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방치형RPG와 프린세스메이커의 만남? 아이들프린세스
폴라리스 오피스로 유명한 인프라웨어가 자회사 아이앤브이게임즈를 통해 신작 모바일 게임 아이들프린세스를 선보였다.
인프라웨어는 게임쪽에서 잘 알려진 기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아이앤브이게임즈는 사명 변경 전 셀바스게임즈이라는 이름으로 페이탈레이드, 엘리시온 사가 등 다수의 게임을 선보였던 게임사로, 낯선 사명과 달리 꽤 오랜 경력을 자랑하는 곳이다.
이들이 오랜만에 선보인 아이들프린세스는 정령이 살고 있는 이세계를 배경으로 개성 넘치는 미소녀 정령들을 수집하고 성장시키며 다른 이용자들과 대결을 펼치는 방치형RPG 장르로, 이미 대만에 선 출시해 하루만에 대만 구글플레이 및 앱스토어에서 게임 순위 2위, 일 매출 1억여원을 달성한 게임이다.
국내에서도 인기 걸그룹 IOI 출신으로 유명한 가수 김소혜를 홍보 모델로 내세워 사전예약 100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게임 플레이는 딸을 키우는 육아 게임이라는 홍보 컨셉과 방치형RPG라는 장르명을 연결해서 생각하면 “방치형 육아”라는 이상한 컨셉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짜임새 있는 육성 구조를 강조한 전형적인 수집형RPG다.
다른 게임으로 예를 들어 설명하면 전투 방식은 상반기에 많은 인기를 얻은 AFK아레나랑 비슷하고, 육성 부분은 과거 인기작 프린세스메이커 시리즈처럼 진행되는 게임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장르의 특성상 게임 자체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뽑기를 통해 예쁜 미소녀 캐릭터들로 파티를 구성하면 자기들이 알아서 적들과 전투를 하며, 생각날 때마다 가끔 켜서 미소녀 캐릭터들이 그동안 수집한 아이템들을 활용해서 파티원들을 강화시키는 전형적인 방치형RPG이니 말이다.
전투 맵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당황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그냥 가장 최근에 클리어한 맵을 기준으로 최대 12시간 자동 전투가 진행되는 방식이며, 전투 중에 언제든 화면 하단에 존재하는 보스 도전 메뉴를 선택하면 윗 단계 맵에 도전하게 된다.
육성 구조는 이 장르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프린세스메이커를 연상시킨다. 캐릭터 레벨업에 장비 강화, 캐릭터 조각 수집을 통한 별 등급 업그레이드 등 일반적인 수집형RPG에 있을만한 것들은 기본으로 있고, 별도의 캐릭터 등급이 없는 주인공 캐릭터는 프린세스 메이커처럼 교육으로 능력치를 올리는 방식을 택했다.
수집한 캐릭터들을 심부름 보내서 다양한 보상을 획득하고, 그것으로 교육을 시키면, “아빠, 아빠”라고 부르는 딸 같은 캐릭터가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뿌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한, 캐릭터가 성장함에 따라 관련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으며, 주인공 캐릭터 외에도 수집한 다른 캐릭터들의 개별 스토리도 감상할 수 있어, 다양한 캐릭터를 수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수집형RPG의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 수집 방식은 뽑기가 기본이고, 캐릭터 조각을 모아서 등급을 올리는 평범한 방식이다. 다만, 결제해야 획득할 수 있는 유료 캐시와 게임 플레이 보상으로 획득할 수 있는 무료 캐시를 분리시켰으며, 유료 캐시로만 뽑을 수 있는 뽑기가 존재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유료 캐시로만 뽑을 수 있는 항목이 따로 존재하니, 과금 이용자들만 우대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무료 캐시로도 할 수 있는 캐릭터 뽑기가 있으며, 게임 머니, 그리고 광고 시청 보상 뽑기까지 존재하기 때문에, 무과금을 차별한다기 보다는 과금 이용자들이 돈을 쓴 만큼 확실한 보상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려는 목적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렇듯 전반적으로 SD로 표현된 캐릭터들도 제법 귀엽고, 장비, 강화, 캐릭터 등급 등 성장 구조도 나름 깊이가 있어서, 키울 맛이 나는 수집형RPG라고 볼 수 있지만, 다소 아쉬운 점은 전투가 너무 밋밋하다. 요즘 나오는 게임들은 방치형이라고 하더라도 제법 싸우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는데, 전투 방식이 너무 단순하고, 이펙트도 심심하다보니, 아기자기하다는 느낌만 든다.
또한, 워낙 어린 캐릭터들만 등장하는 게임이다보니, 성인 남성 기준으로는 밖에서 플레이하는게 다소 난감하다. 방치형이다보니 하루에 2~3번만 확인해도 별 문제 없다는게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캐릭터와 밋밋한 전투 때문에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긴 하지만, 캐릭터를 키우는 재미가 확실하고, 누구나 손쉽게 플레이할 수 있으니, 잠깐 잠깐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RPG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