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추억은 모바일로 바람바람 '바람의 나라: 연'
최근 2000년대를 뜨겁게 달궜던 온라인게임들이 속속 모바일로 등장하고 있다. 이들 게임들은 1세대 온라인게임의 감성을 담아냄과 동시에 모바일 시스템에 최적화된 편의 기능과 원작 속의 콘텐츠를 재해석한 다양한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
이러한 온라인게임 IP(지적재산권)을 사용한 작품 중 가장 주목을 받는 게임은 넥슨에서 지난 15일 발매한 ‘바람의 나라: 연’이다. 최장수 서비스로 기네스에 오른 작품이자, 한국 게임 시장의 서문을 연 전설의 게임인 바람의 나라의 IP를 사용한 ‘바람의 나라:연’은 지난 2018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게이머들에게 꾸준한 주목을 받은 작품이었다.
특히,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인기순위 1위, 원스토어 ‘무료Best’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금일(20일) 현재 구글 플레이 매출 3위와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 최고 매출 1위 등 이른바 국내 3대 앱마켓 매출 순위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바람의 나라:연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그래픽과 모바일에 특화된 커뮤니티 및 던전 콘텐츠, 그리고 '무한장' 등의 원작과 달리 모바일 버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먼저 게임의 그래픽의 경우 실제 바람의 나라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원작 그 이상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오른손잡이만 존재하는 바람의 나라의 특성을 그대로 옮겨 놓아 캐릭터의 무장이 오로지 ‘오른손’에만 있는 것은 물론, 모든 스킬을 풀어놓고, 사용해야 하며, 왈숙이, 털보 등 어린 시절 만났던 NPC가 그대로 등장한다.
여기에 국내성을 투어하는 미션이 별도로 존재할 정도로, 게임의 주 무대인 국내성의 모습을 완벽히 구현해 내었으며, 토끼굴, 여우굴, 곰굴 등 원작의 사냥터와 등장 몬스터 역시 너무나 친숙한 그때 그 모습 그대로 등장한다.
물론, 많은 이들이 원했던 1세대 ‘바람의 나라’ 그래픽이 아닌 HD 요소가 가미된 리마스터 기반의 그래픽이지만, 예전 바람의 나라를 즐기는 추억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게임의 분위기를 제대로 구현해낸 느낌이었다.
플레이 캐릭터 역시 원작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바람의나라: 연’은 원작 직업 4종(전사/도적/주술사/도사)을 제공해 개인 전투뿐만 아니라 파티 플레이에서도 조합에 따라 다양한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처음 생성한 캐릭터의 경우 ‘평민’이라는 직업으로 시작하게 되지만, 레벨 5가 넘을 경우 직업을 가지게 되며, 각 직업별 역할에 따라 솔로 플레이, 파티 플레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이중 전사와 도적은 체력 물약이, 주술사와 도사는 동동주 등의 마나 물약이 필요하게 되는데, 40레벨 기준 10분 플레이 시 마나 물약을 100개 가까이 소비활 정도로, 던전과 사냥터의 난이도가 만만치 않으니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가로와 세로 화면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채팅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머그 게임의 흔적을 고스란히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는 등의 요소 역시 눈에 띄였다. 이중 좌우 시야보다 위아래 시야가 중요했던 바람의 나라의 특성상 세로 화면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더 편리한 이들이 많아 세로 화면 고정 기능을 넣은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모바일 게임 만의 독특한 콘텐츠도 등장한다. 바람의 나라:연은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는 것을 주력으로 하는 사냥터, 다양한 게이머들과 파티를 맺고 공략할 수 있는 레이드, 매일 보상이 바뀌는 요일 동굴 및 심연의 탑 등 원작과 모바일 콘텐츠가 혼합된 던전 콘텐츠가 등장한다.
사냥터의 경우 ‘일반 지역’과 PvP가 가능한 ‘위험 지역’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종 필드 사냥터의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순간이동 비서’를 활용해 즉시 이동하거나 ‘이동’ 버튼으로 자동으로 사냥터를 찾아 걸어갈 수 있다. 여기에 토끼굴, 다람쥐굴 등의 추억의 사냥터도 그대로 등장한다.
강력한 보스가 등장하는 레이드 던전은 최대 4인이 본인의 역할을 수행해야 클리어가 가능한 협력형 콘텐츠다. ‘쉬움’과 ‘어려움’ 난이도가 있으며, 성장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여기에 레이드 메뉴 접근 시 레이드 공략을 위한 그룹원을 초대하거나 ‘그룹매칭’을 통해 자동으로 편성되는 그룹으로 던전에 입장할 수도 있다.
