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최강의 힘과 압도적 카리스마! 게임 속 강렬한 악당을 살펴보자!
(해당 기사는 지난 2020년 12월 10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수십 년 간 게임 속에서 종횡무진 악당으로 행세하고 있는 진짜배기 악당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의로운 주인공이 있다면 반드시 악당도 있는 법!]
꿀딴지곰 : 안녕하세요 조기자님. 이번엔 악당들을 살펴보는 시간이군요. 악당이라.. 잘 키운 악당 하나 열 주인공 안 부러운 것 아니겠습니까.
늘 주인공에게 극적으로 패배해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플레이어에게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기 위하여 악당들은 태생적으로 강하며, 개성적이고, 또 카리스마가 넘쳐왔었죠. 태생적으로 '멋'과 실력이 잘잘 흐를 수 밖에 없는 게 악당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기자 : 그렇습니다. 교수님의 말씀에 100% 공감하구요, 특히나 이런 악당들 중에는 주인공을 아득히 능가하는 전투력, 혹은 무기를 가진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죠. 한 방 절명기를 가진 악당 보스들도 있는 편이고요. 오늘 교수님께서 그런 여러 악당들 중에서 많은 시리즈에 걸쳐 악행을 일삼는 악당들을 몇몇 개 소개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꿀딴지곰 : 네 좋습니다. 당장 시리즈에 걸쳐 생각나는 악당들이 있긴 합니다. 이렇게 설명하다보면 또 다른 악당들도 생각나곤 하겠죠. 그러면 바로 출발해보도록 하시죠!
다만, 오늘 부탁드리고 싶은 얘기는.. 악당들에 대해 소개하다보면 스토리에 대한 네타(누설)가 있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출시된지 꽤 된 게임들이긴 하지만 스토리를 보고 싶지 않으신 분들은 죄송하지만 그냥 아래로 주욱 넘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_ㅠ
[세월이 흘러도 늘 건재한, 게임 속 최악의 악당들!]
꿀딴지곰 : 사실 게임 속에는 엄청난 악당들이 존재해왔습니다. 작게는 개인적인 원한으로, 크게는 국가를 위협하는 적국, 그리고 나아가 인류의 존망을 위협하는 외계인까지 게임 속엔 악당들이 한가득 있죠. 주인공이 일망타진해야 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악당들이 늘 게이머들의 앞을 가로막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난 점은, 과거의 게임에는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마왕이나 히로인(여주인공)을 납치하는 악당 등 처음부터 끝까지 ‘나쁜 놈’ 스타일의 1차원적인 악당이 주로 등장했었던 것에 반해 요즘의 게임들은 선악 구분이 모호해지는 흐름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본인은 의도치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고 저절로 상황상 악당이 되어 있다던가, 혹은 악당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처절한 이유가 있기도 하죠. 삼국지를 유비의 시선으로 볼 수도 있고 조조의 시선으로 볼 수 도 있는 것처럼 악당들의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도 결국은, 악당이란 게임의 중심이 되는 사건의 흑막이자, 원수로 등장해 주인공의 앞길을 막는 역할을 하게 되는 존재. 오늘은 그런 여러 고찰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 납치 외길 인생을 걸어온 뾰족 거북 악당 ‘쿠파’-
꿀딴지곰 : 공주 납치만 30년. 게임 역사상 가장 빛나는 아이콘으로 불리는 마리오도 쿠파가 없었다면 지금같은 인지도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쿠파군단의 통솔자이자 시간만 나면 버섯 왕국(피치 공주가 있는 왕국)을 침공하여 피치 공주를 납치해가는 전형적인 악당 캐릭터로 등장하는 쿠파는 처음 게임이 등장한 이래 무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마리오의 숙적으로 군림하며 마리오(게이머)에게 치이고 밟히며 최후를 맞이하고 있는 캐릭터인 것이죠.
꿀딴지곰 : 쿠파의 가장 큰 주특기는 위에서도 언급한 ‘납치’입니다.
