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포켓몬 진화 느낌인가? 도탑전기->그랑삼국->삼국지혼
지난해 김동현과 황제성을 앞세운 독특한 광고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그랑삼국의 뒤를 잇는 유주게임즈코리아의 또 다른 삼국지 게임 삼국지혼이 최근 출시됐다.
전광렬과 장광, 김슬기를 홍보모델로 내세운 R5, 김동현, 황제성, 러블리즈 케이 등을 내세운 그랑삼국 등 매번 독특한 홍보모델로 관심을 모은 유주게임즈코리아의 신작 답게 이번 삼국지혼은 게임 광고에서 보기 힘들었던 인기 영화배우 최민식과 곽도원을 홍보모델로 내세워 관심을 모으는 중이다.
독특한 광고 모델 덕분인지, 아니면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삼국지 세계관 게임이기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전예약 50만명을 달성하고, 출시하자마자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0위에 오르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게임은 그랑삼국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삼국지 영웅들을 수집하고, 육성해서 싸우는 수집형RPG계열이다. 중국 수집형RPG이니 이미 짐작한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전작인 그랑삼국과 마찬가지로 장수 조각을 모아서 별등급을 업그레이드하고, 다양한 장비를 장착시켜서 진급도 시켜야 하는, 전형적인 도탑전기 스타일의 게임이다.
이미 성공을 거둔 그랑삼국을 서비스하고 있는 유주게임즈코리아가 같은 스타일의 게임을 다시 내놓는 것이니, 당연히 차별점이 있다.
그랑삼국의 경우 장수 조합을 결정하고, 전투가 시작되면 서로 한 대씩 주고 받는 전형적인 턴제 전투 방식이라서 전투가 단조로운 느낌을 주지만, 이 게임은 요즘 전략 게임에서 유행하는 실시간 부대 전투를 도입했다.
시작할 때 서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장수 조합을 배치하는 것까지는 그랑삼국과 동일하지만, 전투가 시작되면 장수가 이끄는 부대가 진격을 하면서 상대와 실시간 전투를 벌이게 되며, 각 장수의 병종에 따라 각기 다른 특성을 보이기 때문에, 장수의 조합만큼이나 어떤 위치에 배치하는가도 전투 결과에 많은 영향을 주게된다.
예를 들어, 방패병으로 최전방을 막아서 적의 돌격을 막고, 방패병 뒤에서 궁수 부대를 배치해서 안전하게 적을 공격하거나, 적 방패병이 없는 측면에 기병을 배치해서, 적 후방의 궁수 부대를 직접 노리는 식이다.
삼국지의 큰 흐름을 주도했지만, 전투 중심의 게임에서는 비중이 약할 수 밖에 없는 군사도 전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다양한 책략으로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전투에 배치되는 장수들이 많아 이용자가 모든 장수의 스킬을 조작하게 만들수는 없으니, 후방에 배치되는 군사에게 광역 공격이나 버프 스킬 등 강력한 책략을 부여해서, 이용자들이 직접 전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도록 만든 것. 물론 자동 전투를 켜두면 군사 책략도 자동으로 발동되긴 하지만, 적이나 아군 전체에 영향을 주는 강력한 필살기 개념이라 보는 맛이 있다.
이전에 도탑전기 스타일로 나온 게임들이 다 그렇듯이, 이 게임 역시 지도에 나오는 거점들을 점령하고, 거기서 나오는 재료나 장수 조각을 모아서, 아군의 전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아주 평범한 흐름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식상한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으니, 다양한 모드를 통해 새로운 재미를 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처음에는 기본적인 일직선 형태의 시나리오 모드만 즐길 수 있지만, 레벨이 올라갈수록 원거리 공격을 할 수 있는 장수만 배치해 밀려오는 적의 공습을 막아내는 디펜스 형식의 도전 콘텐츠나, 미리 정해진 장수들을 전략적으로 배치해 적을 물리치는 전술 연습 개념의 연무장 콘텐츠, 승리할 때마다 버프가 누적되지만, 퇴각한 장수는 다시 출전할 수 없는 사반연무(AFK아레나의 미궁과 같은 형태의 콘텐츠) 등 다양한 신규 콘텐츠들이 추가된다. 도탑전기로 육성 콘텐츠의 기반을 잡고, 그동안 유행했던 수집형RPG들에서 인상적이었던 모험 콘텐츠들을 더해서 나온 듯한 느낌이다.
이렇게 콘텐츠가 많다보니, 이용자들이 해야할 일도 많고, 그만큼 돈 쓸 일도 많다. 기본적으로 별등급 업그레이드를 위한 장수 조각 수집, 진급을 위한 재료 수집 뿐만 아니라, 군사 별등급, 책략 업그레이드, 장수 도감 수집, 보물 수집 등을 통한 부대 전투력 올리기 등 성장 시킬 요소도 엄청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수집형RPG가 다 그렇듯 PVP는 결국 등급표 싸움으로 가게 되고, 숙제 하나라도 빼먹으면 남들보다 뒤쳐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과금이 필요하다.
이렇듯 삼국지혼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삼국지 세계관과 도탑전기식 육성, 그리고 다양한 즐길거리를 더 추가하면서, 전체적으로 그랑삼국을 좀 더 업그레이드시킨 재미를 주고 있다. 마치 포켓몬 3단계 진화처럼, 도탑전기->그랑삼국->삼국지혼으로 진화한 느낌이랄까?
이미 검증된 요소들을 조합했으니 누구나 호불호없이 재미를 느낄 수 있겠지만, 새로운 느낌보다는 익숙한 콘텐츠를 양적으로 늘려놓은 느낌도 없지 않으니, 도탑전기 스타일에 질린 사람들에게는 다소 식상한 게임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