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입성 선언한 카카오게임즈, 하반기 도약 노린다
지난 2018년 우량 기업에게 주어지는 패스트트랙(상장 간소화 절차)를 적용받아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재정비를 이유로 코스닥 상장을 철회했던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다시 재도전을 선언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코스닥 상장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선정했으며, 지난 11일 한국거래소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본격적인 기업공개(IPO)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해 패스오브엑자일과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달빛조각사 등 성공적인 라인업을 확보했으며, 올해 초 달빛조각사와 아키에이지로 유명한 송재경 대표의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개발력까지 보강한 덕분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매출 규모는 3910억원, 엑스엘게임즈는 356억으로, 약 10% 정도의 매출 상승이 기대되고 있으며, 특히 엑스엘게임즈는 카카오게임즈가 간절히 원하고 있는 MMORPG 장르에서 강점을 보이는 회사인 만큼, 매출 증가 이상의 미래 가치가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시가총액 최대 2조까지도 바라볼 수 있다고 전망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시장의 변화로 인해 배틀그라운드, 패스오브엑자일의 국내 PC방 서비스와 검은사막 북미, 유럽 서비스, 프린세스 커넥트, 달빛조각사 등 주요 수익원들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어, 올해 하반기에 새로운 수익원을 늘려 기업 가치를 최대한 더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최고로 기대하고 있는 게임은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의 야심작 엘리온이다.
과거 에어라는 이름으로 2017년 지스타에서 첫 공개됐던 엘리온은 아이온으로 유명한 김형준 PD를 필두로 유명 개발자들을 다수 투입해 주목을 받았으나, 여러번의 CBT에도 불구하고 핵심 콘텐츠로 선보인 공중전투가 난해한 모습을 보여,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CBT에서 받은 피드백을 바탕으로 세계관, 액션 등 게임성을 크게 개선했으며, 올해 4월 게임명을 엘리온으로 변경하면 진행한 사전 체험 행사에서 확 바뀐 모습을 선보여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 냈다.
단 하루만 진행된 테스트였지만, 논타겟팅 액션을 도입해 전투 속도감을 두배 이상 끌어올리고, 유물과 룬스톤, 룬특성 시스템 등을 통해 소규모 PVP에서 대규모 RVR로 이어지는 대결의 재미를 강조한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7월 25일부터 진행되는 두 번째 사전체험 행사를 통해 더욱 더 발전할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엘리온의 정식 출시 예정일은 올해 안이며, 이번 사전 체험의 결과에 따라 구체적인 일정이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엘리온 외에도 무기가 많다. 글로벌 게임 개발사 콩스튜디오가 함께 준비중인 가디언 테일즈는 현재 소프트런칭 중인 만큼, 조만간 국내 서비스 소식이 있을 전망이다. 2015년 게임대상을 수상한 블레이드로 유명한 김재영 대표가 설립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에도 투자를 진행해, 올해 출시를 준비 중인 신작 오딘 : 발할라 라이징 퍼블리싱 권한을 획득했다.
삼국지 조조전으로 유명한 김희재 PD 대표가 설립한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 다크어벤저 시리즈로 유명한 반승철 대표가 설립한 세컨드다이브, 스마일게이트 그룹 모바일 계열사 전 팜플 서현승 대표가 2015년 설립한 개발사 패스파인더에이트에도 투자를 진행한 만큼, 이들의 신작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던 달빛조각사는 올해 대만, 홍콩, 마카오를 시작으로 전세계 진출을 추진한다.
우량 기업에게 주어지는 패스트트랙이 있기 때문에 예비심사는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이며, 지난 2018년과 달리 감리 문제도 해결된 만큼 카카오게임즈의 코스닥 입성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의 가치를 인정받는가”다. 엘리온 등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준비 중인 야심작들이 카카오게임즈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