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글로벌 선구자..한국 PC 게임의 레전설, '라그나로크 온라인'
(해당 기사는 지난 2020년 12월 17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 겜덕연구소를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긴 게임업계의 역사 중에서 역대급 수출 게임으로 군림하고 있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정한 글로벌 프로티어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
꿀딴지곰 : 안녕하세요 조기자님. 오늘은 또 단일 게임을 하나 주제로 들고 나오셨군요. 국산 수출 게임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게임인 '라그나로크 온라인'!! 그야말로 한국 게임사에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레전설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조기자 : 넵. 사실 저는 2000년대 초부터 그라비티를 담당하면서 이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굉장한 애착이 있기도 합니다. 우선 만화가 이명진 씨와도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분이 있던 사이이고, PC 온라인 게임 계약을 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게임의 성장을 봐왔습니다. 그래서 언젠간 한 번 제대로 다뤄보고 싶었는데 그게 오늘이 됐네요. ^^
꿀딴지곰 : 오오. 그렇군요. 저희가 이전에 '스트리트 파이터2', '버추어 파이터', '슈퍼로봇대전' 등의 게임들을 하나의 주제로 다룬 적이 있었는데요, 이렇게 국산 PC 온라인 게임을 기준으로 다룬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관리하셨으면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관련된 숨겨진 뒷 얘기들도 많이 알고 계시겠군요. 오히려 오늘은 제가 양념을 치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시작, 이명진 만화가]
조기자 : 사실 이 '라그나로크'가, 게임이라고 아시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원래는 만화였죠. 이 포스팅을 보시는 분이라면 기억하실 겁니다. 이명진 작가님이라고. 고등학교때 데뷔했던 천재 작가님이 계시거든요.
그 작가님이 고등학교때 연재했던 만화가 바로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 이었습니다.
꿀딴지곰 : 기억하다마다요. 나오자마자 100만부 판매를 이뤄낸 전설같은 만화 아니겠습니까. 우리 국민의 단련된 힘을! 오늘 한 번 보여주자!!! 이 부분이 특히 기억납니다.
조기자 : ㅎㅎㅎ 싸움 천재 남궁건의 일대기! 당시 소년 챔프에 연재됐던 만화 였는데, 혜성처럼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고 바로 연재를 시작했었죠. 그때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었어요.
그런데 이분을 뜻하지 않게 오프라인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만나게 된 곳이 바로 오락실입니다. 왜냐.. 이 이명진 작가님이 '버추어 파이터' 매니아였거든요. ㅋㅋ
조기자 : 그것도 토네이도라는, 국내 정상급 팀 소속이었습니다. 토네이도는 '버파2' 말기 시절 국내 최대 대회인 엣지 배틀에서 아키라꼬마가 속한 리플레이즈를 꺾고 국내 최정상에 오른 팀입니다. 이 작가님은 정식 전투원? 은 아니었고.. 객원같은 느낌이었지만 토네이도 소속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던 분이었죠.
꿀딴지곰 : 오, 버파2 최종 우승 토네이도팀! 그때 조기자님은? 대회 참가 안하셨나요?
조기자 : 하하. 제가 속한 팀은 버파2 마지막 엣지 배틀에서.. 8강 탈락했죠. OTL....
얘기가 산으로 갔는데, 여튼 이렇게 이명진 작가님이 시간이 지나 군대를 다녀온 후 '라그나로크'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하더군요. 정식 연재 전에 한참 스케치와 설정이 그려진 연습장을 가지고 양재 메가존이라는 오락실에 오셨던 터라 그때 설정도 보고 몇 번 얘기를 듣기도 했었었습니다.
꿀딴지곰 : 오 라그나로크 만화책! 오랜만이네요. 새삼 반갑습니다!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만화였죠.
조기자 :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라비티에서 PC 온라인 게임을 제작한다고 하여 IP를 찾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요, 어느날 이명진 작가님이 관련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고 하더군요.
꿀딴지곰 : 아하. 역사적인 순간이군요.
