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0년은 걱정 없을 IP 금수저들

성공한 사업가들의 비결은 가족의 재산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또 부모의 경제 수준은 자녀의 학업 성취도와 대체로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 등으로 나누는 수저계급론을 뒷받침하는 사례 중 하나다. 1189년 고려시대 장상의 씨가 따로 있냐며, 사노비의 난을 일으킨 '만적'이 보면 80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뒤에도 바뀌지 않은 세상에 치를 떨법하다.

그리고 이러한 수저 계급론은 게임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약 20여 년 전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흥행한 게임들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들이 요즘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다. 13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를 보면 '리니지M', '리니지2M', '뮤 아크엔젤', '라그라로크 오리진'이 나란히 줄을 서 있다.

원조 게임이 국내외에서 크게 흥행하면서 인지도를 쌓았고, 모바일 시장까지 진출하며 모바일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잘난 원작 게임을 가진 모바일 게임들이 시장에서 잘 나가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도 20년은 걱정 없을 금수저 IP들을 함께 만나보자.

리니지M
리니지M

국내 최강 IP 엔씨소프트 '리니지'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국내 최강 게임 IP는 누가 뭐래도 '리니지'다. 1998년 처음 등장한 '리니지'지는 당시 '스타크래프트'와 PC방을 양분하며 최강 온라인게임으로 등극했다. 그리고 이러한 파워는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2007년 누적 매출 1조 원을 넘었고, 출시 17년을 맞은 2015년 3,1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최대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19년간 약 3조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년을 훌쩍 넘은 2020년 지금도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다. '리니지'의 파괴력은 모바일로도 그대로 이어졌다. '리니지' 출시 후 18년 만인 2016년 12월 등장한 '리니지 레드나이츠'가 시장에서 단숨에 양대 마켓 1위를 점령했고, '리니지'의 시장성을 검증한 엔씨소프트는 2017년 6월 '리니지M'을 출시했다.

'리니지M'은 국내 모바일 게임의 역사를 바꿔놨다. 출시 이후 반년 동안 약 9,000억 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출시 3주년을 넘긴 현재 약 3조 원의 매출을 올린것으로 추정된다. 산술적으로는 매년 1조 원씩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원작에 비하면 엄청난 속도다.

'리니지'의 후속작인 '리니지2'도 엄청나다. '리니지2'는 원작 게임이 누적 매출 2조 원에 육박하는 게임이다. 넷마블은 '리니지2'의 IP를 활용해 '리니지2 레볼루션'이라는 작품을 선보였고, 한달 만에 2,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19년 1월에는 누적 매출 1조 6,700억 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엔씨소프트가 선보인 '리니지2M'은 속도가 더 빠르다. 28개월간 구글플레이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형님을 끌어내리고 국내 1위에 등극했다. 19년 4분기와 20년 1분기 매출 만 합쳐도 약 9,118억 원이다. 계절이 한 바퀴도 돌지 못하고 1조 원 매출 돌파가 확실하다. 국내에서 리니지를 이길 수 있는 IP가 나올 수 있을까 싶다.

뮤 아크엔젤
뮤 아크엔젤

IP 금수저의 신호탄을 쏜 웹젠 '뮤 온라인'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IP 파워의 신호탄을 쓴 작품으로는 웹젠의 '뮤 온라인'을 꼽을 수 있다. '뮤 온라인'은 웹젠이 2001년 선보인 풀 3D MMORPG로 현재도 인기리에 서비스 중인 작품이다. '뮤 온라인'의 성공으로 상장까지 성공한 웹젠은 게임의 전성기에 '리니지'를 가진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을 넘었다.

'뮤 온라인'의 큰 흥행으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오며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웹젠에 또 한 번의 영광을 안긴 것도 '뮤 온라인'이다. '뮤 온라인'은 국내에서의 인기만큼이나 해외 시장에서의 인기도 상당했다. 특히, 중국과 남미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웹젠이 거둬들인 뮤 관련 수익만 2조 7천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4년 9월 중국에서 '뮤 온라인'의 IP를 활용한 웹게임인 대천사지검이 출시됐고, 출시 한 달 만에 170억(당시 환율 기준) 원의 매출을 올렸다. 여기에 12월 중국에서는 모바일 MMORPG '전민기적'이 출시됐고, 단 13시간 만에 우리 돈으로 46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중국에서 '뮤 온라인' IP의 부활에 성공한 웹젠은 그해 시가총액 1조 원 돌파했다.