'요일동굴'은 타 게임의 '일일던전'과 비슷한 콘텐츠다. 매일 보상과 구조가 변화하며, ‘요일별 입장권’을 통해 진입할 수 있다. ‘쉬움’, ‘보통’, ‘어려움’ 3단계 난이도로 나뉘며, 요일과 난이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진다. 또한, 요일동굴 진행 횟수에 따라 ‘누적보상’을 지급하고, 해당 요일의 동굴을 진행 시 ‘추가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마지막 '심연의 탑'은 무한 던전 개념의 콘텐츠로, 끝없이 도전하며 캐릭터의 강함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각 단계마다 최초 공략 보상을 지급하고, 이후 반복 공략 시에도 보상을 제공한다.
다만 요일 던전은 30레벨, 심연의 탑은 40레벨부터 입장할 수 있고, 꼭 국내성 마을에서만 입장할 수 있으니 사냥 중간중간 물약을 사기위해 마을에 이동했을 때 입장하는 것을 추천한다.
유료 콘텐츠는 환수와 각종 버프를 제공하는 것을 중심으로 되어 있다. 바람의 나라:연의 환수는 게임 내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가오는데, 바로 변신 기능이 그것이다.
각 환수는 등급과 종류에 따라 이동거리, 속도를 높여주는 탑승, 능력치를 올려주는 수호 등으로 나뉘는데, 이중 변신 기능이 있는 환수는 캐릭터의 공격력, 방어력, 마법공격력 등 다양한 버프가 추가로 적용되어 게임 플레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본 기자의 캐릭터가 깰 수 없었던 미션 보스를 환수를 장착한 레벨이 낮은 캐릭터가 공략했을 정도로, 전투력에 큰 차이가 난다.
아울러 ‘버프’ 아이템의 경우 아이템 획득률, 경험치 획득률 등의 다양한 성장을 지원하는 버프로 이뤄져 있다. 이는 원작 바람의 나라: 연에도 존재하는 요소이고, 시간을 돈으로 산다는 모바일게임의 기본 베이스에서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버프 지속 기간이 14일 밖에 되지 않은 점은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
'바람의 나라: 연'의 PvP 시스템 '무한장' 역시 주목할 만한 콘텐츠다. 캐릭터의 강함을 평가해 볼 수 있는 '무한장'은 1vs1 개인전과 3vs3 협동전으로 나뉘며, 친선 결투’와 ‘랭크 결투’로 구분되어 ‘랭크 결투’는 전적에 따라 8가지 ‘명예 등급’을 획득할 수 있다.
무한장은 각 시즌마다 ‘개인전’, ‘협동전’의 명예 등급에 따라 보상을 제공하고, 1~3위, 4~50위, 51~100위 구간은 특별 시즌보상을 별도로 제공한다. 게이머는 월드맵에서 ‘무한장’으로 이동하면 대기실에서 각 시즌별 ‘명예 등급’을 드높인 ‘개인전’과 ‘협동전’의 상위 랭킹 3명의 수행자명과 동상을 확인할 수 있다.
성장 시스템 역시 원작과 차이 원작과 다른 길을 택한 모습이다. 먼저 신수 강화 시스템의 경우 원작의 체마(체력, 마력) 시스템을 기반으로, 최고 레벨 달성 이후 성장 콘텐츠이다. 경험치를 모아 ‘체력’과 ‘마력’을 영구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으며, 각 직업마다 체력 또는 마력에 비례해 더욱 강력해지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더 강한 장비와 필요한 소모품을 획득할 수 있는 제작의 경우 일정 시간이 소요되며, ‘촉매제’를 통해 시간을 단축하거나 금전을 절약할 수 있으며, 무기, 방어구, 장신구를 비롯해 ‘레이드 장비’, ‘용 장비’ 등 다양한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다.
이처럼 ‘바람의 나라:연’은 단순 원작을 모바일로 옮기는 것을 넘어 제작을 통해 아이템을 획득하는 시스템과 길드 콘텐츠와 요일던전 그리고 PvP 콘텐츠까지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모바일게임의 특성을 새롭게 재해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물론, 환수를 통한 변신 시스템이나, 대다수의 전투가 자동전투로 진행된다는 점 등 모바일의 영향이 더 강하게 묻어있어 원작을 즐긴 이들이나 모바일게임을 그리 선호하지 않은 이들은 “이게 무슨 바람이야?”라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전작 주인공의 신체 부위를 골프채로 날려버리는 대참사를 일으킨 옆나라 최신 게임에서 보듯, 최근 인기 IP 혹은 명작으로 불리는 IP를 새롭게 해석한 게임이나 후속작 중 게이머들이 납득할 만한 작품이 드문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작품들과 비교해 볼 때 무려 20년 이상이 지난 원작의 그래픽과 NPC, 캐릭터 스킬과 사냥터를 그대로 구현해 냈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납득이 갈 수 있는 수준에서 구현해 낸 ‘바람의 나라:연’은 수작이라는 평가를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작품으로 남을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