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코로나 시대 선호 게임 플랫폼 & 장르도 바뀌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은지 1년 반, 비대면과 비접촉의 시대가 열리면서 게임업계도 급진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본지에서는 창간 17주년을 맞이해 총 12부작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게임사의 대응과 시장 분석, 그리고 미래 변화에 대해 심도 있는 고찰을 해봅니다.>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은 우리 생활의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마스크 없이 밖을 나갈 수 없으며, 많은 기업에서 재택근무를 시행하여 집에서 화상 회의를 통해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어느덧 일상적인 현상이 되는 등 생활 방식이 크게 변모했다.

게임 시장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한 시장 변화를 겪은 모습이다. 코로나 19사태가 본격적으로 전세계로 퍼진 2020년 이후 게임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고, 선호 게임 장르도 이전과는 다른 형태를 보여주었다.

PlayApart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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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장조사 업체 뉴쥬에 따르면 2020년 게임 시장 매출은 1,750억 달러(한화 약 198조 7천억 원)로 추산되며, 이는 2019년에 비해 무려 23.1% 이상 성장한 수치다. 물론, 조사 업체마다 매출 통계가 조금씩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대부분 170조 이상의 매출과 20%에 가까운 성장세를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게임 시장의 성장세에는 판데믹 상황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 시행과 잇따른 스포츠 리그의 지연으로 게임에 관한 관심이 매우 증가한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2020년 상반기 전세계 비디오 게임 플레이 시간은 32% 이상 증가했고, 이중 라틴아메리카는 52%,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42% 이상 증가하는 등의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여기에 PC 및 게이밍 기기의 출하량이 1년 사이 26% 이상 증가했다는 AMD의 수석 게이밍 설계 책임자 ‘프랭크 아조르’의 발언처럼 ‘Xbox 시리즈 X/S’, ‘PS5’ 등의 차세대 콘솔 기기의 출시와 더불어 신규 게임 기기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2021년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저료출처-뉴쥬)
2021년 글로벌 게임 시장 규모(저료출처-뉴쥬)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게임 시장의 매출과 사용시간이 동시에 증가했지만,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바로 기존 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던 장르와 플랫폼이 약세로 돌아서고 새로운 소비 형태가 대두된 것이다.

비디오 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꺾였다는 것이 가장 큰 예다. 2020년 괄목한 만한 성장을 거둔 비디오 게임 시장은 2021년 들어 판매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장 큰 원인은 출시 타이틀의 부재 즉 “즐길만한 게임”이 상당수 줄어들었다는 것. 실제로 2021년 상반기 발매된 게임 중 기대작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고, 대작으로 꼽히는 작품 중 상당수가 연말 시즌 혹은 2022년으로 발매가 연기됐다.

이 잇따른 출시 연기는 코로나 19 이후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들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먼저 재택근무가 자율 혹은 강제적으로 시행되면서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증가했지만, 이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아직 완전히 구축되지 않았고, 원격으로 작업할 수 없는 모션캡처 및 중요 콘텐츠의 개발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출시일이 연기된 갓오브워 라그나로크
출시일이 연기된 갓오브워 라그나로크

이렇듯 내부에서 출시 일정을 맞추지 못하자 게임 마케팅 일정 전반에 대한 재조정에 들어갔고, 이는 현지 소매 업체, 게임 디스크 제작 업체 등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재협상해야 하는 결과로 이어져 출시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여기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코인 열풍에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칩셋의 품귀현상이 가속화되어 신규 콘솔과 그래픽 카드, CPU 등의 부품 생산이 차질을 빚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현재까지 게임사들이 출시일이 연기되었거나, 연기되어 발매된 게임 혹은 DLC 콘텐츠는 무려 28종에 이른다. 이들 게임 중 상당수는 게임사들의 기대작으로 꼽히는 작품들이며, 이러한 게임의 출시 연기는 곧 비디오 게임 시장의 전반적인 지표가 크게 감소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2020년 모바일 상위 매출 게임(자료출처-스타티스타)
2020년 모바일 상위 매출 게임(자료출처-스타티스타)

이에 반해 모바일게임은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모바일게임 시장은 약 80조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중 텐센트의 ‘왕자영요’가 24억 5천만 달러(한화 약 2조 7천억) 이상의 매출을 최근 크래프톤과 연결성이 짙어지고 있는 ‘화평정영’이 23억 2천만 달러(한화 약 2조 6천억)로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게임으로 기록됐다.

이러한 상승세는 2021년 더욱 두드러졌다. 앱 통계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게이머들은 모바일 게임에 220억 달러(24조 6천억 원) 이상을 지출한 것은 물론, 다운로드 수는 10억 건을 넘었다. 이중 한국은 전세계 지출의 7%를 차지하며, 미국,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모바일 게임에 지출을 많이 한 국가로 나타났다.

앱애니 강연(자료출처 NDC 홈페이지)
앱애니 강연(자료출처 NDC 홈페이지)

한가지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하이퍼 캐주얼 및 샌드박스 장르의 사용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물론,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배틀로열 및 멀티플레이 배틀 장르의 성장세는 지속적으로 이어졌지만, 하이퍼 캐주얼 장르와 샌드박스 장르는 10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가장 두드러진 게임은 로블록스로, 올해 1분기 로블록스의 사용자는 약 4,210만 명으로 나타났고, 전체 매출 1위로 올라서며 지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더욱이 20~40대를 주요 타겟으로 했던 기존 게임과 비교해 저연령 층이 주로 즐기는 로블록스의 괄목할 만한 매출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아울러 캐주얼게임으로 분류되는 퍼즐/상식 카테고리 게임은 2020년 전년 대비 무려 152%라는 엄청난 상승 폭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이들 하이퍼 캐주얼 장르의 주요 사용자 층이 여성부터 10~20대인 만큼 새로운 사용자 층이 등장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COVID19 & Media & Game강연(자료출처-NDC 홈페이지)
COVID19 & Media & Game강연(자료출처-NDC 홈페이지)

실제로 유명 리서치 업체 닐슨코리아의 김민석은 지난 NDC 2021 강연서 코로나 사태 이후 모바일게임 연령층이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40대의 이용 비중이 높고 평균 플레이 시간도 높았던 국내 모바일게임 연령층이 30대의 게임 이용 시간이 증가해 게임 시장의 중심 연령대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레이싱 게임인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어몽어스’ 등의 게임의 경우 사용자가 크게 증가하는 등 MMORPG 위주의 국내 게임 시장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켰다. 비록 매출은 MMORPG 장르에 미치지 못하지만, 사용자가 크게 늘어나며, 향후 캐주얼 게임 장르에 대한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이처럼 코로나 사태 이후 게임 시장은 비약적인 성장과 함께 기존 게임 시장 흐름이 크게 변화하는 등 급격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모습이다. 과연 2023년 2,000억 달러(한화 약 220조 2천 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 산업에 어떤 새로운 장르가 대세로 떠오를지 앞으로의 모습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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