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큘러스 퀘스트2 품은 VR, 메타버스 타고 날아오를까
새로운 활로였던 테마파크가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되면서 침체되는 모습을 보였던 VR산업이 최근 메타버스 열풍을 타고 다시 날아오를 기세다.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를 뜻하는 메타와 현실을 뜻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가상 세계에서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가 현실처럼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비대면, 온라인 생활이 일상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메타버스를 주목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사실, 최근 메타버스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로블록스가 그냥 모바일 게임인 것처럼 메타버스가 꼭 VR이 있어야만 성립되는 개념은 아니다.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VR이 있으면 가상세계에서 좀 더 현실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VR 기기가 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있는 대중적인 기기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약점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 메타버스와 VR의 시너지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은, VR업계가 꿈에 그리던 대중화를 실현시켜줄 게임체인저 오큘러스 퀘스트2가 등장한 덕분이다.
오큘러스 퀘스트2는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오큘러스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신형 VR 기기다. 오큘러스는 이전에도 오큘러스 리프트, 오큘러스 고, 오큘러스 퀘스트 등 계속해서 VR기기를 선보여왔지만, 이번에 발표한 오큘러스 퀘스트2가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이전 기기보다 훨씬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훨씬 가볍고,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됐기 때문이다.
전세대 모델인 오큘러스 퀘스트도 뛰어난 성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오큘러스 퀘스트는 해상도 3664x1920, 120hz 공식 지원으로 전작보다 훨씬 성능이 향상됐으며, 반면에 무게는 571g에서 503g으로, 가격은 64GB 모델 299달러(한화 414000원), 256GB 모델 399달러(한화 553000원)로 전세대보다 100달러 할인됐다.
특히, 이 가격은 위치 인식 기능을 지원하는 터치 컨트롤러 2개가 포함된 금액이며, PC에 연결하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독립형 모델이면서, PC에 연결하면 PC용 VR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오큘러스 링크 기능도 지원한다.
이 제품 이전에 등장했던 VR 기기들은 스마트폰을 장착해서 VR의 맛만 볼 수 있는 저렴한 보급형이나, 100만원이 훌쩍 넘는 HTC바이브 같은 고가의 VR 기기로 양분되어 있었지만, 오큘러스 퀘스트2는 성능은 고가 VR 기기에 육박하면서도, 가격은 절반에 불과해 VR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기기가 됐다.
향상된 성능을 체감할 수 있는 VR 콘텐츠도 대폭 늘어난 상태다. 이전 VR 게임들은 무거운 VR 기기로 인한 답답함과 멀미로 인해 플레이 부담이 컸으며, 대형 게임사들의 부재로 인해 이용자들의 기대치에 어울릴만한 신작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비트세이버, 리얼 피싱 VR 등 VR 특성을 잘 살린 글로벌 히트작들이 서서히 등장하고 있으며, 하프라이프로 유명한 밸브가 지난해 하프라이프 알릭스를 선보이면서, 사람들이 원하던 상상하던 VR 게임에 가장 근접한 모습을 보여,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하프라이프 알릭스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하프라이프2 이후 13년만에 등장한 하프라이프 신작일 뿐만 아니라, 게임 내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선보여, 영화 레디플레이어원에서 등장한 VR을 현실화한 게임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2일 오큘러스에서 진행한 오큘러스 게이밍 쇼케이스에서도 오큘러스 퀘스트2를 위한 다양한 신작들이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바이오하자드4 VR, 스타워즈 핀볼 VR, 월드오브다크니스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든 레이스 더 오블리언:애프터 라이프 같은 유명 IP 기반 VR 게임도 있고, 론 에코 2, 아이 익스펙트 유 투 다이2 등 기존 VR 인기작들의 후속작,워해머 40,000 배틀 시스터, 더 클라임2 등 인기 VR 게임의 신규 콘텐츠도 다수 공개됐다.
물론, VR 게임에서 VR 기기의 무게로 인한 부담이나, 멀미 같은 문제가 완벽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거에 비해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며,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격 문턱이 오큘러스 퀘스트2로 인해 게임기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것은 분명 희망적인 일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이었던 VR테마파크를 코로나19로 인해 잃었지만, VR 대중화를 이끄는 구세주 오큘러스 퀘스트2의 등장과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메타버스 산업으로 인해 새로운 기회를 얻게된 VR산업이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을지 결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