매번 수 많은 부하들과 막강한 무기들을 앞세워 피치 공주를 납치하는 쿠파는 납치때 마다 마리오가 달려와 자신의 왕국을 초토화 시키며 공주를 구출하는 것을 수십 년간 반복한 ‘납치’ 업계의 전설적인 존재로 불리기도 하죠.
얼마나 ‘납치’를 많이 했는지 최근 작품에서는 버섯 왕국의 백성들이 피치 공주가 끌려갔다는 소식에 “마리오가 알아서 구해주겠지”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죠.
조기자 : 납치의 제왕!! 쿠파! 다만 지난 2013년에, 닌텐도 Wii로 출시된 ‘슈퍼 마리오 3D 월드’에서는 시리즈 최초로 쿠파가 피치 공주를 납치하지 않았었죠. ㅎㅎ
그때 수십 년간 이어진 마리오 시리즈의 법칙이 깨어졌다고 매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그때도 피치 공주를 납치하지 않았을뿐; 납치 업계의 대부답게 쿠파는 피치 공주를 제외한 나머지 왕국의 공주들 7명을 한꺼번에 납치해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꿀딴지곰 : ㅋㅋㅋ 워낙 시리즈의 출현이 잦고 인지도가 높다 보니 ‘쿠파’는 마리오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서 등장해왔습니다.
‘마리오카트’, ‘마리오파티’, ‘대난투 스매시 브라더스’ 등의 시리즈에서 꾸준히 등장하고 있기도 하며, 본가에서는 최강의 악당으로, 외전에서는 익살스러운 캐릭터로 맹활약을 이어가는 중이죠.
그리고 제가 느꼈던 쿠파의 반전 중 하나는, 이 대사였습니다. 이 몸도 이 왕국의 국민이다! 아.. 쿠파가 국민이었던 것입니다..
조기자 : 하핫. 저도 쿠파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떠오릅니다. ‘쿠파’의 이름이 한국의 ‘국밥’에서 유래됐다는 것 말이죠!
조기자 : 마리오의 아버지 미야모토 시게루가 한국에서 식사를 하던 중 ‘국밥’이라는 단어를 듣고 굉장히 강렬한 이름이라는 생각에 이를 최종보스의 이름으로 선택했다고 하더라구요.
꿀딴지곰 : ㅋㅋㅋ 저도 기억나네요. 한국에 왔었던 미야모토 시게루가 2012년에 직접 밝힌 내용이죠. 미야모토 시게루는 처음에는 ‘국밥’이 불고기같이 고기를 구워 먹는 음식인 줄 알았는데 한창 시리즈를 출시하던 나중에서야 밥을 말아 먹는 음식이었다는 걸 알았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기도 했지요. :)
- 15년을 이어온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최종보스 ‘아몬’
꿀딴지곰 : 국민 게임이라고 불리며, 전세계에 e스포츠를 대중화로 이끈 게임으로 널리 알려진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는 사실 멀티플레이 이외에도 뛰어난 싱글 플레이로 인정을 받은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중에서도 치밀하게 구성된 스토리의 경우 저그와 프로토스 그리고 테란 자치령 내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물고 물리는 이야기와 함께, 테란의 영웅 짐 레이너와 사라 캐리건의 애증관계, 그리고 프로토스의 몰락과 재기 등 블리자드 특유의 강렬한 스토리라인으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은 바 있지요.
꿀딴지곰 : 더욱이 10년의 공백을 깨고 등장한 ‘스타2: 자유의 날개’와 확장팩 ‘군단의 심장’은 뛰어난 설정의 싱글 플레이로 멀티플레이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했던 것이 사실이죠. 이러한 스타2에서 진정한 흑막이 드디어 마지막 확장팩 ‘공허의 유산’에서 등장하게 되니.. 그 주인공이 바로 ‘아몬’이라는 악당입니다.