조기자 : 후담이지만 김정률 회장이 다른 IP와는 조건이 안맞아서 못하고 있었는데, 작가님이 적당한 수준으로 맞춰서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고 들었었네요. 여튼 그렇게 계약이 된 후,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빠르게 만들어졌구요,
2001년 11월 1일부터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게 됩니다. 저는 당시에도 기자였기 때문에 정식버전 이전에 실시되는 게임성/밸런스를 테스트 하기 위해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귀엽고 몰입도가 높은 게임이었어요.
꿀딴지곰 : 기념비적인 오픈 베타 테스트! 제가 알기로 정식 서비스 전에 일본에도 진입했었죠?
조기자 : 그렇습니다. 2001년 11월 28일, 그라비티에서 오픈 베타 테스트 중인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일본어 서버가 오픈되었습니다. 이미 일본어로 다 바뀌어진 버전이었고, 한마디로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처음부터 해외 서비스를 예상하고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시작부터 글로벌로.. 날개를 달다!]
조기자 :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행보는 상당히 고무적이었습니다. 국내 기준으로 2001년 1월 24일을 기점으로 회원수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동시 접속자수는 3만 5천여 명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일본어와 영어로 운영중인 해외 베타 서비스도 각각 10만 명의 회원을 확보했으며, 동시 접속자는 각각 5천 명, 2천5백 명 정도라고 그라비티가 발표했었죠. 실제로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정식 서비스를 하지 않은 2001년에 대한민국 게임대상 인기게임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증거죠.
그리고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드디어 2002년 8월 1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게 됩니다. 정확히는 그때부터 유료화를 시작하게 된 것이죠 ^^
가격은 한 달에 22,000원(부가세 포함)이며, 2개월, 3개월 치를 미리 결제할 경우에는 각각 41,800원, 59,400원 등으로 일정 비율의 할인 혜택을 주었습니다. 또한 PC방의 경우는 선불 정액제면 33,000원, 선불 정량제면 300시간 당 77,000원으로 책정되고 다양한 요금 제도와 할인제도가 적용되도록 했습니다.
조기자 : 상당히 인상적인 점은 이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초반부터 굉장한 인기와 맞물려, 여러가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행보에도 적극적이었다는 점입니다.
일례로 ㈜삼성전자, ㈜써니YNK와 공동 마케팅 계약을 진행했고, 또 2002년 4월에 있던 E3 게임쇼에서 이미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으로 4백만 달러의 수출 계약 실적을 따냈습니다.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의 게임업체와의 상담에서 계약금만 400만 달러에 이르는 계약실적을 올렸던 거죠.
꿀딴지곰 : 와.. 정식 출시 전부터 어마어마한 행보를 걸었는데요? 계약금만 400만 달러면.. 현재 환율로도 43억 6천만 원선. 사실 PC 온라인 시장이 막 열렸던 당시로써는 굉장한 행보가 아닐 수 없군요.
조기자 : 뭐.. 세상의 모든 게임 서비스 업체들이 침을 흘리며 달려들던 시기입니다. 이렇게 수출 행보는 곧 어마어마한 인기로 돌아왔습니다. 2002년도에 서비스를 시작한 대만 서비스는 서비스 10일 만에 동시접속자 4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죠.
꿀딴지곰 : 예전에 일본의 비디오 게임들이 해외로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던 그런 느낌이 한국에도 있었던 거군요..
조기자 : 심지어 대만에서는 2002년 8월12일에 김학규 개발이사와 원작자 이명진씨를 초청해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었죠. 또한 대만 타이페이 컴퓨터 응용 전람회에서 8월6일, 본격적인 관련제품 판매에 앞서 실시한 판촉이벤트에서는 한정 판매품인 패키지가 모두 팔려 품절되기도 했을 정도로 대만에서의 '라그나로크'의 인기는 굉장했습니다.
조기자 : 대만지역 베타 서비스에 이은 정식 상용서비스는 어땠을까요? 신화에 가까웠습니다. 2002년 10월 22일 상용화를 실시한 이후 첫날 6만 2천 명을 돌파한데 이어 주말동안 그 기록을 뛰어넘으며, 26일 상용화 5일만에 동시 접속자 8만 2천 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죠.
