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중국게임에 국내시장 절체절명..경쟁력 갖춘 중소기업 육성 '시급'
"심각해요. 최근 '원신'이 나오자마자 매출 3위를 찍었어요. '기적의검'도 기세가 엄청나고요. 구글 스토어 상위 매출 들어가보세요. 50위권 내에 중국 게임이 20개가 넘는데다 한국IP로 중국이 개발한 게임까지 치면 절반이 넘는 수준입니다."
최근 국내 인디게임 심사에서 만난 한 중소게임사 대표. 그는 현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 상황이 심각한 정도가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중국 게임들이 하루가 멀다고 밀려오고, 대자본으로 마케팅까지 독식하면서 한국 게임의 설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게임 포비아..높은 게임성에 마케팅까지 중무장
10월14일을 기준으로 본지에서 조사한 결과, 구글 플레이스토어 국내 상위 매출 100위권 내에 중국 게임은 45개로 절반 가까이 포진됐다.
20위권 내에도 '원신', '기적의 검' 외에도 '라이즈 오브 킹덤즈', 'AFK 아레나', '그랑삼국' 등 중국 게임들이 절반 가까이 들어가 있었고, 매출 10위권내에도 중국 게임이 3개가 포함됐다. 또한 지하철, 포털 광고 등도 국내 게임사들 보다 중국 게임사들의 노출 빈도가 훨씬 많았고 이미 게임 속 광고는 대부분 중국 게임사의 차지인 상황이다.
특히 최근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는 웹젠의 '뮤 아크엔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이 중국 게임사와 합작으로 개발하여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 상위20위권에는 결국 엔씨(NC), 넥슨, 넷마블 3개 게임사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들이 부분적으로 표절이나 보안 논란이 있다고 해도 잠시이고, 결국은 그래픽과 게임성, 콘텐츠 양, 마케팅까지 모든 걸 만족시키면서 한국 게임들의 설자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태로운 한국 게임시장, 최상위권까지 '접전중'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은 20위권부터 100위까지의 중상위권은 거의 잠식당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1위부터 10위권은 상대적으로 선전중이다.
국내 게임순위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NC))의 리니지M(1위)과 리니지2M(2위), 그리고 그 뒤로 넥슨(대표 이정헌)의 '바람의나라 :연(5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7위)'와 'V4(8위)'가 중국 게임들을 견제하고 있다.
특히 엔씨(NC)의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출시 후 매출 1, 2위를 놓치지 않을 정도로 국내 시장 최후의 보루로 인식되고 있으며, 넥슨도 3개의 게임을 10위권 안으로 끌어올려 중국 게임의 대항마가 되어주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국내 모바일 게임의 제왕으로 불리웠던 넷마블도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A3:스틸얼라이브'를 20위권 안에 안착시키며 한국 시장 방어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고질적인 다양화 부족.. 국내 중소기업 펀드 조성 시급
올해를 지나 내년에도 중국 게임에 맞설 수 있는 국산 게임은 3N 게임이 대부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씨(NC)는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소울2'로 시장 다지기에 나선다. 넷마블 또한 BTS신작과 '세븐나이츠2'를 준비중이며, 넥슨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궤도에 오르면 시장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꿀 가능성이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4'도 대항마로 언급된다.
하지만 한국 게임의 고질적인 다양화 부족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갈수록 국내 중소게임사들이 힘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에서 중소기업 육성에 신경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문체부는 지난 5월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게임산업진흥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모태펀드 문화계정 내에 게임 전문펀드를 추진한다고 발표했으며, 중소기업청 또한 지난 6월4일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를 신규 조성하면서 별도 게임전문펀드를 신설중에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정도로는 부족하며, 그동안 중소게임사들의 버팀목이 되어주던 SBA(서울산업진흥원)의 '이달의 G랭크'와 '인디게임 패스트트랙', BIC(부산 인디커넥트 페스티벌) 등의 행사 등 각종 지원이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