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도 막지 못한 LCK의 열기
2020년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리그의 시작을 알린 '2020 우리은행 LCK 스프링'(이하 LCK 스프링)이 이제 결승 무대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2020 LCK 스프링은 시작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매년 11월 활발한 선수 이동이 진행됐지만, 대형 선수들의 잇따른 이적과 새로운 팀들의 등장 등으로 LCK 개막을 손꼽아 기다리던 이들도 많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에 무색하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며, 2월 5일 개막을 예고한 LCK 스프링 리그 개막도 불투명해지는 듯 했다. 이에 라이엇게임즈는 LOL 롤파크에서 진행된 개막전을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는 강수를 두었고, 현장에서 체열, 손 소독, 마스크 착용 등을 모든 이들에게 의무화하는 등 엄격한 대응 매뉴얼을 운영했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후에는 기자실 운영 임시 중단, 선수단간 접촉 최소화를 위해 입장 전 도열 없이 바로 착석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등의 대응책을 실행하며, 코로나19 사태에 만반의 대비를 마쳤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부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종교단체인 신천지에 의해 코로나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대규모 감염사태가 발생하며, 각종 행사와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는 것은 물론, 자택근무가 일상화 되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사태가 확산된 것이다.
리그를 진행 중인 LCK에서 단 한차례의 확진자 사례만 나와도 리그 전체가 셧다운 될 수도 있는 상황. 이러한 사태에 라이엇게임즈는 3월 6일을 기점으로 리그 잠정 휴식기를 가지며, 대책을 논의했고, 3월 25일 선수단 숙소에서 온라인 대전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초유의 방식으로 리그를 재개했다.
이를 위해 라이엇은 각 팀 숙소를 방문해 PC 사양과 네트워크 상태 등 온라인으로 대회를 재개하기 위해 각종 제반 사항들을 점검했으며, 일부 팀들의 PC 교체 등 원활한 대회 진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마무리 짓는 노력을 기울였다. 여기에 공정한 경기 위해 심판과 운영인력 현장 파견했으며, 정규리그를 압축된 일정으로 진행하여 리그 운영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켰다.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이하 MSI)와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등 2020년 e스포츠 리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LCK 스프링’인 만큼 ‘바이러스 창궐’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게임사에서 시도할 수 있는 과감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리그를 운영한 셈이다.
이러한 각계 각층의 노력에 보답이라도 하듯 2020 LCK 스프링은 매 경기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여전한 흥행력을 보여주었다.
가장 주목받은 팀은 젠지e스포츠였다. 지난해 중위권 성적표를 받아든 젠지e스포츠는 2019년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신인 클리드를 정글로 영입한 것에 이어 KT에서 ‘소년가장’으로 불리던 BBD 그리고 탑라이너 라스칼을 동시에 영입하는 대형 계약으로 순식간에 우승 1순위로 떠올랐다.
이러한 기대감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젠지는 유독 물고 물리던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그 어떤 시즌보다 험난했던 LCK 스프링 시즌서 14승 4패를 기록하며 당당히 시즌 1위 자리를 획득했다. 특히, 클리드와 BDD로 이어지는 정글, 미드 라인이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고, 룰러를 중심으로 한 바텀 주도권을 가져가는 등 한 라인도 타 팀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아울러 LCK 리그 출범 이후 꾸준히 왕좌를 노리고 있는 전통의 강호 SK 텔레콤 T1의 경우 글로벌 e스포츠 기업 ‘T1’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프로 경력이 전무한 신인 칸나를 탑라이너로 기용하고, 킹존 드래곤X(현 DRX)의 정글러 커즈를 영입한 T1은 지난해보다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부동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와 원거리딜러 테디를 중심으로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키며 당당히 시즌 2위를 달성했다.
여기에 대대적인 선수 보강과 트란디미어 등 대중을 놀라게한 벤픽을 선보인 한화생명 e스포츠, 변칙적인 플레이와 최후의 순간까지 DRX에게 2세트 패배를 안기며, ‘인장 플레이’를 선보인 APK 아레나 등 LCK는 시즌 내내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흥행을 거뒀다.
그리고 약 두 달간 숨가쁘게 달려왔던 LCK 스프링 시즌은 이제 봄의 왕좌의 자리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22일 DRX를 스코어 3:1로 꺾으며, 정규 시즌 1위 젠지와 격전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 LCK 스프링 우승 타이틀을 놓고 대결하는 결승전은 오는 4월 25 LOL 파크서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LCK 스프링 우승 팀에게는 상금 1억 원(총상금 3억 원)과 함께 LCK 대표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봄의 왕좌가 가려진 이후에는 차기 LCK 출전팀을 결정하는 LCK 승강전이 오는 4월 28일부터 4월 30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이번 스프링 스플릿 정규 리그에서 9, 10위를 차지한 ‘샌드박스 게이밍’과 ‘그리핀’이 출전하며, LoL 챌린저스 코리아에서는 정규 리그 1위인 ‘서라벌 게이밍’과 함께 4월 23일 진행되는 LoL 챌린저스 코리아 플레이오프 2라운드 승리팀이 참여해 총 2장의 LCK 진출권을 놓고 승부를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