조기자 : 아~ 스타크래프트 얘기를 하시길래, 여러 악당 중에서도 아몬을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꿀딴지곰 : 네. 프로토스와 저그를 탄생시킨 신적인 종족 ‘젤나가’ 중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지녔던 ‘아몬’은 곧 타락하여 수많은 형제들과 전쟁을 벌였으며, 테란과 저그 그리고 프로토스 세 종족을 이용해 부활을 꿈꾸며 전 우주를 암흑으로 물들게 하려는 그야말로 스타 시리즈의 최종 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꿀딴지곰 : 스토리를 조금 더 말씀드리면, 자유의 날개에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아몬’의 존재를 가장 먼저 눈치챈 이는 프로토스의 영웅 ‘제라툴’입니다.
저그와 프로토스가 결합한 ‘혼종’을 막기 위해 예언을 찾아 나선 제라툴은 저그의 ‘초월체’(오버마인드)를 처치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테사다르’의 영혼으로부터 어두운 그림자가 저그와 혼종을 이끌며 프로토스의 항전에도 전 우주를 손아귀에 넣는 예지를 보게 되고, 이내 숨겨진 흑막인 어둠의 목소리(‘아몬’)를 처음 인지하게 되지요.
특히, 확장팩인 ‘군단의 심장’에서는 더욱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는데, 젤나가가 창조한 종족인 저그는 사실 난폭하며 학살을 자행하는 종족이 아닌 순수성을 지닌 종족이었지만, ‘아몬’이 ‘초월체’를 창조하여 저그의 자유의지를 속박했고, 이내 ‘프로토스를 파괴하라’라는 명령을 심어 넣어 지금의 저그가 되었다는 것이죠.
꿀딴지곰 : 여기에 ‘초월체’에게 감염된 캐리건 역시 ‘아몬’의 영향을 받았지만, 이후 ‘테사다르’의 희생으로 초월체가 사망하고 이후 레이너가 인간으로 되돌린 것에 이어 스스로 최초의 산란못에 몸을 담가 원시 ‘칼날 여왕’으로 다시 탄생하면서 저그 군단 전체가 ‘아몬’의 적으로 돌아서 일이 점차 꼬이게 된 겁니다.
더욱이 수족이었던 ‘나루드’가 캐리건과의 일전 끝에 사망했고, 프로토스의 핵심 인물 제라툴 역시 ‘아몬’의 존재를 인지하고, 적대하고 있으며, 나루드를 통해 알게 모르게 ‘아몬’에 협력하고 있던 테란 자치령의 황제 ‘악튜러스 맹크스’가 짐 레이너 특공대와 캐리건의 협공으로 사망하여 ‘발레리안 멩크스’ 정권이 들어서며 ‘아몬’을 적대시하는 상황까지...
하지만 캐리건이 인간으로 될 때 분산된 에너지를 모아 ‘아몬’에게 바친 나루드가 아몬이 다시 완전히 부활했음을 암시했으며(나루드가 사망하면서 남긴 유언이 바로 “아몬은 이미 돌아왔다”) 수 많은 혼종들과 프로토스의 지지 세력들 그리고 정체불명의 생명체인 ‘보이드 트래셔’까지 이제 완전히 하나의 세력을 꾸려 전 우주를 휩쓸 준비를 마친 상태로 가게 되죠.
꿀딴지곰 : 이 ‘아몬’의 행보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것이 바로 스타2의 마지막 확장팩 ‘공허의 유산’으로, 이 확장팩에서 15년을 이어온 스타 시나리오의 끝판왕 ‘아몬’의 행보가 드디어 종지부를 찍게 됩니다.
아몬은 사라지고, 케리건은 젤나가가 되어 필멸의 육신을 버리고 무한의 순환에 종지부를 찍는..
비록 '스타크래프트2'가 전작에 비해 망하긴 했지만, 블리자드의 이 캠페인은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
- 배신자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의 ‘셰퍼드’ 장군
꿀딴지곰 : 등장과 함께 영화적인 연출과 뛰어난 스토리라인으로 FPS에 새로운 장을 연 '콜오브듀티' 시리즈에는 유난히 인상 깊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하죠.
