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조조는 도대체 어떻게 원소를 이겼나?" '갈라진 운명' 확장팩
최근 등장한 삼국지 기반 게임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토탈워 삼국'에 드디어 관도대전 시나리오가 추가됐다.
이번에 출시된 '갈라진 운명'은 조조와 원소가 격돌하는 관도대전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토탈워 삼국의 신규 DLC 확장팩이다. 관도대전은 여러 군웅이 저마다 세력을 구축했던 군중할거 이후 삼국지 중반의 시작을 알리는 전투이자, 화북 일대를 평정하고, 압도적인 물량과 병력을 지닌 원소에 맞서 조조가 승리하여 천하의 패권을 잡은 매우 중요한 사건이기도 하다.
이는 게임 속에서도 그대로 구현된 모습이다. 먼저 '원소'의 경우 화북 일대를 장악하고 있어 식량, 병기, 군세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으며, 3개의 속국을 지닌 상태로 시작하는 데 반해 '조조'는 동쪽은 '유비', 남쪽은 '공도', 서쪽은 '원소'의 속국인 '고간'과 전쟁이 걸려 있는 등 사방이 포위된 불리한 채로 전투가 시작된다.
더욱이 이번 DLC로 인해 원소 진영에 '안량', '문추', '장합', '원상'이 새로운 전설 장수로 추가되어 막강한 능력치를 뽐내며, 속국에도 ‘원담’, ‘견희’가 새롭게 전설 장수로 등장해 무려 6명의 신규 장수가 개편됐다. 이중 '안량', '문추' 그리고 '장합'은 고유 특성과 스탯 모두 1티어에 가깝게 구성되어 있지만, 원소의 아들인 원상, 원담은 실제 역사를 반영하는 듯 개인 능력은 나름 쓸만하나, 고유 특성이 처참해 후계자 선정에 엄청난 고민에 빠지게 만들 정도다.
아울러 동맹 수에 따라 수치가 높아져 각종 버프를 주던 원소의 고유 설정인 '혈통'이 완전히 개편되어 전투 혹은 모병으로도 수치가 높아져 더욱 원활하게 혈통 게이지를 높일 수 있도록 변화하여 게임 플레이가 더 쉬워졌다.
원소 진영의 신규 병종의 경우 3종의 보병과 2종의 기병이 추가되었다. 먼저 보병의 경우 1티어 병종인 '여양 용맹 보병'과 3티어 병종인 '업 선봉 창병', '업 선봉 노병'이 새롭게 등장한다. 이 보병 모두 선봉 배치가 가능한데, 이중 '업 선봉 창병'은 활을 지니고 있어 전투 초반 화살 공격도 가능한 데다 장갑 관통, 공포 면역 방패 소지 등 보병이 가져야 할 특성은 모두 가지고 있어 가히 3티어 최강 병종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여기에 기병의 경우 북방과 가까운 화북 지역답게 1~3티어 흉노족 기병이 추가됐다. 이중 검 기병인 '흉노족 귀족 기병'의 경우 쐐기진을 지니고 있고, 공포 유발 특성을 보유하여 조조군 최강 기병인 호표기와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 수준임에도 장수 1레벨부터 생산할 수 있는 매우 좋은 효율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개편된 특성과 새롭게 추가된 전설 장수 그리고 병종을 보면 도대체 조조에게 어떻게 졌는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원소 진영은 막강하며, 자체적으로 난이도가 쉬움일 만큼 초보자에게 추천할 만한 진영이다.
이에 맞서는 조조군 역시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우선 조조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뛰어난 인재들이다. 연주, 장안, 회남 등 중원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어 등용할 수 있는 인재의 수준이 좋고, 무엇보다 헌제를 끼고 있어 위 공국으로 시작하는 만큼 등용할 수 있는 인재 역시 많아 게임 초반 쓸만한 장수가 없어 등용에 애를 먹는 타 진영에 비해 좋은 모사와 장수를 쉽게 획득할 수 있다.
