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탐험] 게임기 장인이 아이돌에 빠져서 탄생했다, '나코 게임기 에디션'
서울 광명에는 소문난 게임기 제작 장인이 있다. 다양한 물품을 제작할 수 있는 공방인 '독수공방'을 운영하는 불지옥 대마왕님(닉네임).
누구나 가지고 싶어할 만큼 이쁘고 멋진 게임기를 만드는 것으로 소문난 그는 게임 커뮤니티에서 유명세를 타더니 최근 각종 TV 방송에 출연하면서 유명인사가 됐다. 또 서울시 '응답하라 1990' 잡지나 각종 게임웹진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독수공방 운영자 불지옥대마왕님.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게임기 개발장인이다)
이 게임기 장인이 최근 아이돌에 빠졌다. TV를 보며 아이돌의 팬이 되길 자처한 그는 아이돌을 기념하는 게임기를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판매용이 아니고 자기 소장용으로 만든 게임기, '나코 게임기 에디션' 이다.
어떤 형태로 만들지 구상했느냐는 질문에, 불지옥대마왕님은 ‘발랄하고 생기있는 모습의 나무 가방형 게임기를 생각한다’고 답했다.
제일 먼저 준비한 것은 나무 재단. 거래 업체 중에 믿을만한 목공소에서 재단된 나무를 조금씩 모양을 맞춰간다.
나무는 후가공이 중요하다. 사포로 기성품 수준이 되도록 다듬어주고, 2-3단 열처리와 건조, 그리고 흰색으로 칠해주었다. 모든 것은 아이돌의 큐트함을 살리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게임기는 총 2개를 만들기로 했다. 흰색과 분홍색. 아이돌을 표현하기에 가장 좋은 형태가 될 거라는 게 불지옥님의 설명이다.
흰색에 이어 분홍색 상자도 작업중. 작업이 착착 달라붙는다. 모든 것은 아이돌의 팬심으로 진행되는 것. 이렇게 겉 상자가 어느정도 구도가 잡히면 내부 작업에 들어간다.
상단 LCD와 스피커 부착 작업이다. LCD 패널 뒤에 기판을 부착하고 양 옆에 스피커를 붙였다. 그리고 각종 조절기 등을 부착한 후 깔끔하게 선을 정리해준다. 공장품 보다도 깔끔하게 보이는 선정리. 역시 장인이다.
상당 LCD를 부착한 모습. 벌써 작업의 1/3 정도는 진행된 느낌이다. 역시 장인 답게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능숙하게 진행된다.
이어 상단 부를 작업한 후에는 하단 스틱부를 조정한다. 이번 작품은 미니 PC를 넣고 스팀으로 구매한 게임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스틱과 버튼을 별도의 아두이노 기판과 연결해서 PC에서 인식하도록 해준다.
납작하고 얇은 미니PC를 탑재할 수 있도록 공간을 비워준다. 베이트레일 쿼드코어 정도면, 본격적인 3D게임은 돌아가지 않지만 스팀에서 판매중인 자잘한 레트로 게임들은 문제없이 돌릴 수 있다.
이어 PC 전원과 아두이노 기판으로 USB로 연결해 스틱을 이어주면 조종 부분은 완성이다. 불지옥님은 이번에는 별도의 조이스틱 보드를 사용했지만 평소에는 X인풋으로 360패드를 추출하여 사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이렇게 분홍색 게임기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왔다.
이어 흰색 게임기도 마찬가지. 불과 5시간 전까지 나무 조각이었는데 이렇게 게임기로 재탄생하다니 놀랍다. 대단한 제작 속도임에 틀림이 없다.
추가 배터리 작업. 야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배터리 용량까지 표시됐다. 베이트레일 PC의 경우 5V 2A 정도면 충분히 돌아가기 때문에
충전 모듈과 휴대용 배터리를 내장하면 이렇게 휴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완성단계에 이른 게임기들. 이제 스틱부만 정리하면 되면 게임기의 외형은 완성된다.
추가로 이미지를 필름으로 씌워주었다. 아 높은 완성도에 몸이 떨린다… 하루종일 저 나코는 불지옥 님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멋진 모습이라니. 서둘러서 전원을 켜본다. 스틱과 버튼 모두 투명색으로 더욱 세련미를 내뿜는다.
아.. 바로 게임이 시작되지 않는데 PC를 켜니 보라색 버튼 불과 함께 나코 동영상이 먼저 등장한다. 이것이야말로 아이돌 팬심의 극치!!
영상이 끝나면 비로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스팀 페이지가 등장하게 된다고..
완성된 모습. 이렇게 불지옥 님의 나코 게임기 에디션이 완성되었다.
하루 꼬박들여 제작된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코 아이돌 팬심 게임기. 사실 필자는 나코나 아이즈원에 대해서 자세히는 모른다. 하지만 이 불지옥대마왕님의 아이돌 팬에 대한 팬심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능력있는 덕후가 아이돌 팬을 만들면 이런 게 가능하구나. 오늘도 또 놀라며 독수공방을 나온다. 이 제품들은 판매용품이 아니라, 불지옥대마왕님의 개인 소장품으로 전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건 참 대단한 것 같다. 내심 그 제작 능력이 부러워지기도 했다.
혹시나 이런 식으로 아이돌 게임기를 제작하고 싶다면 불지옥대마왕님이 계신 독수공방에 문의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