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한국에서만 찾을 필요 있나! 해외로 눈 돌리는 퍼블리셔들
최근 인디 게임 퍼블리싱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네오위즈가 브라질 인디 게임사 매드 미믹이 개발 중인 게임 댄디 에이스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댄디 에이스는 로그라이트 장르의 PC게임으로, 저주 받은 거울에 갇힌 주인공 마법사가 자신을 가둔 환영술사와 싸우며 탈출해나가는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다. 네오위즈는 2021년 상반기 내에 스팀을 통해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며, 이후 다양한 콘솔 플랫폼으로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국내를 벗어나 해외 개발사를 찾는 퍼블리싱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과거에는 해외 개발사라고 하더라도, 그나마 시차가 적고 연락이 쉬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 개발사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좋은 게임이라면 지구 반대편에 있더라도 상관없다는 분위기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뉴질랜드 개발사인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에서 개발한 패스오브엑자일을 국내에 선보여 PC방에서 디아블로3와 더불어 핵앤슬래시 장르를 주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개발사인 콩 스튜디오의 신작 가디언 테일즈를 확보해 유명 IP 게임들의 전쟁터로 변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패스오브엑자일은 국내 서비스 한정이었지만, 가디언 테일즈는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퍼블리싱 계약이다.
퍼블리싱 계약을 넘어 아예 개발사를 인수한 사례도 많다. 넷마블은 북미 모바일 게임사 잼시티를 1500억원에 인수하고, 캐나다 지역 유명 게임사인 카밤도 8500억원에 인수했다. 넷마블은 북미 지역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두 회사를 인수한 덕분에 글로벌 양대 모바일 마켓 매출 상위 100위권에 무려 28종의 게임을 올려놓고 있으며, 해외 매출도 올해 1분기에 377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매출의 71%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펄어비스 역시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SF MMORPG라고 할 수 있는 이브 온라인 개발사 CCP게임즈를 약 2524억원에 인수했다. 펄어비스는 여전히 꾸준한 인기를 자랑하는 이브 온라인 매출이 더해지면서, 해외 매출이 더 상승하게 됐으며, 최근 이브온라인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 이브 에코스를 전세계에 출시하는 등 검은사막에 이은 또 하나의 강력한 IP를 확보하게 됐다.
이렇게 많은 게임사들이 국내를 벗어나 해외 개발사에게까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해외 진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어차피 해외 서비스가 핵심이라면 국내 개발사보다는 해외 게이머들의 정서를 더 잘 아는 해외 개발사를 찾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다.
또한, 해외 개발사들은 지나친 매출 경쟁으로 인해 다소 경직된 생각을 가진 국내 개발사에 비해 훨씬 창의적인 게임을 개발하는 경우가 많아, 기대 이상의 돌풍을 일으키기도 한다. 레트로 감성에 퍼즐을 더한 RPG 장르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카카오게임즈의 새로운 효자 게임이 된 가디언 테일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개발사 입장에서도 어차피 구글, 애플, 스팀 등 글로벌 플랫폼을 무대로 경쟁이 이뤄지기 때문에, 자금력이 튼튼하고, 글로벌 서비스 경험이 풍부하다면, 어느 나라 퍼블리셔이건 별 상관이 없다.
전세계를 힘들게 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도 지금 같은 해외 퍼블리싱 사례가 더욱 늘어나는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에는 긴밀한 소통을 위해 직접 만나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거리적인 요인도 퍼블리싱 계약에 많은 영향을 줬으나,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나 클라우드 기반 협업툴들이 발전하면서 굳이 직접 만나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긴밀한 소통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세계 어디에 있는 개발사라고 하더라도, 바로 옆 건물에 있는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긴밀한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개발사로 떠오른 펍지주식회사는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위해 전세계에 퍼져 있는 개발자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XBOX에서 화제가 된 게임인 오리와 도깨비불의 개발사 스튜디오 문은 오스트리아, LA, 이스라엘 등 전세계에 퍼져 있는 개발자들과 함께 재택근무만으로 게임을 완성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