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터 유통, 자동차까지 컬래버 영역 넓혀가는 넥슨
2020년 넥슨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컬래버레이션(이하 컬래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0년 넥슨은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에서 벗어나 패션, 자동차, 금융, 식품 등 전혀 다른 업태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게임과 결합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에 다양한 변화를 주었다.
이는 최근 트렌드인 일상생활과 기존 콘텐츠의 융합과도 무관하지 않다. 얼마전 큰 주목을 받았던 밀가루 브랜드인 곰표와 의류, 간식 거리 콜라보를 비롯해 구두약으로 유명한 말표의 흑맥주, 핸드크림 등 독특한 콜라보가 그 중 하나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새로운 소비층의 최대 지출 시기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며, 그 규모는 연간 1.3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경제적 안정성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성향이 있고, 계획적인 소비보다 즐거움을 위한 소비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넥슨은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이종산업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는 동시에 IP에 강한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이하 '카트 러쉬플러스')다. '카트 러쉬플러스'는 패션 브랜드 슬로우애시드에서 다오, 배찌 등 카트라이더 캐릭터를 새긴 의류를 내놨고, 이중 레인보우 색깔로 다오 캐릭터를 수놓은 반팔 티셔츠는 일부 품목이 모두 팔리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9월 현대자동차도 신형 모델 ‘쏘나타 N Line’을 모티브로 제작한 카트를 게임에 출시했다. 이마트는 총 상금 5천만 원 규모의 ‘이마트컵 카러플 챔피언십’ e스포츠대회를 진행 중이다.
넥슨은 한발 더 나아가 카트라이더 IP 사업 다각화를 위해 라인프렌즈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양사는 카트라이더와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공동 마케팅부터 컬래버레이션 캐릭터 상품 출시, 글로벌 라이선스 사업까지 IP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텐센트와 세기천성이 중국에서 연합 운영하고 있는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는 라인프렌즈의 오리지널 캐릭터인 브라운앤프렌즈가 게임 속 신규 캐릭터로 추가돼 중국 앱스토어에서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물론, 이러한 콜라보는 일시적인 인기에 그치는 경우가 대다수다. 유행이 지나면 바로 다른 유행으로 갈아타는 특징을 가진 세대가 컬래버레이션 제품도 짧은 주기로 소비할 것이라고 예측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정의한 '브이노믹스(V-nomics)'의 이론처럼, 빠르게 주목을 끈 만큼 빠르게 관심이 식는 경우가 많이 때문.
이에 넥슨은 IP를 이용자에게 무료로 개방하는 ‘네코제(넥슨콘텐츠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네코제는 게임 팬들이 넥슨 IP로 직접 2차 창작물을 만들어 전시하고 판매도 하는 콘텐츠 축제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직접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해 IP 생명력 강화와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방안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2015년 처음 시작해 올해로 9회째를 맞은 네코제에서 게임 IP에 영감을 받아 상품을 만든 이들은 ‘유저 아티스트’로 불린다. 게임을 하기만 하던 수용자가 창작자로 변신한 것이다. 1~9회에 걸쳐 1500명이 넘는 유저 아티스트가 판매한 액세서리, 피규어, 인형 등 상품은 15만 9600여 개에 달한다.
이와 함께 제조업을 넘어 금융 분야도 진출하는 중이다. 넥슨은 신한은행과 손잡고 MZ세대 공략을 위한 신사업 발굴에도 뛰어 들었다. 두 회사는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고, 금융 인프라 기반 결제사업을 추진한다. 게임과 금융을 연계한 콘텐츠 개발과 공동 미래사업도 진행한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양사의 노하우를 결합한 신규 사업모델 및 공동마케팅으로 최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진옥동 신한은행 행장은 "넥슨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MZ세대에게 게임과 결합한 금융이라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