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불만 커지는 한국 게임, 빈틈 파고 드는 중국 게임
연초부터 신작들이 돌풍이 이어지면서 뜨겁게 달아오른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최근 지나치게 비상식적인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형 게임사들이 모두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더 이상 게임업계의 자율 규제를 못 믿겠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모든 확률 강제 공개를 비롯해 컴플리트 가챠 금지 법안 등 다양한 법안이 예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하태경 국민의 힘 의원실이 확률 논란이 큰 5개 게임들을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공정위 조사에서 법적 제재를 받는 최악의 상황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틈을 타 한동안 잠잠했던 중국 게임들이 다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게임은 지난해 말 샤이닝니키가 일으킨 한복 관련 동북공정 논란으로 반중 여론이 커지면서 기존 인기작 외에는 잠잠한 모습을 보였으나, 최근 들어 다시 신작들이 하나둘 나오는 중이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출시되는 중국 게임들이 현재 공격을 받고 있는 한국 게임들의 빈틈을 정확히 파고들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확률형 아이템으로 논란이 큰 MMORPG 장르 대신 전략 장르 위주이며, 특히 국내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삼국지 세계관을 가진 게임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쿠카게임즈의 모바일 전략 게임 삼국지 전략판은 삼국지 게임으로 유명한 코에이테크모의 감수를 받은 게임으로, 코에이 테크모 삼국지 시리즈 특유의 일러스트 뿐만 아니라 영화계 거장 오우삼 감독이 전쟁 연출 총괄 프로듀서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200인 연맹 대규모 인원이 참여할 수 있는 전장이 게임의 백미이며, 게이머들이 활발한 전쟁을 즐길 수 있도록 시즌제를 도입해 구글플레이 매출 9위에 오를 정도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중이다.
또한, 기적의 검으로 유명한 4399코리아에서도 삼국지 세계관의 전략 게임 삼국지 글로벌을 최근 선보였으며, 그랑삼국으로 유명한 유주게임즈코리아도 삼국지 세계관의 신작 삼국지혼의 출시를 앞두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런 중국 게임의 공습이 무서운 점은 최근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인해 국산 게임이 도박이나 다름없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면서, 한국 게임보다 중국 게임의 선호도가 더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략 장르는 지난해 많은 화제가 된 라이즈오브킹덤즈처럼 완성도 면에서 국산 게임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장르 특성상 초보자에게는 많은 아이템을 퍼주고, 후반부로 가면서 지출을 늘려가는 구조로 되어 있어, 중국 게임이 과금 유도가 심하다는 인식도 사라진지 오래다.
또한, 한복, 김치 등 중국의 동북공정이 많은 반발을 사고 있으나, 아예 중국이 배경인 삼국지 세계관을 선택하면서 동북공정 논란에서 완벽히 벗어나는 영리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삼국지 전략판은 성동일, 김성균, 최무성을, 삼국지 글로벌은 옥택연, 박영진, 김대희. 홍인규 등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연예인을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중국 게임이라는 인식까지 지우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상위권을 한국 게임들이 장악하고 있고, 트릭스터M과 블레이드&소울2 등 한국산 대작 게임들의 출시가 계속 이어지는 만큼, 중국 게임들이 반짝 돌풍으로 끝날 수도 있다. 다만,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극에 달한 이용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해결되지 못하면 상위권 게임들까지 심각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게임업계가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하고 도약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결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