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호환, PS5와 XBOX시리즈X 경쟁의 또 다른 변수되나
PS5와 XBOX 시리즈 X의 경쟁이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소니쪽은 강점인 강력한 독점작들을 강조하며 이전 세대부터 계속되어 온 우위가 계속될 것이라 장담하고 있으며, MS쪽은 강력한 기기 성능과 클라우드 게임서비스까지 포함한 게임패스를 앞세워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사전예약은 양쪽 모두 초 단위를 다툴 정도로 순식간에 매진 행렬이다.
양쪽 모두 야심차게 준비한 차세대 게임기인 만큼 성능 비교는 그다지 의미가 없는 상황이니, 독점작VS게임패스에 대결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지만, 또 하나의 변수가 초반 흥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바로 하위호환 기능이다.
현재 소니와 MS는 이전 세대인 PS4와 XBOX ONE X의 하위호환을 약속한 상태이긴 하다. 신형과 엄청난 성능 차이가 있었던 이전 세대 게임기들과 달리 여전히 현역인 PS4와 XBOX ONE X 사용자들을 외면할 수 없으며, 차세대 게임기에 걸맞는 신작 게임들이 나오기 위해서는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임사들도 곧 출시할 게임들은 PS4와 PS5, 그리고 XBOX ONE X와 XBOX 시리즈 X로 동시 발매할 예정이며, 게임업계 최고의 대인배로 인정받고 있는 CDPR 같은 곳은 곧 발매 예정인 사이버펑크2077 뿐만 아니라 2015년에 출시된 위쳐3까지 PS4, XBOX ONE X 버전의 무료 업그레이드까지 약속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퍼스트 파티인 소니와 MS는 서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빈정 상할 수도 있는 문제다.
소니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PS5 핵심 타이틀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를 발표하면서, 전작인 마블 스파이더맨의 PS5용 업그레이드 리마스터 버전을 발표했다.
PS5용 마블 스파이더맨은 4K 해상도와 60프레임을 지원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향상된 게임 플레이를 제공하니 가끔씩 끊기는 프레임에 아쉬움을 느꼈던 팬들 입장에서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과거 PS3 황혼기에 발매됐던 더 라스트오브어스도 PS4용 리마스터 버전이 출시돼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바 있다.
문제는 PS5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얼티밋 버전을 구입한 사람들만 마블 스파이더맨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일반 버전과 얼티밋 버전은 20달러 차이가 나니, 그 가격에 따로 팔아도 별문제가 없어보이지만, 예상보다 전작보다 게임 플레이 시간이 많이 짧을 수 있다는 예측이 많은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의 판매량을 걱정하기 때문인지 별도 판매 계획을 밝히고 있지 않다.
PS5용 마블 스파이더맨이야 팬들의 항의가 계속되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따로 판매되겠지만, 문제는 PS4용 마블 스파이더맨이다. PS4 하위호환을 지원하기 때문에, PS5에서도 PS4용 마블 스파이더맨을 플레이할 수는 있지만, 세이브 파일 호환은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PS4에서 하던 플레이를 PS5에서 그대로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는 개발사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는 문제이긴 하나, 진정으로 소비자들을 위한다면 소니가 직접 나서는게 더 바람직한 그림으로 보인다.
반면에, 꾸준히 하위호환 기능을 강조해온 MS는 이전 세대인 XBOX ONE X 뿐만 아니라, 더 이전 세대인 XBOX360, 그리고 2002년에 출시한 첫 모델인 구XBOX 게임들까지 하위호환을 지원한다.
XBOX ONE에서도 지원하던 것이라 XBOX 이용자들에게는 익숙한 일이지만, 그동안 하위호환을 지원하지 않았으며, 플레이하고 싶으면 디스크를 가지고 있어도 다운로드 버전으로 또 구입해야 했던 PS 이용자들에게는 신세계다. 새로운 기기가 나올 때마다 꾸준히 PS 하위호환을 원하는 목소리가 많았지만, PS3 초기 모델 시절 PS1 디스크 하위호환을 지원한 것이 유일한 하위호환 지원 사례이니, PS 진영 골수팬들조차 하위호환 얘기에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특히, 매력적인 부분은 “단순히 즐길 수 있다” 수준을 넘어서 ‘XBOX ONE 인핸스드’라는 이름으로 4K 리마스터까지 무료로 지원한다는 점이다. 개발사가 추가 작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MS가 직접 나서서 4K 리마스터 작업을 하고 있으며, XBOX ONE 시절에도 이미 600개 이상의 하위호환 게임을 지원했고, 당연히 세이브도 연동된다.
덕분에 XBOX360 시절 많은 인기를 끌었던 닌자가이덴2나 레드데드리뎀션 같은 게임들은 4K 리마스터 지원 덕분에 최신 게임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그래픽으로 쾌적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결국, 지금같이 이전 세대와 차세대 게임기가 상당 기간 공존하게 되는 시점에서는 PS독점 게임을 제외한 타 사 게임을 즐길 때 XBOX 쪽이 무조건 유리한 상황이다. 물론, PS5를 기대하는 이유가 스파이더맨 마일즈 모랄레스, 데몬즈 소울 리메이크, 갓오브워 신작 등 강력한 독점 라인업 때문이긴 하지만, 과거 PS4 발매 초기를 생각하면 강력한 독점 라인업이 PS5 출시와 동시에 계속 쏟아질 것 같지는 않다.
PS4 시절에는 소니의 압도적인 우위가 계속됐지만,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도전장을 내민 MS와 휴대용, 그리고 모션 인식 분야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린 닌텐도의 대결에서 계속 승리하기 위해서는 좀 더 이용자들의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