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쉽고 호쾌하게 만나는 '길티기어 스트라이브'

1998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등장해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격투 게임 시리즈 '길티기어'의 최신작 '길티기어 스트라이브'가 지난 11일 플레이스테이션4, 5와 PC(steam)로 정식 출시됐다. 아크시스템웍스는 게임을 선보이기에 앞서 두 번의 테스트를 진행했고, 1차 테스트 이후 출시까지 한 차례 연기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길티기어 스트라이브
길티기어 스트라이브

그렇게 완성되어 돌아온 '길티기어 스트라이브'는 격투 게임을 즐기는 많은 게이머를 사로잡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정식 출시 일주일도 안 돼 전 세계에서 30만 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기존의 시리즈와 달리 초보 게이머들도 비교적 쉽게 게임에 녹아들 수 있도록 완성한 시스템과 여타의 격투 게임을 뛰어넘는 비주얼 등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기존 '길티기어' 시리즈는 어려운 격투 게임으로 유명했다. 기자도 관심은 있었지만, 쉽사리 도전해보지 못했던 시리즈다. 초보 게이머는 상대방을 한 대도 때리지 못하는 경우도 수두룩했으며, 정신없이 이어지는 콤보 시스템이 초보 게이머들의 입문 의지를 꺾어버리고도 남았다. 아크시스템웍스도 게임의 높은 진입 장벽에 많이 고민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름의 해답을 들고나온 듯하다. (해당 기사는 PS5버전이 기준입니다.)

화려한 그래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려한 그래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크시스템웍스는 게임의 입문 난도를 낮추는 것에 많은 신경을 썼다. 기존과 달리 한방에 적을 압살하는 일격 필살기와 어려운 기술들을 대거 삭제했다. 또 콤보를 이어서 계속 때리는 것이 능사가 아닌 방향으로 틀었다. 어려운 콤보를 이어서 공격했을 때보다 단순한 콤보로 이어진 공격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게임을 설계했다. 오히려 더 많이 때렸을 때 대미지가 더 적게 들어가는 모습이 나온다.

이제는 구석에 몰려도 벽이 깨지면서 스테이지가 변한다. 구석에서 온종일 맞기만 하는 그림은 잘 나오지 않는다. 여기에 게임 후반부 HP의 잔량이 적으면 적을수록 대미지가 약해져 끝까지 치열한 신경전을 즐길 수 있다.

벽이 깨지며 다른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벽이 깨지며 다른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그렇다고 초보 게이머가 고수 게이머와 대등하게 대전을 펼칠 수는 없다. 오히려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게임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이번 작품에서는 게임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 정도 올라간 수준이라면 게임에 마련된 다양한 시스템을 활용해 역전을 노려볼 수도 있다.

대표적인 시스템 몇 가지를 소개하면 게이머는 위기에 몰렸을 때 버스트를 발동해 상대를 밀어낼 수 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버스트는 게이지만 차 있으면 PS5 기준 R1버튼과 다른 버튼 한 개를 눌러 사용할 수 있다. 버스트는 방어뿐만이 아니라 서 있는 상태나 공중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이때는 적중 시 필살기와 로망 캔슬을 위한 텐션 게이지를 모두 회복한다.

등장 캐릭터
등장 캐릭터

버튼 3개를 눌러 발동하는 로망 캔슬은 적중 시에 공격이나 방어 등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에 따라 성격이 다른 효과가 나온다. 공격 시에는 빨간색 로망 캔슬이 발동하며 파동이 상대를 띄운다. 콤보를 이어가거나 추가 공격이 가능하다. 공격하지 않을 때는 파란색 로망 캔슬이 발동하며 일정 시간 상대를 느리게 만든다. 공격이 상대에게 닿기 전이나 끝날 때는 보라색 로망 캔슬이 발동하며, 경직 없이 바로 다음 동작을 이어갈 수 있다. 가드 중에는 노란색 로망 캔슬이 발동하며 상대를 밀어낸다.

외에도 폴트리스 디펜스와 개틀링 콤보 등 다양한 부분에서 변경 점이 있다. 대부분의 게임 시스템이 게임을 더 쉽고 호쾌하게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기본적으로 대전을 펼칠 때는 공격의 주도권을 가졌을 때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격이나 콤보를 집어넣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연습 모드인 미션
연습 모드인 미션

다양한 게임 내 변화는 튜토리얼과 미션을 통해 충분히 경험할 수 있다. 시리즈를 처음 접한 게이머도 큰 무리 없다. 전반적으로 게임의 입문 난도는 낮췄지만, 다양한 시스템을 준비해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게임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누구나 쉽게 배우지만, 마스터는 어렵게라는 공식을 잘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스틱을 활용하는 편이 편했지만, 플레이스테이션5의 패드로도 나쁘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게임에 등장하는 15종의 캐릭터도 모으기, 잡기, 러시, 장풍 등 격투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형태의 캐릭터들이 모두 준비됐다. 이번 기회에 길티기어를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공부해두면 다른 2D 기반의 격투 게임을 즐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DLC를 통해서 5명의 캐릭터가 추가될 예정이다.

멀티 플레이는 탑의 층으로 게이머가 구분 된다
멀티 플레이는 탑의 층으로 게이머가 구분 된다

멀티 플레이 환경도 칭찬할만하다. 멀티 플레이 입장 시 일종의 배치고사를 통해 자신의 실력에 어울리는 층을 배정받는다. 1층부터 10층까지 준비됐다. 기자는 왜인지 모르게 6층에 배치됐으나 딱 한 판 만에 5층으로 떨어져 위층과 아래층을 오락가락하는 것을 보면 시스템이 잘 구성된 듯하다. 자신과 비슷한 실력을 갖춘 게이머들이 자리한 층에서 대전을 펼칠 수 있다. 일반적인 매칭 시스템과 달리 대전하는 상대의 정보를 더 자세히 보면서 즐길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국내 게이머는 당연하고, 일본의 게이머와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부분이다. 플레이스테이션 버전의 경우 국내 서버보다 일본 서버에 사람이 많아 일본 서버에서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 일본 게이머와 대전을 펼칠 때 보통 50~70ms(밀리세컨드) 정도의 지연시간이 발생했고, 게임을 즐기는 것에 큰 문제가 없었다. 지연시간 보정을 위한 넷코드를 잘 준비한 듯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플레이스테이션과 PC 간 크로스 플레이는 지원하지 않는다.

일본 게이머와 즐겨도 쾌적하다
일본 게이머와 즐겨도 쾌적하다

시리즈 특유의 강점을 가진 비주얼과 사운드도 높은 점수를 주기에 충분하다. 전작도 그래픽만으로 많은 게이머를 사로잡았지만, 이번 작품은 완성도가 한층 더 뛰어나다.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3D 그래픽이지만 2D 격투 게임의 느낌을 제대로 살렸다. 매번 좋은 점수를 받았던 게임의 사운드 트랙도 상당한 수준이다.

아울러 주인공 '솔 배드가이'의 이야기를 그린 스토리 모드는 3D 특유의 움직임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한국어 음성 패치가 예정되어 있어 향후 스토리 모드를 즐긴다면 몰입감이 더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다. 귀로 듣는 말과 눈으로 읽는 글은 상당한 차이가 난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솔 배드가이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스토리 모드에서는 솔 배드가이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길티기어 스트라이브'는 전반적으로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캐릭터 간 밸런스 부분이다. '메이'나 '솔' 등이 밸런스 부분에서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빠른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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