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구글에서 삭제된 포트나이트. 소송전까지 확대
에픽게임즈의 대표 게임이자 전세계 배틀로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인기 게임 포트나이트가 애플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퇴출됐다.
에픽게임즈는 최근 포트나이트에 애플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우회 결제 방식을 도입했으며, 그 결과 애플과 구글 모두 가이드 위반을 이유로 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 다운로드를 즉각 차단했다.
현재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은 기존에 다운로드 받았던 이들만 즐길 수 있으며, 새롭게 다운로드를 받으려면 에픽게임즈 자체 사이트와 삼성 갤럭시 스토어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에픽게임즈는 양사의 이번 결정을 크게 비난하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에픽게임즈가 애플과 구글의 가이드를 위반하면서 우회 결제 방식을 도입한 이유는, 애플과 구글의 높은 수수료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에픽게임즈는 새로운 우회 결제 방식을 도입하면서 애플과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때와 비교해서 20% 할인된 가격으로 아이템을 판매했으며, 애플과 구글이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낮춰준다면, 애플과 구글에서도 가격 할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애플과 구글이 게임을 제외한 다른 앱에서는 자체 결제 수단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30%나 되는 높은 수수료는 독점적인 지위를 활용한 횡포라며, 애플과 구글이 수수료를 낮추면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에픽게임즈가 애플과 구글에 반기를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8년 포트나이트 출시 때도 높은 수수료를 이유로 자체 다운로드 서비스를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거대 플랫폼의 높은 수수료 정책을 반대하는 의미에서 직접 만든 에픽게임즈스토어에서 타 플랫폼 대비 낮은 12%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으며, 자사의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게임의 경우에는 언리얼 엔진 라이선스인 5%의 수수료로 면제해주고 있다.
하지만, 포트나이트 이용자들의 거듭된 요청으로 인해 외부 앱 설치를 막고 있는 애플은 어쩔 수 없이 바로 출시했고, 구글은 2년간 자체 다운로드 서비스로 버티다가, 올해 4월 백기를 들고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입점하면서 불안한 동거를 하고 있었다.
애플과 구글 스토어에 입점하면서 결국 굴복하는 모습을 보였던 에픽게임즈가 이번에 다시 반기를 든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양사 플랫폼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 뿐만 아니라, MS,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등 여러 분야의 회사들이 애플과 구글의 높은 수수료와 까다로운 정책에 대해 공개적인 비난을 하고 있으며, 최근 애플이 MS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엑스클라우드의 iOS 출시를 납득하기 힘든 이유로 막아서면서, 반대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이번 다운로드 차단을 이유로 애플을 거세게 비난하면서, 애플이 1984년에 선보인 기념비적인 광고인 1984를 패러디한 영상을 올렸다. 애플이 선보인 1984 영상은 조지 오웰의 유명 소설 1984를 패러디한 영상이다. 당시 IBM의 시장 독점에 저항하는 애플의 모습을 담아 화제가 됐지만, 에픽게임즈가 선보인 1984 영상은 반대로 포트나이트 캐릭터가 애플의 독점 정책에 반기를 드는 모습을 담았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은 시장을 장악하고 경쟁을 막고, 혁신을 억제하는 거대 기업이 되었다. 애플은 과거 독점 기업보다 더 크고, 강력하며, 더 해롭다”며, “이번 소송은 돈이 목적이 아니라 애플의 불합리한 관행을 중단시키기 위함”이라고 소송 입장을 밝혔다.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함께 구글에도 소송을 건 상태이긴 하나, 애플과 달리 구글은 에픽게임즈 자체 다운로드 버전의 안드로이드 설치까지 막고 있지는 않아, 더 독점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애플에 비난을 집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