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런던 시민 모두가 주인공 '와치독: 리전'

2012년 E3에서 유비소프트의 신작 게임 하나가 전 세계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해킹을 소재로 삼은 오픈월드 게임 '와치독'이 그 주인공이다. 당시 수준을 상회하는 최고 수준의그래픽 만으로도 게이머들이 열광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오픈 월드라니 게이머들의 기대치는 엄청났다.

하지만, 막상 2014년 게임이 출시되고 나서는 그래픽 하향 논란이 불거졌고, 각종 버그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래도 스마트폰 하나로 도시를 해킹해 진행하는 매력적인 콘셉트에 많은 게이머가 반응했다. '와치독'은 2016년 후속작이 등장할 정도로 비교적 성공한 작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2편은 전투 요소 등을 대거 발전시켰다.

와치독: 리전
와치독: 리전

그리고 2020년 와치독의 세번째 작품인 '와치독: 리전'이 등장했다. 군단이나 많은 사람이란 뜻의 'LEGION'이 게임 이름에 붙어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번 '와치독'의 특징은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한 플레이에 있다. 이야기를 중심에서 이끌어가는 별도의 주인공이 없다.

게이머는 게임의 배경이 되는 런던에 자리한 수많은 시민 NPC를 캐릭터를 직접 팀으로 영입해 조종할 수 있다. 이것이 이번 '와치독: 리전'이 가진 핵심 포인트다. 주인공은 없지만,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 모두가 주인공인 게임인 셈이다.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없다고 스토리도 텅 빈 것은 아니다. 데드섹의 이야기를 다룬 메인 스토리와 별도의 다양한 서브 스토리가 마련돼 있으며, 게이머는 3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와치독: 리전
와치독: 리전

게임을 시작하면 주인공인 줄 알았던 캐릭터가 튜토리얼 과정에서 사망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해당 캐릭터가 속했던 '데드섹'은 런던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며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런던은 '알비온'이 장악해 치안부터 거의 모든 것을 통제한다.

이후 게이머는 이야기의 전개를 위해 적당한 시작 캐릭터를 선택하고 이를 활용해 팀을 키워나가게 된다. 게임의 기본 시스템인 해킹을 통해 대상의 정보를 살핀 뒤 팀으로 끌어들이면 된다. 영입하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미션이 발생한다. 또한, 게이머가 속한 단체인 데드섹에 호감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 빠르게 팀원으로 만들 수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으며, 같은 팀으로 만들기가 더 힘들다.

와치독: 리전
와치독: 리전

팀원 영입의 자유도가 상당하며, 모든 캐릭터는 각자의 특성과 개성을 지녔기에 플레이하는 방식도 다르다. 다양한 캐릭터를 영입하고 맛보는 재미가 있다. 물론 게임의 특성상 후반부에 가면 플레이하는 캐릭터만 골라 하게 된다. 그래도 NPC 전원을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설정은 정말 참신하게 다가왔다.

전투 시스템도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잡기나 펀치 등을 활용한 근접 전투의 손맛이 제법 뛰어나다. 총기를 사용한 전투의 경우 캐릭터가 가진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근거리에서 샷건을 때려 넣을 수도 있고, 원거리에서 소총을 활용한 전투를 펼칠 수도 있다. 입맛에 따라 사용하는 캐릭터를 고르면 된다.

다양한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만큼 수월한 게임을 돕는 팀 스킬도 준비됐다.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한 포인트로 다양한 스킬을 획득할 수 있다. 은신이나 총기 활용 등 다방면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와치독: 리전
와치독: 리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근미래로 그려진 런던의 모습이다. 해킹과 최신 기술의 조합으로 그려진 미래 도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다양하게 준비된 해킹 요소는 게임을 색다르고 재미있게 풀어갈 수 있는 방식이 된다.

여기에 런던의 멋진 배경과 건물들이 게임에도 그대로 그려졌다. 또 도시의 교량이나 교통 등 거의 모든 것을 해킹할 수 있기에 런던을 내 마음대로 누비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또 근미래가 배경인 만큼 차량이 자동으로 주행하는 기능을 가진 것도 큰 강점이다. 자율 주행을 통해 게이머는 운행 시에도 해킹 등 주변 환경에 더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다. 해킹하는 대상이 상당히 많아서 운전까지 하면서 모든 것을 챙기기가 쉽지만은 않다.

와치독: 리전 레이트레이싱 차이
와치독: 리전 레이트레이싱 차이

또 그래픽적인 부분도 제법 완성도를 갖췄다. 기자는 게임을 PC 버전으로 즐겼다. '와치독: 리전'은 엔비디아의 RTX 시리즈 그래픽카드의 레이트레이싱과 DLSS를 모두 지원한다. 레이트레이싱의 경우 그래픽 리소스를 많이 사용하기에 그다지 무조건 추천하기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DLSS의 경우는 프레임 상승이 확실히 체감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양한 장점을 소개했지만, '와치독: 리전'은 출시 이후 빠른 패치가 연이어지고 있을 정도로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매우 높은 편은 아니다. 또 이른바 유비식 오픈월드 특유의 시스템과 비슷한 반복 미션 등의 단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와치독: 리전'은 오는 12월 진행 예정인 멀티 플레이 업데이트가 게임이 가진 회심의 반격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시 이후 꾸준한 패치 등을 통해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 올려온 유비소프트가 이번에도 이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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