그중에서도 전세계 FPS 게이머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준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콜오브듀티'의 외전인 '모던워페어2'에서 등장한 ‘허셸 폰 셰퍼드 3세’, 이른바 ‘셰퍼드’ 장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중에서 미 육군의 장군으로 등장하는 ‘셰퍼드 장군’은 주인공 소프와 언제나 복면을 쓰고 다니는 든든한 아군 고스트, 그리고 프라이스 대위가 소속된 특수부대 ‘테스크 포스 141’의 사령관이기도 한 인물인데요, 아프가니스탄에서부터 전장마다 맹활약을 펼치며 장군의 자리에 오른 그는 전쟁영웅으로서 미국 국방부의 신뢰를 얻게 되지요.
꿀딴지곰 :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었으니... 바로 미국을 침공하는 테러리스트들을 방조하고 내부의 세력을 숙청함으로써 이후 벌어지는 세계 3차대전의 발발을 이끈 장본인이 바로 그 라는 것이었죠.
그는 러시아 자카에프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테러(‘리멤버 돈 러시안’의 그 미션)을 사전에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하여 러시아와 미국이 극한의 갈등을 빚는데 일조하며, 전세계에 전쟁의 불씨를 심기 시작하게 됩니다.
더욱이 러시아의 공수부대의 침공으로 미국 백악관이 쑥대밭이 된 틈을 타 자신이 지시한 비밀작전을 수행한 ‘태스크 포스 141’ 부대원들을 함정을 판 사지로 몰아 넣어 입막음을 하려고 했다는 것은 충격이었죠.
특히, 이 작전이 셰퍼드의 함정인 줄 몰랐던 로치와 고스트가 간신히 적진을 뚫고 정보를 획득한 채 복귀 지점으로 돌아왔을 때 셰퍼드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은 게임을 진행하던 FPS 팬들 모두에게 엄청난 충격을 받게 만들었습니다(사지를 뚫고 안전한 곳에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가시기도 전 아군의 사령관의 총격에 사망하는 것을 1인칭으로 지켜본 순간은 어떤 반전 영화보다도 충격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꿀딴지곰 : 이후 끝까지 그의 존재를 의심한 ‘프리이스’ 대위와 간신히 지옥에서 살아남은 ‘소프’가 대원들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셰퍼드를 쫓고 이후 정글에서의 끊임없는 추격 끝에 도망치는 그를 따라잡게 됩니다.
하지만 셰퍼드 장군은 예사롭지 않은 격투실력으로 둘을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구요, 끝까지 엄청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죠. 그래도 결국 게임의 정해진 수순은 수순. 결론은 결론! 셰퍼드 장군은 프라이스 대위를 죽이려다 결국 소프가 던진 나이프에 눈이 찔린 후 사망을 하게 되지요.
비록 미국의 입장에서는 역적이나 다름없지만, 전작에서 벌어진 핵폭발로 휘하 부대 3만명을 모두 잃고 이를 묵인하는 세계에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음모를 꾸미는 셰퍼드는 FPS 장르를 넘어 스토리가 중요시되는 RPG에서도 보기 드문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로 손꼽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고스트가 사망하는 충격적인 장면에 이어 게임의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는 흔들리는 상태(셰퍼드에게 너무 많이 맞아서 정신을 못 차린..)의 ‘나이프 던지기’는 게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순간이라고 하겠습니다. ^^
- 바이오쇼크 / 지옥보다 못한 현실을 만든 독재자 ‘앤드류 라이언’
꿀딴지곰 : 어둡고, 절망적인 세계를 다룬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표방한 작품은 많지만, 2K 게임즈의 ‘바이오쇼크’처럼 이를 현실적이고, 실감나게 다룬 게임도 드물다고 하겠습니다.
해저도시 ‘랩처’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을 다룬 1편과 2편 그리고 천상의 세계 같지만, 온갖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한 기이한 공중도시 컬럼비아를 배경으로 하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티’ 등 바이오쇼크 시리즈는 독재와 차별 그리고 한 지도자의 잘못한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다룬 심도 깊은 스토리로 게이머들의 호평을 이끌어냈었죠.