꿀딴지곰 : 경이로운 기록이군요. 그러면 유료 전환율은 얼마나 됐나요?
조기자 : 하하. 압도적이었습니다. 오픈 베타 때와 비교할 때 90%에 가까운 유료 전환율을 보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건 정말 말도 안되는 기록이에요.
대만만 그런 게 아니었어요. 2002년도에 일본에서의 인기도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일본에서만 동시 접속자수가 3만 5천 명을 넘었고,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일본 동경에서는 순수 유저 주최의 '제2회 라그나로크 페스티벌'이 개최되기도 했죠.
약 500평 규모의 '동경산업플라자 대전시실'에서 열린 이 행사는 1회때 80여 개의 클럽에 4천 명에 가까운 라그나로크 팬들이 운집했으나 2차 라그나로크 페스티벌에는 지난해의 5배에 가까운 400여 개의 클럽이 참가신청을 마쳤고, 약 1만여 명의 팬들이 운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기자 : 추가로 중국도 난리가 났습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중국에서 2003년 1월 말 오픈베타를 시작하여 5월 말 상용화를 단행, 4개월이라는 짧은 오픈 베타 기간에도 불구하고 유료 동접 1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또 일본에서는 2003년 7월 2일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주관으로 열린 '한,일 컨텐츠 교류 설명회'에서 일본 최대 IT기업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라그나로크를 일본 온라인 게임시장에서의 성공사례로 언급하며 이로 인해 한국 온라인 게임의 가능성을 확인, 지원과 유치를 위해 투자할 결심을 굳혔다"고 밝힌 것이 화제가 되었었죠. (이는 후에 인수되어 사실로 증명...)
꿀딴지곰 : 아 그 신의 손으로 불리우는, 현재는 쿠팡의 인기를 만들어낸 손정의 회장이 이때부터!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적당히 양념을 쳐주시는 교수님의 모습)
조기자 : ㅋㅋㅋ 추가로, 대만 소프트 월드社는 2002년 8월 6일부터 대만에서 오픈 베타를 시작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최고 동접 20만 5천 명을 돌파하며 대만 온라인 게임 사상 최고의 동접자 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2002년 8월 6일부터 대만에서 오픈 베타를 시작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당시 0.4초에 한 명씩 회원이 가입하는 기록적인 속도를 보였고, 유료 회원수가 160만 명에 이르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죠. 다시 봐도 경이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라그나로크 온라인, 수많은 상을 휩쓸며 문화를 전파하다]
조기자 : 이러한 행보를 바탕으로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각종 상이란 상은 다 휩쓸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살펴보면, 우선 2003년부터 2005년까지 3년 연속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수출대상을 수상했죠.
조기자 : 지난 2004년 12월16일, 2년 연속으로 상을 수상했을때 그라비티의 김정률 회장은 "문화콘텐츠 수출 대상을 2번씩이나 수상하게 되어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비폭력, 비선정, 비사행성 온라인 게임으로 세계인을 공략한 것이 오늘의 기쁨을 안겨주었다고 생각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오리콘 차트에서 5년 연속 최다 유저수 1위를 기록했고, 미국 MMOsite 2006년 게임상, 인도네시아 게임쇼 2008에서 인기 MMORPG 3관왕, 아시아 온라인게임 어워즈 2011에서 필리핀 최고 인기게임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수상 이력을 자랑했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했죠.
꿀딴지곰 : 아까 말씀하신대로의 인기라면 수출 대상을 휩쓸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이러한 해외 수출의 강점으로 엄청나게 많은 국가에 수출된 걸로 아는데요, 얼마나 수출이 된 거죠?
조기자 : 2001년부터 2005년까지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해외 수출 타진은 엄청났습니다. 특히 2004년 1월 12일에 브라질과 인도 계약이 기억에 남는데요, 이유는 이들 국가에는 다른 PC 온라인 게임 보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국내 최초로 수출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태국, 러시아, 브라질에는 국내 온라인게임 최초로 현지에 진출한 사례로 보고됐죠. 무슨 얘기냐하면, 태국이나 러시아, 브라질 등에서는 '리니지' 보다도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먼저 접했다는 겁니다.
