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호 발급 중단 4년,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토론회 열려
금일(29일)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송영길 의원실(더불어민주당, 외교통상위원장), 이상헌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공동 주최하는 제8차 국회정책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중국 게임 판호 전망과 방안 모색’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는 사드(THAAD) 사태를 계기로 2017년 2월부터 발급되지 않고 있다. 햇수로 벌써 4년째다.
오늘 열린 토론회 기조 발표자로는 김상현 센터장(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센터)과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포럼 의장)이 나섰다. 토론자는 발표자를 포함해 현환 국장(문화체육관광부), 최승우 국장(한국게임산업협회), 황성익 회장(한국모바일게임협회), 윤선학 대표(중원게임즈), 우수근 박사(중국 화동사범대학 특별초빙교수)가 참여했다. 토론의 좌장은 한동숭 학장(전주대)이 현장 사회는 이은진 교수(명지전문대)가 맡았다.
기조 발표자로 나선 김상현 센터장은 영상으로 토론에 참여했으며, 중국 게임 시장의 현황과 이와 관련한 판호 대응책을 제안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의 판호는 발급중단 이슈는 외산 게임이 가진 중국 체제 유지에 대한 잠재적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봤다. 이에 중국이나 제3국에 IP를 제공하거나 캐주얼 게임 등으로 장단기적인 대응책을 마련해 판호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시 기조발표에 나선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중국에서 판호를 발급해주지 않은 지난 4년간 막대한 기회비용을 지불했고, 지난 실적을 기준으로 추산한다면 4년간 10조 원에서 17.5조 원 사이의 매출이 소멸한 셈이라 설명했다. 여기에 “게임은 생선과 같다. 시간이 지나면 상한다”라며 제한된 외자 판호 속에서 한국 게임은 판호 획득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덧붙였다.
발표 이후 이어진 토론에서는 업계의 목소리가 먼저 나왔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최승우 정책국장은 판호에 민감한 이유는 중국이 최대 게임 시장이자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기 때문이라 이야기했다. 이어 국내 게임사가 중국에서 판호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자회사 설립, 자본투자 등 까다로운 조건이 많아 한국 기업이 직접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노력은 이러한 부분도 고려해달라 주문했다.
MMORPG 구룡쟁패 등으로 이름을 알린 중원게임즈 윤선학 대표도 이야기도 목소리를 더했다. 과거에는 중국에서 돈을 싸서 들고 와 게임을 달라고 했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고, 단순히 판호가 풀린다고 해서 업체들에 확실히 주어지는 것은 없다. 기대치도 높은 편은 아니지만, 중국은 최대 시장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에서 캐주얼게임에 판호 발급이 수월하게 이뤄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그간 해온 것이 있어서 빠른 전환도 사실 쉬운 부분이 아니라고 설명을 이었다.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황성익 회장은 판호 문제는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하는 부분이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판호가 열려도 중소기업이 중국에 진출하기 더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황 회장은 이어 중국에서 성공한 게임들을 살펴보면 다 퍼블리셔가 있는 게임들로 중국의 좋은 사업 파트너를 만나야 중국 시장에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고 말하며, 현재도 중국 시장에서 꾸준히 판호를 획득하고 있는 일본처럼 장기적으로 훌륭한 IP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봤다.
정부 정책적인 측면과 외교·안보 전문가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 김현환 국장은 판호와 관련해서는 크게 3가지 방향으로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공식과 비공식의 채널을 통한 문제 제기, 두 번째는 한중 교류 형태의 행사, 세 번째는 정보 제공이다. 김 국장은 오늘 열린 포럼 자리가 세 가지 부분에 모두 적합한 자리라고 본다며 현재 정책 상황을 대해 정리했다.
외교·안보 분야의 전문가인 우수근 박사는 현재 정부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역지사지의 자세로 보면 중국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 좀 더 신경을 쓰면 그들도 다양한 부분에서 한국을 조금씩 열어줄 것이라는 이야기다. 아울러 판호는 철저히 정치적인 요소이며, 앞으로 판호가 열린다고 해도 과거처럼 나오지는 못할 것이라 확언했다. 상황이 극적으로 변화하지 않을 것이며, 코로나19 초창기 개별 기업이 중국에 기부 물품을 전하는 등 한국 게임산업은 중국에 가장 많은 목을 매는 분야로 보이는 문제도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위정현 학회장은 과거에 개별 기업 기부는 자멸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협회를 통해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고 자신만 살겠다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고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어 지금 중국의 텐센트를 만든 것은 한국의 ‘던전앤파이터’와 ‘크로스파이어’다. 이들이 지금의 중국게임 시장을 만들어 냈고, 이제는 과거처럼 한국의 게임이 폭발적으로 중국에서 인기를 끌기는 힘들다. 판호 문제는 공생과 상생의 이슈라고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김상현 센터장은 중국 시장에 대해서 보충 설명을 추가했다. 중국 시장은 퍼블리셔가 중심이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는 것이 매력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부분이라 좋은 평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작지만, 보드게임과 같은 분야도 시장이 있다며 다양한 분야를 살펴볼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