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게임 시장 변화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은지 1년 반, 비대면과 비접촉의 시대가 열리면서 게임업계도 급진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본지에서는 창간 17주년을 맞이해 총 12부작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게임사의 대응과 시장 분석, 그리고 미래 변화에 대해 심도 있는 고찰을 해봅니다.>

코로나19 팬더믹(대규모 유행)이 전세계를 강타한 2020년 3월 이후 게임 시장은 큰 변화를 겪었다.

코로나
코로나

독일의 글로벌 리서치 기관 스태티스타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게임 시장은 코로나 사태가 확산된 이후 2020년 1,550.8억 달러(한화 약 176조 1,863억)에 도달했고, 2023년까지 약 2,170억 달러(한화 약 246조 5,337억)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스마트폰, PC 등의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 인구 1/3이 게임을 즐겼다고 답변했으며, 3월에만 게임 데이터 사용이 75% 이상 증가했고, 영국에서는 게임을 플레이했다고 응답한 이들이 전년 대비 약 50% 증가한 800만 명으로 집계되는 등 게임 사용량은 대폭 늘어났다.

글로벌 게임 시장 분석(자료출처-스태티스타)
글로벌 게임 시장 분석(자료출처-스태티스타)

코로나 19라는 생활 방식을 바꾼 질병에서 조금이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힘든 현실을 잠시라도 탈출해 보고자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눈길을 돌린 셈이다. 이러한 새로운 수요자들의 등장으로 코로나 이후 기업들 역시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고객들의 트랜드에 발맞춰 서비스 모델을 변화시켰다.

현재 게임을 서비스하는 대부분의 ESD(인터넷을 통해 구매 후 다운로드 받아 사용하는 서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소니의 콘솔 플랫폼 서비스는 이제 독립된 소셜 플랫폼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스팀, 오리진, U플레이 등의 ESD의 경우 온라인에서 친구를 찾거나, 실시간으로 친구의 플레이 화면을 시청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으며, 콘솔 게임 역시 다른 게이머의 방송을 곧바로 시청할 수도 있고, 내가 플레이하는 게임을 곧바로 방송으로 전환하는 등의 기능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이제 혼자 게임을 즐기는 시대가 아닌 모두가 함께 하나의 게임을 공유하는 시대로 접어든 셈이다.

GTA 온라인
GTA 온라인

특히, 속편 형태로 개발되던 게임 시리즈들이 이제 하나의 게임에 신규 DLC(다운로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다른 게이머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기능이 도입되는 등 속편보다 기존 게임의 신규 콘텐츠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면서 현재 온라인게임과 콘솔 게임의 경계는 매우 모호해진 상황이다.

더욱이 ‘GTA 온라인’,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 워존’의 사례에서 보듯 기존 게임의 콘텐츠를 유지한 채 싱글 플레이를 완전히 제외하고, 온라인에 특화된 게임이 등장하는 등 1인 플레이 혹은 몇몇 친구들과 즐기는 식의 게임보다 더 개방되고, 불특정 다수 혹은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즐기는 시스템을 갖춘 게임이 증가했다.

이러한 게임 시장의 변화는 신규 게이머들의 유입도 있지만, 코로나 19 이후 개발 환경이 변화한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 19의 대두로 게임 회사들 상당수가 재택근무를 채택하고 있지만, 개발 환경이나 프로세스가 마련되지 못한 경우가 많아 개발일정에 큰 차질을 겪게 되었다. 실제로 ‘파이널판타지14’의 개발을 총괄한 요시다 나오키 PD는 ”재택근무는 매월 3~5%의 개발일정 손해를 보게 만든다“고 할 정도로 많은 게임사가 개발에 큰 차질을 겪고 있다.

”개발 일정이 1주일 밀리면 출시는 한 달 밀린다“는 말처럼 개발 지연은 곧 수많은 게임 출시 연기로 이어졌다. 2021년 상반기까지 연기 발매 혹은 출시가 완전히 연기된 게임은 무려 28종에 이르며, 이들 중 상당수는 게임사들의 주력 게임이었다.