아울러 조조의 고유 설정인 '신용'은 이번 '갈라진 운명' DLC에서 새롭게 도입된 '모략'에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번 DLC를 통해 등장한 모략은 인물, 세력, 내정, 군대 등 4가지 종류에 버프와 디버프를 줄 수 있는 계책 시스템으로, 사기 저하, 병력 충원 증가 등 군사와 내정을 합쳐 30종에 가까운 효과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조조의 특징인 외교 조약 등을 통해 전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으며, 핵심 지역을 지배하는 조조의 특성상 방대한 인재 풀을 더하면, 좁은 영지에서도 많은 병력과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신규 전설 장수 역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조조 진영의 위나라에서는 조조의 혈육이자 수많은 전쟁에서 공을 세운 '조인', 위나라 '오자양장'의 한 명이었던 '우금', 그리고 희대의 사이코패스이자 한나라를 무너트린 조조의 아들 '조비'가 전설 장수로 새롭게 등장한다. 이중 '조비'는 역사 그대로 '잔혹함' 특성을 지녀 공공질서가 떨어지지만, 진영 부패를 낮춰주고, 농업 수입도 증가시켜줘 후계자에게 골머리를 앓는 원씨 집안보다는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신규 병종에는 황건적을 흡수하여 조직한 희대의 보병군단 ‘청주병’이 등장한다. 이 ‘청주병’은 3종의 보병과 1티어 기병으로 등장하는데, 보병의 경우 최상급 보병은 아니지만, 중급 보병 중 압도적인 성능과 특성을 보유하고 있고 유지비가 낮아 매우 효율이 좋다. 아울러 ‘청주병’ 기병인 '소호기'는 '호표기' 보다는 못하지만, 선봉 배치와 경기병 정도의 이동속도를 지니고 있어 초반부 궁수 견제에 매우 탁월하다.
이와 함께 촉나라에서 세력을 키우는 숨은 강자인 촉의 지배자 유언도 새로운 전설 군주 세력으로 등장한다. 성도를 중심으로 익주 지방에서 시작하는 유언은 아들인 유장에게 자신의 유산을 물려주려는 고유 특성인 '혈통'을 지니고 있으며, 세력을 넓히거나, 전쟁에서 승리할 경우 다양한 버프를 받을 수 있다. 언 듯 변방에서 세력을 높일 수 있는 알짜 진영 같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이 유장 바로 밑에 지난 확장팩 '흉폭한 야생'에서 대거 추가된 남만 세력이 존재한다는 것.
이들 남만 세력은 다수의 군주와 코끼리 부대 등 고유 병종을 지닌 만큼 만만치 않은 병력과 난이도를 지니고 있으며, 이들과 전투를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유언 진영의 승패가 갈리게 된다. 여기에 서량의 군벌 마등과의 관계도 썩 좋지않아 전쟁이 자주 선포되고, 변방인 만큼 인재 풀도 좋지 않은데다 어찌어찌 남만을 평정해도 조조, 원소, 손책 등의 세력과 맞서야 하는 등 상당히 높은 난이도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유비보다 어려운 진영인 만큼 원소->조조->유언 순으로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강동의 지배자인 손책의 경우 걸핏하면 뒤통수를 치거나, 조금만 불리해져도 조약을 깨는 등 가히 '강동의 쥐새끼'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신의라고는 1도 없는 세력이니 믿음을 보내기보다는 어느 정도 라이벌이 정리되었다면 관우의 복수를 한다고 생각하고, 곧바로 공격하는 것을 추천한다.
대규모 확장팩마다 신규 세력과 장수 이외에 내정 시스템도 크게 변화하는 '토탈워 삼국'의 전통(?)답게 이번 '갈라진 운명'에서도 대대적으로 내정 시스템이 변화했다. 먼저 위신 시스템이 변경되어 게이머가 추가 버프를 선택하는 식으로 변경되어 갑자기 상황에 맞게 위신 포인트를 소모해 버프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변화했다. 이를 통해 세력을 넓히다 위신이 쌓여 나도 모르게 왕위로 올라 갑자기 사방팔방이 적으로 돌변하는 사태를 피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황실 음모 시스템'이 추가되어 한나라의 적을 토벌하거나 전쟁을 중단하는 등 일정 이벤트로 '황실의 호의'를 얻으면 추가 버프를 얻는 등의 효과가 생기게 되어 게임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위신이 쌓여 천자를 폐위하여 새로운 나라를 세우거나 한 황실을 보존하는 선택 이벤트에서 한 황실을 보존할 경우 '헌제'가 세력 지도자로 변경되는데, 내정 능력과 특성이 그 어떤 장수보다 압도적으로 좋아 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한 황실 보존의 효과는 실로 엄청나서 적대 진영을 '한 황실의 적'으로 선포하여 외교 점수를 크게 낮추는 등 마치 미디블 토탈워의 교황과 같은 권력을 누릴 수 도 있다.
이처럼 '갈라진 운명' 확장팩은 ‘적벽대전’과 ‘이릉전투’에 이어 삼국지 3대 대전으로 불리는 '관도대전'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신규 세력과 전설 장수와 병종 그리고 새로운 내정 시스템 등 다양한 부분에서 큰 변화를 겪어 기존 '토탈워 삼국'의 재미를 크게 높여준 모습이다.
물론, 궁수 부대의 대대적인 너프로, 병력 운용이 단순해졌고, 최적화 문제가 더욱 심해져 이전보다 시스템 리소스를 많이 잡아먹는 현상이 발생하는 등 클라이언트의 수정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