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대진표 받아든 LCK, 롤드컵 결승 진출 행방은?
중국 상하이에서 진행 중인 2020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2020 롤드컵)서 8강에 진출한 한국 LCK 팀들이 8강 본선 토너먼트부터 내전으로 시작하는 최악의 대진표를 받아들게 됐다.
지난 10월 3일부터 시작된 2020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서 LCK 팀들은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LCK 1번 시드로 출전한 담원 게이밍은 경우 마지막 6세트 경기를 앞두고 조 1위를 확정 지으며, 8강 진출에 성공했고, 3번 시드인 젠지 역시 그룹 스테이지 마지막 날 4전 전승을 거두며, 조 1위 8강 진출을 신고했다.
비록 DRX가 TES(Top Esports)에게 2패를 당해 조 2위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준수한 경기력으로 본선 토너먼트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지난 12일 진행된 조 추첨에서 LCK 전원이 하부 브리켓에 배정되면서 담원과 젠지가 8강 토너먼트에서 만나게 되었고, 젠지 역시 유럽의 맹주 G2와 8강 첫 경기를 치르게 되면서 4강에서도 LCK 팀들 간의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시작부터 자국 리그 간의 내전이 벌어지는 LCK 팬들에게는 가장 원하지 않았던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물론, 중국 LPL 측의 대전도 LCK 못지않게 험난하다. B조에서 담원과 조 1위를 놓고 격돌한 징동 게이밍이 로그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해 2패를 당하며, 조 2위를 기록한 나비효과가 반영되어 8강 첫 경기에서 LPL 3번 시드인 쑤닝과 만나게 됐다.
더욱이 현재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인 TES 역시 프나틱과 경기 결과에 따라 징동과 쑤닝의 승자와 4강전을 치르게 되는 상황. 한국과 중국 모두 8강서 좋은 성과를 거둬도 4강에서 자국 리그 간의 내전을 피할 수 없는 기묘한 대진이 완성된 셈이다.
현재 LCK 팬들에게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경기는 LCK 서머 시즌 결승전의 재림이라고 할 수 있는 담원과 DRX의 8강 첫 경기다. 오는 15일 진행되는 이 경기는 롤드컵에서 보여준 담원의 파괴적인 라인전과 경기 지배력과 DRX의 운영 능력이 격돌할 것으로 예측된다.
비록 징동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3개월 만에 넥서스가 파괴되는 등 마지막 경기를 잘 마무리 짓지 못했지만, 담원은 5경기 동안 30분이 넘는 경기가 드물 정도로 파괴적인 경기력을 보여줘 LCK 1번 시드의 위력을 전세계에 보여줬다. 이에 맞선 DRX 역시 상대가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든 차분한 경기 운영과 자신들의 템포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이 두 팀의 경기에 주목할 만한 포인트 중 하나다.
G2와 맞서게 되는 젠지는 2020 롤드컵서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난 모습이다. 잰지가 그룹 스테이지에서 상대한 프나틱은 유럽 2번 시드, LGD는 중국 4번 시드로 다른 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가가 낮은 팀들을 주로 만났던 것이 사실이었다.(북미 1시드 TSM은 제외하겠다)
이에 반해 G2는 명실공히 유럽의 맹주로 불리는 1번 시드 팀으로, 지난해 2019 롤드컵서 8강, 4강서 담원과 SKT를 연달아 격파하고 결승에 오르는 등 유난히 LCK에 강한 면모를 보인 팀이다. 더욱이 젠지는 이번 롤드컵 내내 불안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이 중에서도 10일 진행된 TSM과의 경기는 상대의 실수가 없었다면 사실상 패배했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못해 LCK 팬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프나틱과의 마지막 경기서 젠지는 이전까지 불안했던 모습에서 탈피한 화끈한 경기력을 보이며, 승리를 거두어 자신들의 잠재력을 보여줬던 것이 사실. 이 때문에 이번 대회 동안 다소 부진했던 미드라이너 BDD(곽보성)과 정글러 클리드(김태민)의 경기력이 되살아나고, 대회 내내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인 원거리딜러 룰러(박재혁)의 기량이 합처진다면, G2를 잡아내는 대형사고를 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처럼 이번 2020 롤드컵은 성공적으로 진행된 그룹 스테이지에 반해 LCK 팀들에게 다소 험난한 본선 토너먼트가 펼쳐지게 된 상황이다.
과연 2년 간 결승에 오르지 못하며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LCK의 위상을 이들이 다시 높이 세울 수 있을지 15일부터 진행되는 8강 토너먼트에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