또 2003년 12월23일에 그라비티는 독일 미디어사인 'BURDA HOLDINGS INTERNATIONAL社'사와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대한 100만 달러 상당의 유럽 지역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조기자 : 이 계약은 유럽 지역에 대한 1차적 계약으로 독일 최대의 미디어 회사 가운데 하나인 HUBERT BURDA MEDIA COMPANY(HUBERT BURDA)의 신규 사업 본부인 BURDA HOLDINGS INTERNATIONAL社(BHI사)와 체결되었으며, 독일을 비롯하여 스위스, 오스트리아, 터키, 그리고 이탈리아 등 유럽 5개국 서비스를 포함하는 것이었죠.
꿀딴지곰 : 당시엔 정말 한국이 PC 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이라는게 부끄럽지 않았던 시기네요...;ㅁ;
조기자 : 그결과 지난 2012년에 그라비티에서는 일본, 대만, 태국,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 지역은 물론, 유럽과 북남미,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5대양 6대주에 진출해 있다면서 2012년 기준으로 76개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꿀딴지곰 : 76개국!!! 아프리카까지 뻗어나간 '라그나로크 온라인'! 그러면 지금은 수출이 어느정도 되고 있는 건가요??
조기자 : 지금은.. 놀라지 마세요. 자그마치 93개 지역에서 서비스 중입니다. 정말 엄청난 기록이죠. 그리고 누적 매출액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국내 게임 운영 수익 및 해외 매출을 더한 것이 1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조기자 : 사실 저는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수출이 얼마나 됐다, 이런 것 보다.. 한국의 문화를 수출한 K-게임 1세대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러가지 한국의 정서를 전달했을 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이나 OST, '라그 페스티벌' 등 게임을 즐기는 문화를 수출했다는 것이 더 큰 것 같거든요.
세계인들이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좋아하고, 그 걸 바탕으로 모여서 놀고 즐기는 그 자체가 너무 자랑스러웠던 거죠. 그게 현재까지도 '라그나로크' 라는 게임에 애착을 가지게 되는 이유구요.
조기자 : 대표적인 것이 바로 '라그 페스티벌' 입니다. 국내에서도 2002년부터 '라그온라인'의 팬덤이 모여서 게임행사가 개최됐구요, 이러한 분위기는 일본과 해외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특히나 저는 태국 5개 도시 순회 페스티벌이 기억에 남습니다. 방콕의 '파나소닉 메이저 시네플렉스' 광장에서 4천여 명의 유저가 참석한 'RO FUN FAIR'.
태국 '라그나로크' 상용화 1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태국 파트너사인 '아시아 소프트'에서 개최한 이 행사는 태국지역에서 상용화 1년여 만에 동접자가 7만 9천명에 이르는데 일조하는 원동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조기자 : 또 그라비티는 2005년에도 인도네시아의 '라그나로크' 서비스社인 PT. LYTO DATARINDO FORTUNA(이하 리토社)를 통해 '수라바야', '족자카르타', '반둥', '자카르타' 등 인도네시아의 4개 주요 도시를 순회하며 '라그나로크 페스티벌II'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꿀딴지곰 : 오.. 이렇게 국가 별로 돌다니 대단합니다. 이런 게 바로 문화 전파 콘텐츠!! 이거 뭐 K팝에 비교할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딱히 관심이 없어서인지 국내에서는 잘 몰랐는데, 국내에서도 개최되었던 거죠?
조기자 : 그럼요. 당연하죠. 국내도 당연히 라그 페스티벌이 개최됐죠! 굉장히 반향이 뜨거웠던 행사였습니다 교수님 ^^ 저는 그 당시 홍보 모델이었던 이효리 씨가 생각나네요.
조기자 : 이런 '라그 페스티벌' 같은 문화 행사 외에도 그라비티는 e스포츠의 효시라고 할 수 있는 각국 대표 대회들도 꾸준히 열었고, 또 게이머들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 확장 행보를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OST를 내기도 했죠.
2006년 5월 15일일 겁니다. 그라비티는 약 5개월 간의 기획 및 제작 기간을 거쳐 완성된 OST를 발표했습니다.
