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소 5회차 보장! 오컬트 추리 비주얼 노벨 '노베나 디아볼로스'
범인이나 범행 수법 등이 매번 바뀌어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결말을 전하는 추리소설이 있다면 어떨까? 독자로서는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특히, 추리소설의 경우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게 만드는 원동력이 결말에 있으니 말이다.
이런 재미를 전하는 비주얼 노벨이 등장했다. 한번 텍스트를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매번 플레이할 때마다 게임이 변화한다. 마치 어릴 적 특정 분기에서 선택지를 마련해 A라면 몇 페이지로 가시오라는 형태의 게임북처럼 말이다.
주인공은 구미호, 강시, 마녀, 서큐버스, 뱀파이어 등을 소재로 삼은 오컬트 추리 게임 '노베나 디아볼로스'다. 가톨릭의 9일 기도를 의미하는 '노베나'와 악마를 의미하는 '디아볼로스'가 결합한 단어다. 게임은 H5dev games가 개발했다. H5dev게임스는 적은 인력으로 구성된 개발사로 게임의 대부분을 2~3명이서 개발했다.
출시 전부터 인디 게임 시장에 크게 주목받았으며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했고, 지스타 인디 게임관 등에서 게이머들에게 선보였다. H5dev games는 지난 4월 27일 스팀에 게임을 출시했고, 좋은 평가를 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이 게임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매 게임 매나 법인, 사건 현장, 증거물이 바뀌는 추리 게임이다. 게이머는 특종을 잡으려던 시사 프로그램 PD가 되어 낯선 마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의 중심에 선다. 안개가 자욱한 마을에서 빠져나갈 수 없게 된 주인공은 눈 앞에 펼쳐진 괴기한 살인사건 현장에서 큰 충격을 받게 되고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마을에는 현민아(뱀파이어), 한세희(구미호), 유채린(강시), 최시리(마녀), 서나리 (서큐버스) 5명의 여성이 존재하며, 모두 마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게이머는 사건을 조사하며 단 1명의 사람을 찾아 마지막 선택의 날에 마을을 함께 떠나야 한다.
게이머는 총 4번의 살인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18번의 만남 파트와 7번의 마을 조사 파트를 통해 마물을 특정하고 사람을 찾아 마을을 탈출해야 한다. 지금 눈앞에서 게이머와 행복한 한 때를 보내고 있는 여성 주인공들은 뱀파이어, 구미호, 강시, 마녀, 서큐버스 일지도 모르는 것이 게임의 매력이다.
만남 파트를 통해서는 각 여성 주인공이 가진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물론 1회차에서는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를 모두 만나는 것이 불가능하다. 각 여성은 각기 다른 매력과 성격, 설정 등을 가지고 있어 만남 파트는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즐기듯이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아울러 여성 주인공들의 호감도가 추리와 직접적인 관계가 많지 않지만, 게임의 엔딩 부분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연속으로 벌어지는 사건과 조사 파트를 통해서 인간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호감도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조사 파트를 통해서 얻는 단서로 마물이 사용하는 언어나 시체 훼손 방식, 소환진, 소환 제물 등 7가지 정보 중 여러 정보를 마물마다 랜덤으로 얻을 수 있다. 책을 구하고 읽어 핵심 정보를 구하는 식이다. 이렇게 구한 정보를 4번의 살인사건 현장과 대조해 범인을 추론하면 된다. 추리 과정 자체는 큰 어려움이 없다.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소거하다 보면 진짜 사람이 누구인지 추리할 수 있다.
게임의 마지막 날 게이머는 한 명의 여성을 선택해야 하며, 이 선택이 게임의 엔딩으로 이어진다. 1명의 인간을 찾아도 호감도가 낮다면 해피 엔딩이 나오지 않으므로 플레이 중간, 범인을 추론해보며 인간에 가까운 여성을 만나 호감도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게다가 엔딩을 보기 위해서는 매번 새롭게 플레이해야 하고, 새롭게 플레이하면 당연히 내용이 변한다. 기자의 경우 1회차의 첫 사건과 2회차의 첫 사건이 달랐고, 4회 차 게임을 진행하면서도 새로운 사건 현장을 만났다. 매번 변화하는 게임의 특성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과 한세희(구미호), 최시리(마녀)의 해피 엔딩이 인상적이었다. 직접 플레이해보면 이해가 될 듯하다.
물론 새롭게 플레이한다고 해도 바로 전 판과 다른 여성이 인간이라는 보장이 없다. 운이 없으면 3~4판 연속으로 같은 여성이 인간인 경우도 나올 수 있다. 매번 인간이 바뀐다는 가정하에 해피 엔딩만 보려고 게임을 즐겨도 최소 5번을 즐겨야 한다. 여기에 다양한 수집요소까지 마련됐고, 회차 플레이 시에 등장하는 깜짝 요소까지 더해져 있다. 해피 엔딩을 보기 위한 엔딩 공략 모드도 마련되어 있으니 플레이에 대한 부담도 적다.
이 외에도 주요 캐릭터의 대사 풀 더빙과 해피 엔딩 외에도 배드 엔딩도 다양하게 준비된 것도 눈길을 끈다. 게임 내에 마련된 엔딩을 모두 보려면 수십 판을 즐겨야 할 정도다. 게임은 두꺼운 책 한 권 값에 만날 수 있어 가성비 측면에서는 매우 뛰어난 편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높지 않은 추리 난이도와 일부 오탈자 정도다.
비주얼 노벨이 익숙한 게이머, 추리 요소가 가미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을 좋아하는 게이머 모두에게 추천할 만하다. 오컬트 요소를 결합하기는 했지만, 일종의 소재로 공포게임을 즐기지 못하는 게이머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