글로벌 비디오 게임 시장 성장세(자료출처-스태티스타)
글로벌 비디오 게임 시장 성장세(자료출처-스태티스타)

더욱이 AA급 게임에 최소 천억 원 이상의 비용이 투입될 정도로 개발비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개발 지연은 게임사의 재정에 치명적이다. 이에 완전히 새로운 로드맵을 그려야 하는 신작 게임보다 프로세스가 갖춰진 기존 게임에 집중하는 경우가 상당히 늘어났으며, 이러한 모습은 코로나 확산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2022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록 많은 성장을 거두고 있지만,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디오게임 시장에 비해 모바일게임 시장은 그야말로 극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자료출처-스태티스타)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자료출처-스태티스타)

스태티스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모바일게임은 약 737 억 달러(83조 7,158억)의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680억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던 2019과 비교해 꾸준한 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이는 전체 게임 시장의 절반을 웃도는 수치이며, 이 성장세는 코로나 19가 글로벌 문제로 대두된 3월부터 급격히 이뤄졌다.

다운로드 수도 상승하여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의 경우 전체 1300억 건의 다운로드 중 약 40%에 달하는 530억 건이 게임으로 집계되었고, 모바일에서 발생하는 매출 중 80% 이상이 게임에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게임을 다운받은 게이머 1인당 0.71달러 이상을 지출했다는 보고서가 존재할 만큼 모바일게임에 대한 매출 역시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앱애니 강연(자료출처 NDC 홈페이지)
앱애니 강연(자료출처 NDC 홈페이지)

이러한 성장에는 신규 게이머들의 증가와 새로운 시장의 대두가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모바일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새롭게 유입된 게이머 중 상당수는 모바일게임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RPG, MMORPG 등 기존 강세 장르가 아닌 하이퍼 캐주얼 장르와 샌드박스 장르는 10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중 샌드박스 모바일게임 장르를 이끌어가고 있는 로블록스의 경우 2021년 1분기 사용자가 약 4,210만 명으로 나타났고, 전체 모바일게임 매출 1위(iOS 기준)를 기록하며 저연령층을 타겟으로 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시장의 대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코로나 19 사태 이후 아시아, 중동 및 라틴 아메리카와 같은 기존 모바일게임 매출이 높은 지역을 제외한 유럽, 인도 등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이중 인도는 코로나 19 사태 이후 세계 최대의 모바일게임 시장인 중국을 견제할 새로운 시장으로 대두됐다.

모바일게임
모바일게임

스태티스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인도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전체 인구의 30.8%에 불과하지만, 그 수는 1억 5,000만 명에 이르며, 2020년 게임 시장은 900억 루피(한화 약 1조 3천억)에 달하고 그중 모바일게임 매출은 3억 5천만 달러(한화 약 3,967억) 수준이다.

비록 매출이나 스마트폰 사용자는 다른 시장에 비해 떨어지지만,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실제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인도의 모바일게임 다운로드는 매년 170% 이상 성장하고 있고, 게임 역시 다양한 장르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폭발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스마트폰 보급률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게임 시장 역시 2022년 1,430억 루피(한화 약 2조 1,721억)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가능성이 풍부한 시장이기도 하다. 특히, 인도 모바일게임의 경우 약 30%의 게이머가 1천 루피(한화 약 1만 5천 원)를 지불하는 등 소득수준 대비 지출이 높아 전세계 게임 회사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중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크래프톤이 자사의 인기 배틀로열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인도 전용 버전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를 별도로 출시하는 등 다양한 게임사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스포츠
e스포츠

e스포츠의 풍속도 역시 코로나 19 이후 크게 달라졌다. 비록 오프라인 대회는 대다수 취소 혹은 무관중으로 축소 운영되고 있지만, 온라인으로 전환되어 여전한 인기를 누리고 있고, 2020년 3월 이후 대부분의 인기 스포츠 종목의 일정이 취소된 가운데, 그 틈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인지도를 크게 높였다.

다만 오프라인 이벤트의 수익을 거둘 수 없게 되자, 상당수의 중소 e스포츠 리그는 폐쇄 혹은 통합되었고, 리그오브레전드의 e스포츠 리그를 직접 운영하는 라이엇게임즈와 도타2의 글로벌 리그를 운영 중인 밸브의 사례에서 보듯 게임의 IP를 가진 회사가 직접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많은 대회가 폐쇄되었지만, 성장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게임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으로, 코로나 19 사태 이후 게임을 게임 스트리밍으로 시청하거나 즐기는 경우가 많이 늘어났고, 이러한 모습은 e스포츠의 관심도로 이어졌다.

e스포츠 매출 규모(자료출처-스태티스타)
e스포츠 매출 규모(자료출처-스태티스타)

스태티스타의 보고서에 따르면 e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은 2019년 3억 9천만 명에서 2020년 4억 3천만 명으로 증가했고, 시장 규모는 2020년 9억 4,700만 달러(한화 약 1조 7백억)로 소폭 하락했지만, 2021년 10억 8,400만 달러(한화 약 1조 2,292억)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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