조기자 : 이 OST는 고급스러운 디지팩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며 아리아를 포함한 5개의 보컬곡과 오리지날 BGM 등 총 27곡의 음악이 수록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한층 업그레이드된 음감과 리메이크를 통한 새로운 느낌의 음악은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음악 선율을 선사했지요.
그리고 그라비티는 2007년 1월25일에 벅스, 뮤즈, 도시락, 뮤직온 등 국내 대표 7개 음악 사이트를 통해 출시함으로써 '라그나로크'의 보컬곡을 비롯한 27곡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습니다.
조기자 : 애니메이션도 빠질 수 없겠죠. 그라비티는 3월 25일부터 28일까지 동경 오다이바 임해 지구의 빅사이트 전시장에서 열린 동경 국제 아니메 페어 2004에 참가해 '라그나로크 애니메이션'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2004년 4월 7일.. 일본내 방영을 시작한 '라그나로크 디 애니메이션'은 일본에서 높은 기록을 보였는데요, 당시 그라비티의 발표에 따르면 이 애니메이션은 1회 방송에서 1.7%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첫 방송부터 해당 주 같은 시간대의 프로그램 중 5위에 올라서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조기자 : 이러한 그라비티의 문화 확장 정책은 2020년에 이르는 지금까지도 주욱 이어져, 계속 게이머들과의 소통 행보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9년에 열린 '지스타 2019'에서도 그라비티는 자사의 게임 뿐만 아니라 솜사탕, 인형 등으로 게이머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기자 : 정말 귀엽죠? ㅎㅎ 이러한 행보는 계속 되어, 올해에도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오리진 스낵'이나 '라그나로크 오리진 빼빼로' 등을 통해 계속 문화 확장 제품들을 내고 있습니다.
이는 20년 가까이 꾸준한 소통 행보니까요, 이런 점도 그라비티를 좋아하게 만드는 요인인 것 같습니다.
[그라비티 나스닥 상장과 겅호의 인수, 그리고 현재]
조기자 : 사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서비스 중인 그라비티는 최소 두 번의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첫 번째는 나스닥 상장, 그리고 두 번째는 일본회사 겅호로의 인수입니다.
조기자 : 2005년 2월 9일, 그라비티는 1억 800만 달러 규모의 ADR(미국주식예탁증서) 발행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이는 코스닥을 거치지 않고 나스닥으로 직상장된 것으로, 그라비티의 나스닥 종목코드는 'GRVY'이며 주당 발행가격은 1 ADR당 13.5달러로 결정됐죠.
이 그라비티의 나스닥 상장은 국내 게임업체 중 지난 2003년 12월 나스닥에 상장한 웹젠에 이어 2번째이며 게임업체 중 첫 나스닥 직상장이라는 기록을 낳았죠.
또 하나, 그라비티는 2005년 8월31일 이 회사 대주주인 김정률(金正律) 회장이 본인 및 가족의 지분 52.4%(364만 주)를 소프트뱅크 계열 투자회사인 EZER와 테크노 그루브사(社)에 팔았다고 밝히면서 업계에 충격을 안겼습니다.
그라비티 김정률 회장이 넘긴 52.4%의 지분은 총 364만 주에 해당하는 규모로 금액으로 합산하면 총액 4천억 원에 달하는 금액이며, 김정률 회장의 지분을 인수한 테크노그루브사는 일본 소프트뱅크사의 관계사로 일본에서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서비스중인 겅호 온라인도 소프트뱅크사의 관계사이기 때문에 그라비티의 경영권이 겅호 온라인에게로 넘어가게 되죠. 그 관계가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꿀딴지곰 : 와.. 그럼 김정률 회장님은 4천억 원을 손에 쥐고 어떻게 하신 건가요?
조기자 : 확실하진 않지만.. 인천 송도 투자로 엄청난 부를 손에 쥐시고.. 신논현역에 구멍 뽕뽕 뚫린 빌딩이 김정률 회장님 소유라는 얘기도 있더군요;; 최근 근황은 잘 모르겠습니다;
조기자 : PC온라인 게임인 '라그나로크 온라인'으로 십여년을 승승장구하던 그라비티. 그리고 시간은 흘러흘러 모바일 게임의 시대가 오고 말았습니다.