IP의 가치를 확인한 웹젠은 국내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게임을 선보였다. MMORPG가 익숙하지 않았던 국내 시장에 '전민기적'을 완벽하게 현지화해 2015년 4월 ' 뮤오리진'이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이 게임은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까지 국내 주요 마켓 1위를 석권한 전무후무한 기록을 썼다.

이후에도 모바일게임인 '뮤오리진2', 웹게임인 '뮤 이그니션'과 '뮤 이그니션2', HTML5 게임인 '뮤 온라인H5'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다수의 게임을 선보이며 시장에서 성공했다. 최근에는 '뮤 아크엔젤'을 출시했고, 흥행을 질주하고 있다.

라그나로크 오리진
라그나로크 오리진

나스닥 직상장까지 이룬 글로벌 게임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는 말 그대로 글로벌 히트작이다. 이명진 작가의 만화 라그나로크를 원작으로 2001년 11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국내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아기자기하고 동화 같은 그래픽, 커뮤니티 시스템의 우수성과 귀여운 캐릭터 등으로 여성 게이머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여성 게이머의 비율이 7:3으로 높았던 적도 있다.

게임은 2002년 대만, 홍콩, 일본 등 서비스에 돌입했고, 2003년에는 태국, 중국, 북미, 필리 등에 진출했다. 계속해서 유럽 등 시장에 공략에 박차를 가했고 전 세계 83개국에 진출하는 쾌거를 거뒀다, 전성기 때는 10여 개 이상의 언어로 서비스가 진행됐을 정도다. '라그나로크'의 전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그라비티는 미국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라그나로크'는 상용화 10주년을 맞이한 2012년 국내 및 해외 매출이 1조 원에 달했고, 글로벌 회원 수 5,800만 명, 동시접속자 수 8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대만 시장 등에서 인기가 많았고, 이후에도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꾸준한 활약을 했다.

이러한 글로벌 IP를 가진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의 확장과 활용에 올인했다. '라그나로크'의 IP를 많은 개발사에 주고 우수한 게임들을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특히, '라그나로크M'과 같은 게임이 시장에서 크게 반응을 끌어냈으며, 그라비티는 2019년에 매출 3,610억 원에 영업이익 490억 원을 달성하며 상장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2020년 들어 '라그나로크 택틱스'등을 시장의 분위기를 꾸준히 살폈고, 최근에는 '라그나로크 오리진'을 출시하며 구글플레이 4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더 무서운 점은 아직도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해 출시될 게임이 여전히 많다는 것이다.

미르4
미르4

중국에서는 내가 최고 위메이드 '미르의전설2'

중국에서는 내가 최고다. 위메이드의 '미르의전설2' 이야기다. 위메이드와 역사를 함께하는 '미르의전설2'는 2000년대 초반 출시돼 큰 인기를 끈 무협 MMORPG다. 특히, 중국 진출이 신의 한 수였다. '미르의전설2'는 중국 시장에 게임 한류를 이끈 원조 게임으로 꼽힌다.

'미르의전설2'는 중국 진출 이후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성과를 거뒀다, 동시접속자 수 80만 명을 넘어서면서 기네스에 올랐다. 중국 게임 시장 점유율도 64%을 넘어설 정도였다. 2009년 누적 이용자 수는 2억 명을 넘었다. 서비스 10년을 맞은 시점에선 로열티 배분 전 기준으로 누적 매출 2조 2,000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중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끈 '미르의전설2'는 웹게임과 모바일게임 등 IP 활용 시대가 활짝 열리자 당연히 중국에서 가장 뜨거운 IP가 됐다. 텐센트가 서비스한 모바일게임 '열혈전기'는 하루 최고 매출이 우리 돈으로 82억 원을 넘었고, 월 기준으로 1000억 원을가볍게 넘어섰다.

'윈드러너'와 같은 모바일게임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위메이드는 IP 제휴 사업으로 3의 전성기를 맞았다. 최근에는 IP관련 분쟁에서 연달아 승소하고 있다. 게다가 위메이드는 '미르' IP를 활용한 게임인 미르트릴로지 '미르4', '미르M', '미르W'도 준비 중이다.

위메이드는 자회사 위메이드서비스와 지난 4월 합병했고, 해당 합병을 통해 '미르 트릴로지'의 본격적인 서비스 준비와 사업적 성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최근에 미르 IP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미르 연대기도 내놨다. 위메이드는 하반기 '미르4'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르 IP의 확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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