이 '바이오쇼크' 시리즈가 시작된 무대, 해저도시 ‘랩처’를 설계하고 수 많은 사건의 원인이 된 인물이 바로 오늘 얘기하고 싶은 인물, '앤드류 라이언'입니다.
러시아 혁명에서 도망쳐 온 미국에서 사업을 일으켜 억만장자가 되었으나, 미국의 뉴딜 정책과 같은 사회 복지주의 정책에 불만을 품은 앤드류 라이언은 개개인의 발전이 ‘위대한 사슬’을 이룬다는 극한의 자유주의 사상을 주장하며, 자신의 재산을 쏟아 부은 해저도시 ‘랩처’를 설계하고 이를 새로운 유토피아라고 칭하게 되지요.
꿀딴지곰 : 사회 엘리트 계층과 수 많은 시민들과 함께 ‘랩처’에 입주해 자신들 만의 국가를 선포한 그는 법과 종교, 세금 그리고 도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사람들의 자유에 맞기는 극한의 자유주의에 입각한 정책을 실시하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무한의 자유’는 ‘무한의 경쟁’을 의미했고, 곧 경쟁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속출하지만 실패한 이들을 구제해줄 사회 보장 장치가 없어 이들은 곧 하층민으로 전락해 비참한 생활을 하기에 이르게 되지요.
더욱이 ‘프랭크 폰테인’이라는 인물이 지상의 물품을 제공하는 밀수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데 이어 ‘폰테인 미래회사’를 설립하고, 복지제도를 펼치며 하층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으며, ‘랩처’의 2인자로 거듭 나게 되자 앤드류 라이언’과의 갈등이 심각해지죠.
더욱이 폰테인이 환각과 함께 상처를 치유하는데 탁월한 ‘아담’이라는 물질을 ‘바다 민달팽이’에서 발견하고 이를 판매하며 전 랩처가 '아담'의 탐욕에 빠졌으며, ‘바다 민달팽이’를 사람에게 심어 넣을 경우 통상의 20배가 넘는 아담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반 인륜적인 신체 실험을 계속하는 등 랩처는 서서히 광기에 휩싸이게 됩니다.
꿀딴지곰 : 더욱이 폰테인을 제거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한 ‘앤드류 라이언’ 때문에 온 도시가 쑥대밭으로 된 것에 이어 결국 폰테인을 제거했지만, 이후 아틀라스라는 인물이 등장해 또 다른 내전에 휩싸이며 랩처는 결국 완전히 와해되고 말죠.
더욱이 아담의 부작용으로 온 몸에 변이가 생기고 미치광이가되는 ‘스플라이서’가 속출한데 이어 어린 소녀들에게 ‘바다 민달팽이’를 삽입시켜 ‘아담’을 생산하는 도구로 만든 ‘리틀시스터’와 이를 지키기 위해 신체의 장기를 제거하고 강화복에 집어넣어 만든 ‘빅대디’가 등장하는 등 유토피아를 꿈꿨던 도시 ‘랩처’는 괴물들과 반인륜적인 실험이 자행되는 지옥으로 변하고 만 상황.
결국 극한의 자유주의를 꿈꿨던 앤드류 라이언은 기본적인 ‘행복 추구권’ 보다 자유를 위에 두는 오류를 범했고, 자유를 강제하는 사회에서 경쟁에 실패한 이들은 앞으로도 영원히 실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말게 되는데요, 절망에 빠진 이들은 곧 사회가 혼란해지자 폭도로 바뀌었고, 다른 곳으로 도망칠 길이 없는 ‘해저도시 랩처’는 곧 절망에 빠진 실패한 도시로 남게 되어 버립니다.
이처럼, 뛰어난 사업수완을 가졌으나 잘못된 생각으로 사람들을 이끌어 하나의 사회를 지옥으로 만든 앤드류 라이언은 사상가나 정치가가 어떻게 무너져 내리는지, 완벽한 사회 혹은 완벽한 제도로 포장된 곳이 어떻게 타락하는지 게이머들에게 생생한 체험을 남겨주며 깊은 인상을 남긴 캐릭터로 남게 되었습니다.