당연히 그라비티도 '라그나로크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죠.
대표적인 게임이 2018년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바로 '라그나로크M : 영원한 사랑'입니다.
조기자 : 2018년 초 출시와 동시에 '라그나로크'를 즐겼던 원조 게이머들이 대거 몰린 '라그나로크M'은 탄탄한 콘텐츠로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견조한 서비스가 이어졌습니다. 매출 분야만 봐도 '라그나로크M'은 당시 최강자였던 '리니지2 레볼루션'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최상위 권에서의 건재함을 과시했죠.
또한 이후에 '라그나로크' IP(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라그나로크' 게임이 쏟아지고 있죠. 당장 2019년만 해도 거의 매달 신작 게임이 나왔습니다.
1월에 액션MORPG '던브레이크xRO콜라보', 3월에 '라그나로크 크러시', 4월에 '라그나로크 클릭H5', 6월에 '라그나로크 포링팝', 7월에 '라그나로크 발키리의 반란'의 최신 버전인 '라그나로크 2009ver' 등 다양한 '라그나로크' IP 게임을 출시했거든요.
꿀딴지곰 : 이렇게 많은 게임이 출시되었었군요. 저는 '라그M'이나 '라그 오리진' 밖에 기억이 안나는데.. 그라비티가 엄청 부지런했네요.
조기자 : 특히 그라비티는 최근 '라그나로크 오리진'에 많은 공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라그나로크' IP 중에 가장 공들인 게임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오리진' 출시전부터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정통성 재현과 함께 콘텐츠, 그래픽 등 모든 부분에서 '차원이 다른 퀄리티'로 승부수를 던진 게임이라고 소개해왔죠. 지난 7월 8일 출시 이후 5일만에 국내 매출 순위 4위에 안착하는 등 강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rxAxtkdrtvE
조기자 : 그리고 최근 일정을 보니.. 그라비티는 오는 12월 23일에 '라그나로크 오리진' EP3.0 업데이트를 진행한다고 하더군요. 이 업데이트는 신규 지역 '글래스트 헤임' 및 신규 스토리와, 검사 계열 2차 신규 클래스 '크루세이더', 3차 클래스 '팔라딘'이 추가되는 업데이트라고 하니.. 그라비티의 행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라그나로크'여 영원하라~ 하하.
꿀딴지곰 : 휴.. 이렇게 '라그나로크'의 이야기가 압축이 되었군요. 역시나 한 번의 포스팅으로 끝내기는 너무 광범위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욕심 같아서는 2010년대 이야기들이 주욱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그러면 이렇게 한 번엔 안끝나겠죠?
조기자 : 그럼요.. 제가 예전에 엔씨소프트 연대기를 한 번 작성한 적이 있는데, 13부작 14부작 이렇게 올라갑니다; 다만 이 꿀딴지곰 겜덕연구소는 그렇게 하나의 게임을 장기 연재할 수 있는 소통 창구는 아니니까요. 아쉽지만 오늘은 이정도로 마무리하면 될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오늘 어떠셨는지요?
꿀딴지곰 : 일단은~ 오늘 너무 편했습니다. 조기자님의 핵심 영역이다보니 저는 맞장구 쳐주는 거 외엔 한 게 없네요. 날로 먹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ㅎㅎ
그리고 소감을 말하자면, 정말 2000년대의 그라비티는 한국인 국뽕을 주지 않을 수 없는 엄청난 게임이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네요. 게다가 지금도 PC용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잘나가고 있다는 거죠?
조기자 : 네. 요즘 전세계적으로 즐길만한 PC 게임이 없잖아요. 그래서 PC용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참 대단한 게임이 아닐 수 없네요.
꿀딴지곰 : 자.. 그러면 이정도로 마무리 하시죠. 조기자님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조기자 : 교수님도 고생하셨습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조심히 들어가세요! 자아! 이번 시간에는 '한국 글로벌 프론티어,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조기자 소개 :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