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 하반기 대작 게임 대결의 변수 되나?

MMORPG 장르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가 게임 성공에 필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MMORPG 장르처럼 던전이나 파티 플레이 같은 장시간 플레이를 즐겨야 할 때는, 모바일보다 안정적인 PC 환경에서 즐기는 것이 더 쾌적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블루스택, 녹스 등 안드로이드 에뮬레이터를 활용해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에뮬레이터의 한계로 인해 호환성, 안정성 측면에서는 불안한 점이 많았다. 또한, 의도적으로 개발사에서 에뮬레이터를 차단시키는 경우도 제법 많아, 에뮬레이터로 모든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는 것은 아니었다.

때문에 최근에는 전략적으로 전용 PC 클라이언트를 선보이면서,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 지원을 공식화하는 게임들이 많아지고 있어, 이전보다 쾌적한 플레이 환경에 대한 이용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관심을 모은 게임들도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해 성과를 거뒀으며, 하반기 흥행이 기대되는 게임들도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 지원을 장점으로 내세운 경우가 많아, 이 점이 모바일MMORPG 흥행에 큰 변수가 되고 있다.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 도입으로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이라고 볼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 출시와 함께, 리니지2M을 PC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전용 플랫폼 퍼플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을 시작으로, 리니지M까지 퍼플 지원 게임을 확대시켰으며, 향후에 선보이는 게임들도 모두 퍼플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을 하나로 집결시킨 또 다른 게임포털로 진화한 느낌이다.

리니지2M과 정면 대결을 선언해 많은 관심을 모았던 V4 역시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가 상위권에 안착하는데 큰 힘이 됐다. V4의 PC 버전은 에뮬레이터 방식이 아니라, 기존 온라인 게임과 마찬가지로 별도로 만든 전용 클라이언트를 내려 받아 설치하는 방식으로, 실제로 PC 온라인 게임 전용으로 출시된 대작 게임들과 비교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깔끔한 그래픽과 쾌적한 플레이로 호평을 받고 있다.

V4는 대규모 전쟁인 영지쟁탈전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어, 다수의 이용자들이 한번에 맞붙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제공할 수 있는 PC버전이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위메이드가 오랜만에 내놓은 대작 게임 미르4도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테스트를 진행한 미르4는 원스토어를 통한 모바일 버전과 PC에 직접 설치해서 즐기는 클라이언트 버전을 동시에 선보이면서, 크로스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미르4는 대규모 문파전 등 RVR 콘텐츠를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수동 조작 요소도 많아, 모바일 MMORPG이긴 하지만, PC MMORPG 이용자까지 모두 노리겠다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리니지2M에 이어 리니지M까지 퍼플에 합류시킨 엔씨소프트는 자회사 엔트리브에서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인 트릭스터M 역시 퍼플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트릭스터M은 기존 엔씨소프트 게임들과 달리 캐주얼 이용자들을 겨냥한 모바일MMORPG로, 원작인 트릭스터는 채굴이라는 새론 컨셉으로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모바일로 재탄생한 트릭스터M은 원작 특유의 귀여운 그래픽과 채굴 액션을 특징으로 내세웠으며, 원작과 달리 오픈월드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 전투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엔트리브의 발표에 따르면 트릭스터M 외에도 팡야M, 프로야구H3까지 모두 퍼플을 통해 모바일과 PC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은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큰 화면과 유선 인터넷으로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C 게임만의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며, “앞으로는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성장 위주의 플레이는 모바일로 즐기고, 대규모 진영전 같은 후반부 콘텐츠는 PC로 즐기는 크로스 플레이가 모바일MMORPG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