙의해 생존자들을 공격할 수도 있다. 마스터 마인드는 주어진 시간 동안 생존자들이 탈출만 못 하게 막으면 승리다. 현재 4명의 마스터 마인드 캐릭터 준비됐으며, 게임의 스토리상 엄브렐러사 관계자다. 스킬 등에서 차이가 있다.
카메라로 생존자들의 위치를 모두 알 수 있고, 좀비들도 소환할 수 있어 마스터 마인드가 매우 유리해 보이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호흡이 잘 맞는 생존자들 앞에서는 마스터 마인드도 방심할 수 없다. CCTV를 무력화시키고, 설치한 함정이나 좀비를 물리치고 요리조리 잘 피하는 이들을 보면 타 게임의 생존마가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현재 생존자는 6개 캐릭터가 준비됐으며, 탱커, 어태커, 서포터 등 각기 다른 특징을 지녔다. 오는 17일에는 3편의 주인공인 질 발렌타인도 업데이트 예정이다. 생존자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활용해 마스터 마인드가 세팅해둔 함정 등을 피해 탈출해야 한다. 힘을 모아서 위기를 타개하고 때로는 빠르게 흩어져 다음 단계로의 진행을 위한 아이템을 획득하는 등의 수 싸움도 필요하다.
생존자가 목숨을 잃으면 주어진 시간이 대폭 줄어들기 때문에 협력이 중요하다. 반대로 다음 단계 진출이나 좀비를 물리치면 시간이 늘어난다. 총 3개의 구역을 클리어하면 생존자의 승리다.
직접 플레이 해보면 이번 리메이크에서 가장 축복받은 알렉스 등 시리즈 팬이라면 알 수 있는 요소들도 있다. 게임의 기본적인 플레이 방식이나 재미도 나쁘지 않다. 여기에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양측 모두 랭크를 올려 장비를 장착해 더 다양한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됐다.
2편의 성공적인 리메이크 이후 약 1년여 만에 돌아온 '바이오하자드 RE:3'. 두 작품을 따로 적절한 가격에 팔았다면 현재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