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만 담기엔 좁다, 현실로 나온 게임들..소설-드라마-영화 '종횡무진'
게임이 타 콘텐츠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 등 과거에도 마케팅 측면으로 확장되는 경우가 일부 있었지만, 글로벌 장벽이 옅어지고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환경이 본격화되면서 게임의 콘텐츠 확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소설과 드라마, 피규어에 이어 영화까지 폭넓게 제작되면서 게임은 단순히 게임을 넘어 현실세계를 아우르는 IP로 발돋움하는 모습이다.
콘텐츠 확장의 대표적인 움직임은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에서 엿볼 수 있다. 이미 5년 전인 2015년 12월10일, 김택진 엔씨(NC) 대표는 "'리니지'가 어떤 콘텐츠인지 한 장르로 정의내리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콘텐츠 확장을 강조한 바 있다.
이후 '리니지' 시리즈는 플랫폼 통합 플랫폼인 '퍼플'을 통해 다른 게임사들 보다 한 발 앞서 PC와 모바일의 통합을 구축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 게이머들은 보다 편하게 게임을 접할 수 있게 됐고, 이어 향후 엔씨(NC)의 신작들 대부분이 퍼플에 대입된다.
또 다양한 '리니지' 피규어들이 마트에 보급되어 소비자들을 마주했고, 최근에는 리니지 '별을 쫓아서', 리니지2 '운명의 부름' 등의 OST들이 피아노 악보로 발매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엔씨(NC)는 별도 운영중인 '버프툰'을 통해 '오만의 탑'과 리니지와 리니지2 신화의 시대를 다룬 '신들의 이야기' 등의 웹툰을 서비스 중이며, 지난 2018년에는 영화 '설국열차'의 그래픽을 담당한 시각특수효과 전문기업 포스크리에이티브파티에 22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애니메이션이나 VR(가상현실), 특수영상 분야를 보강해 IP 확장의 발판을 마련 했다.
국내 최고의 글로벌 히트작으로 평가받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도 IP 확장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컴투스는 단편 애니메이션 '프렌즈 앤 라이벌(Friends & Rivals)로 북미와 유럽에서 호평받은데 이어, 게임 '서머너즈 워' 보다 35년 전 시점을 배경으로 한 코믹스 '서머너즈 워: 레거시'를 지난 7월 공개했다.
이 코믹스는 게임 속 주요 인물인 소환사 '듀란드'가 태어나기 전, 그 부모의 운명과 그들을 둘러싼 이야기 등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으며, DC코믹스 '어드벤처 오브 슈퍼맨' '그린랜턴' 등의 유명 작가 저스틴 조던을 비롯해 '어드벤처 타임 코믹스' '스타트렉: 네로' 등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코믹스 시리즈의 작가 및 삽화가 등이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컴투스 측은 향후에도 모션 코믹스, 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입체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며, '서머너즈 워'의 세계관을 이은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을 내년 2월에,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내년 2분기에 출시 예정하면서 IP 확장을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IP 확장 행보로 스마일게이트의 FPS(1인칭 슈팅)게임 '크로스파이어'도 빼놓을 수 없다. 드라마와 테마파크 설립, 영화까지 폭넓은 IP 확장 활동을 전개중이기 때문.
우선 '크로스파이어'를 배경으로 한 중국 드라마 '크로스파이어(중국명: 천월화선)' 드라마가 지난 7월 중국 전역을 달구고 있다. 2회까지 방영된 '천월화선'은 중국 최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텐센트 비디오에서 인기 드라마 순위 2위, 누적 시청 1억 뷰를 돌파하며 성공 신화를 써나가는 중이다. 총 36부작으로 464억 원의 제작비가 투여됐다.
드라마 외에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를 배경으로 한 할리우드 영화 제작을 진행 중이며, 최근 중국에 '크로스파이어' 실내 테마파크를 오픈하기도 했다. 엑스박스 콘솔 게임 '크로스파이어 X'의 연내 출시를 위한 막바지 준비에도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시프트업(대표 김형태)도 지난 3월에 자사의 미소녀 카드 모바일게임 '데스티니 차일드'의 게임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소설책을 출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단행본으로 출간하는 소설책 '데스티니 차일드'는 최근 공개된 내러티브 던전, '빛과 어둠'의 배경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경쾌한 문체와 섬세한 묘사로 '데스티니 차일드'의 세계관을 보다 공고히 하고 있다.
또 시프트업은 '시프트업 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피규어, 인형 쿠션, 스포츠 타월, 족자봉, 마우스패드, 머그컵 등을 판매하며 '데스티니 차일드' 팬덤을 자극하고 있다. 수십 종의 다양한 생활용품 외에도 가로 세로 4M가 넘는 액자 등도 판매되고 있으며, 향후에도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할 계획이다.
동명대학교 윤장원 디지털공학부 교수는 "영상과 사운드, 스토리 등이 융합된 콘텐츠인 게임이 높은 인기를 발판으로 타 콘텐츠로의 확장을 꾀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며 "게임의 플랫폼이 통합되고 수명이 20년 가까이 늘어나면서 IP확장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게임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