- 영원한 소닉의 숙적, 닥터 에그맨
꿀딴지곰 : 쿠파가 나왔다면, '바람돌이 소닉'의 끝판 대장 ‘닥터 에그맨’도 안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둥글둥글 하니 아주 귀엽게 생겼지만 매번 소닉을 괴롭히는 아주 나쁜 악당이죠.
닥터 에그맨은 아이큐가 300이 넘는 천재 과학자인데, 메카닉에 미친 전형적인 매드 사이언티스트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전 세계를 ‘에그맨 랜드’로 바꾸려는 야심을 품고 있고, 동물들을 전부 기계로 바꿔버리곤 했지요. 그래서 소닉이 그 기계 동물들을 부수면 다시 동물이 되어 도망친다든지, 꽃이 된다든지 하는 식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죠.
조기자 : 아아 소닉을 플레이할 때 왜 적들을 공격하면 동물이 되서 사라지는지 이제 대충 알겠네요. 메카닉에 미친 천재 과학자다 보니 매번 소닉의 보스로 등장할 때도 기계를 타고 등장하는 것이었군요. 생각해보니 참 다양한 메카닉으로 소닉과 대결해왔던 것 같습니다. 너무 끈질겨서.. 아이큐가 높다든가 기계를 잘 만든다는 것 보다.. 그 열정에 상을 주고 싶네요 (-_);;
꿀딴지곰 : 추가하자면, 초창기에 닥터 에그맨은 꽤나 귀여운 캐릭터로 등장을 했었는데, 갈수록 더욱 매드 사이언티스트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지요. 뭐랄까, 귀여운 인형 같은 모습에서 조금씩 더 포악해진 느낌이랄까요?
꿀딴지곰 : 특히나 북미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한 닥터 에그맨은 전형적인 악당 형태로 탈바꿈되기도 했지요. 또 둥글둥글했던 머리가 꼬깔콘 처럼 변해버린 부분은 썩 좋아보이진 않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초창기의 귀여운 모습이 더 좋습니다만.. 세가가 그렇게 한 건데 어쩔 수 없지요.
- 스트리트 파이터2 부터 이어지는, 불멸의 악당 '장군'
꿀딴지곰 : '스트리트 파이터2' 시절부터,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의 대명사로 불리우던 장군 입니다. 베가라고 부를지 바이슨으로 부를지 헷갈리는 분들이 많아서, 그냥 알기 쉽게 장군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사실 이 장군 캐릭터는 게임 내 컨셉 외에, 등장때부터 표절 일색이었죠. 제대로 악당다운 등장이라고 하겠습니다.
조기자 : ㅎㅎㅎ 그렇게 되네요. 등장부터 표절 논란이 있었던 캐릭터였어요.
꿀딴지곰 : 나치를 표현한 듯한 그 모습.. 상당히 익숙했었죠. 당시 일본 만화 중 '리키오(力王)'라는 만화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등장하는 '와시자키'라는 캐릭터가 끝판왕과 상당히 흡사하죠. 비교해보시면 완전 판박이 입니다. ^^;
조기자 : 크~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소위 요즘 인터넷 유행어로 '빼박캔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것 뿐만이 아니지 않나요? 사실 예전에 이 캐릭터를 베낀 거라는 얘기도 있었지 않습니까. '제도물어(帝都物語)'라는 만화에 비슷한 캐릭터인 마인 가토(加藤)가 있어서 그 캐릭터를 벤치마킹했다는 얘기도 있었죠. 이렇게 보니 전형적인 나치의 군관 같은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네요.
꿀딴지곰 : 이 장군 캐릭터의 게임 내 설정은 국제 범죄조직 섀도우 로우의 총수이자 '사이코 파워'를 사용하는 초능력자로 묘사되는데요, '스트리트 파이터 1'에 최종 보스였던 사가트를 밀어내고 '스트리트 파이터 2'에 최종 보스로 처음으로 등장했죠.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등장한 것은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쉬 부터구요.
