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 투표를 소재로 한 게임들

국내에서는 '대통령선거' 이른바 '대선'으로 불리는 투표 못지않게 중요한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제 ‘D-1’으로 다가왔다.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선거에 대한 관심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도 했으나, 사전투표 참여자가 불과 이틀 만에 26%라는 엄청난 수치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투표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중이다.

이렇듯 국민의 눈과 귀가 한꺼번에 쏠리는 대형 이벤트라 할 수 있는 '국회의원 선거'인 만큼 여러 후보군에서 게임을 소재로 한 선거 운동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물론, 국가의 헌법을 결정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인지라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인지라 후보의 이름을 맵에 표시하거나, 인기 게임을 패러디하는 수준에 그친 것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헬로우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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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대통령 이미지

한 나라의 운명을 바꾸고, 변화시킬 수 있는 대형 이벤트인 만큼 이 투표를 소재로 한 게임도 존재한다. 그것도 무려 23년 전 한국 발매된 ‘헬로우 대통령’이 그 주인공. 1997년은 국내 역사에 한 획을 그은 한 해였다. 오랜 시간 이어진 군부 독재의 그늘에서 벗어나 헌정 역사상 처음으로 선거를 통해 여, 야 정당의 평화적 정권교체가 이뤄진 15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기 때문.

이 대통령 선거의 열기가 한창이던 당시 발매된 '헬로우 대통령'은 2001년을 배경으로 '국내 최초의 본격 대선 시뮬레이션 게임'을 표방한 작품이다. 무명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기나긴 여정을 담고 있는 이 게임은 선거운동을 벌여 다른 후보의 지지율을 낮추는 식으로 하나의 도시를 자신의 영향력으로 통일하는 코에이의 삼국지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익숙한 듯 독특한 스타일의 게임이기도 했다.

헬로우 대통령 이미지
헬로우 대통령 이미지

이 게임의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실제 후보들의 등장이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을 캐릭터화 한 '김영웅', 유력 후보였던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표방한 '김대운',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후보를 오마주 한 '이창조', 김필승(김종필), 박찬성(박찬종) 등 당시 유력 정치인들이 이름만 조금 바꾼 채 대거 등장해 흥미를 높였다.

물론 실명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으나 캐릭터 에디트를 통해 후보들의 이름을 바꿀 수 있어 현실감 넘치는 게임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고, 시시각각 변하는 민심을 전단지 뿌리기, 대표 인물 설정 등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끌어들 일 수 있는 것도 이 게임의 특징 중 하나였다.

이러한 신선한 콘텐츠에 힘업어 '헬로우 대통령'은 각종 게임잡지는 물론, 유명 신문사에도 소개됐을 정도로 큰 화재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으며, 선거라는 소재를 시뮬레이션에 접목시킨 신선한 콘텐츠와 각 후보들의 캐리커처를 감상할 수 있는 등 이래저래 혁신적인 게임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YS는 잘맞춰
YS는 잘맞춰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1990년대 말 당시에는 클린턴, 마가릿 대처, 등소평 그리고 故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격투를 벌이는 ‘YS는 잘맞춰’와 같은 괴작이 등장할 정도로 게임 소재가 매우 자유로웠다는 점이다. 정치적인 뉘앙스만 풍기면 좌우 할 것없이 논란에 휩싸이는 지금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다.

The Political Machine
2016
The Political Machine 2016

국내 보다는 정치 풍자가 좀더 자유로운 해외에서도 이러한 투표를 소재로한 게임도 존재한다. 트럼프와 힐러리의 대결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소재로한 'The Political Machine 2016'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 사라 팔린, 버락 오바마 등과 같은 전 현직 대선 후보 중 한 명으로 플레이를 진행해 대통령으로 만드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한 명의 후보를 선택해 대통령 후보로 출마시킬 수 있으며, 연설을 통해 상대 후보를 찍어누르고, 인기를 높여 선거 캠페인의 규모를 키우거나, 은밀하게 상대 후보를 깎아 내리는 뒷공작을 할 수 있는 등 상당히 자유로운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며, 자연 재해, 이메일 스캔 등 실제 미국 대선 경선 중 발생한 돌발 이벤트도 만날 수 있어 흥미를 높인다.

President
Infinity(인피니티)
President Infinity(인피니티)

앞선 게임들이 캐주얼 한 시뮬레이션 장르를 표방한다면 2018년 발매된 인피니티(President Infinity)는 복잡하고, 치밀한 선거 전략을 그대로 게임으로 구현해 낸 작품이다.

1912년 2020년까지 진행된 대선 캠페인을 구현해 놓은 이 게임은 대통령 선거를 위한 선거 캠프 구성원을 직접 고용해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으며, 리더십, 경험, 성실성, 이슈, 친숙 등 다양한 능력치를 바탕으로 선거 운동을 펼쳐 나갈 수 있다.

여기에 대통령 후보의 성향과 정당 지지자들의 성향에 맞춘 공약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은 물론, 대규모 집회, 대학교 방문, 유명 기념관 유세 등 다양한 선거 운동이 제공되어 한정된 자원을 어떤 주에 집중할 것일지를 결정할 수 있어 실제 선거 못지 않은 치밀한 전략을 구현해 놓았다.

때문에 이 게임은 미국 내 선거 캠페인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정치 학도들과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선거 게임의 풋볼 매니저'로 불리며,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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