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까지 경쟁해야 하나. 올해도 계속되는 힐링 게임의 유혹
지난해 최고 인기작을 꼽자면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GOTY는 많은 논란 속에서도 압도적인 그래픽과 정치적인 올바름을 앞세운 더 라스트 오브 어스 파트2가 차지하며 막을 내렸지만, 전세계적으로 닌텐도 스위치 품귀 현상을 만든 동물의 숲이 진정한 GOTY라는 의견도 많은 편이다.
요즘 유행하는 게임들은 대부분 폭력적이거나, 지나친 경쟁을 유도하다보니,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시작한 게임에서조차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자유롭게 자신의 마을을 가꾸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동물의 숲은 코로나19로 지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위로를 안겨줬다.
이제는 닌텐도 스위치 물량 공급이 안정화됐고, 동물의 숲도 출시 1년이 다 되어가다보니 출시 때에 비하면 관심이 시들해진 상황이지만, 올해 역시 동물의 숲 같은 편안한 느낌을 주는 힐링 게임의 열풍이 계속될 전망이다. 작년에는 동물의 숲 외에는 대안이 없었지만, 이제는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힐링 게임으로는 지난해 말 출시돼 갑자기 벼농사 열풍을 몰고 온 천수의 사쿠나히메가 있다. 아크시스템웍스코리아가 발매한 이 게임은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그래픽의 액션RPG라고 생각될 수도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벼농사 파트가 실제 전문 농업인이 봐도 감탄할만큼 잘 구현된 덕분에 엄청난 화제가 됐다.
일반적인 생산 게임들을 보면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기다리면 수확이 되는 단순한 방식으로 구현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게임은 논갈기, 볍씨 선별, 육모, 모내기 등 실제 벼농사와 똑같은 과정을 구현했기 때문에, 어떻게 키우는가에 따라 품질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때문에, 일본에서 농림수산성 사이트가 이 게임의 최고 공략 사이트로 주목을 받았으며, 국내에서도 농촌진흥청 사이트에 접속자가 몰려 사이트가 다운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세가에서는 최근 목장이야기 시리즈의 최신작 목장이야기 : 올리브 타운과 희망의 대지를 닌텐도 스위치로 선보였다. 목장이야기는 지난 1996년에 처음 출시되어 꾸준히 인기를 얻었던 귀농 테마의 게임으로, 자연 가득한 목장에서 야채나 과일을 기르고 동물을 돌보는 한편 마을 주민들과 교류하며 연애를 즐기는 등 인생을 통째로 즐길 수 있는 '힐링 라이프 게임'이다
이번 작은 닌텐도 스위치 플랫폼으로 발매되는 첫 신작이며, 한글화도 되어 있어 목장이야기 팬들의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진행된 닌텐도 다이렉트에서는 동물의 숲에 버금가는 관심을 모을만한 대작이 발표돼 화제가 됐다. 짱구판 동물의 숲이라는 별명을 얻은 ‘짱구는 못말려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끝나지 않는 7일간의 여행~’이 그 주인공이다.
올해 여름에 발매될 예정인 이 게임은 PS 진영으로 쭉 발매됐던 나의 여름방학 시리즈 개발진이 선보이는 신작으로, 기존 시리즈에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IP를 더한 것이다. 기본 컨셉은 시골집으로 놀러가 모험과 탐험을 하며 여름방학을 즐기고, 그 기록을 일기장에 남기는 것으로, 지난해 TVN이 선보인 홈캉스 예능 여름방학이 컨셉이 이 게임과 유사하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쉽게도 일본 내수 시장만을 노리고 만든 게임이기 때문에 한국 발매, 그리고 한글화 소식은 아직 없으나, 동물의 숲의 폭발적인 인기 덕분에 힐링 게임 관심도가 높아졌고, 최근 닌텐도 스위치 게임들이 대부분 한글화되어 발매되고 있기 때문에, 기대해볼만 하다.
힐링 게임 열풍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모여봐요 동물의 숲도 일본 산리오와의 콜라보레이션 업데이트를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헬로키티 등 산리오 인기 캐릭터들이 동물의 숲 주민으로 등장하고, 관련 의상과 가구들도 등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