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도 못넘은 레이싱 장르의 벽, '카트라이더'가 징크스 깼다
그동안 캐주얼 레이싱 게임들에게 한국 모바일 게임시장은 '빠져나올 수 없는 무덤'과도 같았다.
저마다 부푼 꿈을 안고 다양한 캐주얼 레이싱 게임들이 등장해왔으나, 백전백패로 어느 하나 성공이라는 글자 앞에 다가설 수 없었던 게 현실이다. 오죽하면 징크스가 있다는 말까지 나올까.
하지만 최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혜성처럼 등장해 매출 탑10에 들어가면서 그런 얘기도 사라지게 됐다. 오랫동안 유지됐던 캐주얼 레이싱 장르의 실패 징크스, '카트라이더'는 어떻게 뚫어낸 것일까.
< '카카오'도, '마리오 카트'도 뚫지 못했던 징크스의 벽>
현재 한국 구글 플레이 기준으로 캐주얼 레이싱 게임은 100개가 넘게 서비스되고 있다.
게임로프트의 '아스팔트 8: 헤어본', EA의 '리얼 레이싱3' 등 글로벌 게임사들이 대자본을 들여 출시한 게임부터 '헬로키티 레이싱 모험 게임', '프렌즈 레이싱' 등 인기 IP를 활용한 게임까지 한가득이다. 장르도 레이스 시뮬레이션부터 아동용, 공격 전투용 등 무궁무진하다.
심지어 콘솔 게임시장에서 전 세계를 주름잡은 닌텐도의 '마리오 카트'를 모바일화한 '마리오 카트 투어'까지 등장하면서 국내 시장에 새로운 캐주얼 레이싱 게임의 바람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이 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레이싱 장르의 게임들에게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의 벽은 너무나 높았다. 어떤 기라성 같은 레이싱 게임이 등장해도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 탑 10에 오르지 못했고, 그나마 출시 효과로 중위권에 머물다가 곧바로 100위권으로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기세등등했던 카카오의 '프렌즈 레이싱'과 닌텐도의 '마리오 카트 투어' 마저 곧바로 순위에서 사라져버리자 새삼 '레이싱 게임의 무덤'이라는 말이 더 짙어졌고, 국내 게임사들 중에 신작 레이싱 게임을 만드는 곳은 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이에 전문가들 또한 2012년 말에 출시되어 인기를 누렸던 넷마블의 '다함께 차차차' 이후 계속되는 레이싱 게임 실패의 고리를 끊어내줄 게임이 향후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징크스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 '카트라이더'라서 가능했다, IP와 기술력으로 징크스를 뚫다>
하지만 최근 넥슨에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를 출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지난 5월 12일에 모습을 드러낸 뒤 출시 첫날 국내 애플 앱스토어 1위, 매출 2위를 기록했고, 21일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7위를 기록 중이다. 18일 기준으로 650만 다운로드도 넘어서며 기존의 모든 레이싱 게임을 압도했다. 견고했던 징크스가 깨진 셈이다.
우선 이 게임이 인기를 얻은 것은 2004년에 출시돼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는 PC 온라인 게임 '카트라이더'의 모바일 버전인 점이 주효했다. 16년 가까이 국내 캐주얼 레이싱 게임을 주름잡았던 만큼 어떤 레이싱 게임 IP 보다도 국내에서 주목 효과가 대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으로는 PC 온라인 원작이 가진 특유의 주행 감각 등을 모바일에서 그대로 구현하고, 게임의 트레이드 마크인 드리프트의 재미도 그대로 담아냈다는 점이 성공 포인트로 꼽힌다.
실제로 10여년간 PC용 게임을 즐겨왔던 '카트라이더' 매니아들이 '레이싱 감각이 거의 똑같다''즐기던 그대로 즐길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으며, 특히 모바일의 터치 조작으로도 PC 키보드와 흡사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됐다는 점은 넥슨이 이 부분에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게임 플레이에 대한 설계도 좋다. 넥슨은 '러쉬플러스'에 잠재력 시스템을 탑재했는데, 이는 게이머들이 계정 레벨을 올리면 잠재력을 개방할 수 있도록 하고, 5개 부문의 잠재력(정확한 조작, 재빠른 반응, 영리한 머리, 타이밍의 신, 부스터 파워)을 개방해 기록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해 동기부여를 하도록 만들었다.
이외에도 많은 이벤트를 열어 무소과금 게이머들과 초보 게이머들도 성장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고, 초반 패키지정도만 구입하고 꾸준히 노력만 하면 랭커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게이머들의 실력에 따라 상대할만한 매치업이 잘 잡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러한 긍정적 행보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앞에 6개의 대형 RPG 군단만을 남기며 선두로 질주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며 과연 PC게임 시절만큼 롱런할 수 있을지 게임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과금 유도가 심하지 않아 그동안의 넥슨답지 않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워낙 유명한 IP에 PC버전을 잘 이식했고, 모수가 많아야 하는 캐주얼 게임 특성상 누구나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보상 이벤트를 넉넉하게 제공해준 것이 역설적으로 탑10에 진입하게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