이 장군 캐릭터는 이후 '스트리트 파이터3'에는 나오지 않았으나, 그 전후 다양한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 등장하면서 종횡무진했고, 급기야 '스트리트 파이터4'와 '5'에서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강 캐릭터의 입지를 지키고 있습니다.
조기자 : 생각해보면, 장군 캐릭터는 시리즈 별로 약했던 적이 거의 없어요. 최악, 최흉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캡콤에서도 절대 약하게 만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도 들고요.
그중에서도 스트리트 파이터 2 대시 부터 장군의 활약은 정말 두드러졌다고 할 수 있지요. 특히 저는 장군의 '더블 니 프레스'와 '사이코 크러셔' 기술은 사기에 가깝지 않나.. 말하고 싶습니다.
꿀딴지곰 : 네 그렇죠. 사이코 크러셔...이 기술이죠. 초능력으로 돌진하는 기술... 이 '사이코 크러셔'의 장점은 관통 + 가드 대미지 + 딜레이 없음에 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2 대시'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강 공격을 뻗을 경우 적에게 최대 6번의 가드 대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어지간한 공격 맞은 것 만큼의 대미지를 줄 수 있는 거죠.
비슷한 공중 돌격 계인 혼다의 박치기나 블랑카의 롤링어택과 비교해봐도 훨씬 사용성이 높습니다. 게다가 맞춘 다음에 가드 대미지도 없어요. 즉, 마음껏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약 공격으로 가드 대미지를 2회쯤 주고 다시 기본기 견제하다가 또 쓰고 또 쓰고.. 그런 식으로 상대방을 말려죽일 수 있는 겁니다.
조기자 : 극한의 공격력 + 리스크 제로 인 기술... 이런 게 바로 사기 기술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꿀딴지곰 :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장군은 더블 니 프레스라는 강력한 사기 기술을 하나 더 가지고 있습니다.
꿀딴지곰 : 이 기술도 정말 말도 안되는 기술 중 하나였죠. 이건 뭐.. 발동도 빠르고 딜레이도 없는 전형적인 사기 기술로, 약손에서 연계 콤보로 이을 수 있고, 또 맞춘 후에도 강발 등의 추가타를 낼 수 있습니다. 심지어 2번의 가드 대미지도 줄 수 있죠.
즉, 적이 뭐 좀 한다 그러면 가드하든 공격하든 발동시키면 그만입니다. 거기에 이 더블 니 플레셔로 장군은 무한콤보를 할 수 있습니다! 무한 콤보!!!
조기자 : 아 장군의 무한콤보는 그야말로 극악이죠;;
꿀딴지곰 : 아래 약속 2번, 상단 약손 1번, 더블 니 프레스, 강발 로 무한 콤보가 가능합니다. 즉, 장군에게 승룡권을 한 번 헛치거나 반달 등을 한 번 헛치더라도 그 라운드는 상납했다고 봐야하는 거죠.
그래서 장군은 2개의 사기 기술로 인해 '스트리트 파이터2 대시'의 최고 강캐릭터 중 하나로 손꼽히게 되었고, 이후 '스트리트 파이터2'의 수많은 시리즈, 퍼즐 파이터 등에도 등장하면서 역대 최고의 악당 캐릭터 중 하나로 군림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기자 : 자아 교수님.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게임 속에서 십수 년 간 활약해온 악당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또 이런 스토리 중심의 게임들이 땡기네요. 특히 오래전에 즐겼다가 손을 놓은 '바이오쇼크' 시리즈는 꼭 한 번 다시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꿀딴지곰 : 네 사실 엄청난 악당들이 더 많은데, 오늘은 이정도로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조기자 : 흐흐. 오늘 소개해주신 악당들만 해도 대단합니다. 즐거웠습니다. 교수님.
꿀딴지곰 : 저도 즐거웠습니다. 조기자님. 그럼 조심히 들어가시구요.
조기자 : 자아! 이번 시간에는 '게임 속 극한의 악당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