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액션 OK, 그래픽 OK. 근데 왜 지금 나왔어?”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

피파를 벗어난 새로운 축구 브랜드 런칭으로 갈길 바쁜 EA가 최근 새로운 신작 하나를 출시했다.

지난 8월 22일 발매된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이 그 주인공이다. 이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출시 전부터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었다.(물론, 출시 타이밍 때문에 현재는 거의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

실제로 플레이해본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은 수려한 그래픽을 기반으로 화려한 마법을 기반으로 빠른 템포의 FPS 액션을 즐길 수 있는 의외의 재미를 지닌 게임이었다.

이 게임은 마법을 사용하지만, 게임의 시스템과 액션 콘텐츠는 총기를 사용하는 FPS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먼저 주인공 잭이 사용하는 마법은 크게 3가지로 근접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는 ‘적색’,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청색’, 연사로 적을 무너트리고 오브젝트와 연동되는 능력을 갖춘 ‘녹색’ 등으로 나뉘어 있다.

이를 FPS 게임과 비교하면, ‘적색’ 마법은 ‘샷건’, ‘청색’ 마법은 ‘돌격소총’, ‘녹색’은 ‘기관단총’으로 치환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마법을 바꾸어가며, 공격을 펼칠 수 있어 굉장히 빠른 템포의 전투가 펼쳐진다.

액션 템포는 상당히 빠르다
액션 템포는 상당히 빠르다

실제로 게임을 하다 보면 마치 ‘둠’을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까지 드는데, 멀리 있는 적은 채찍으로 끌어와 처치하고, 근접으로 붙는 적들은 뒤로 빠지며, 공격하는 등 다양한 패턴의 액션을 펼칠 수 있어 생각보다 흡입력 있는 액션 플레이를 즐길 수 있었다.

여기에 이 마법은 일종의 탄약이 존재해 몇 발 이상 발사하면 재장전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돌격하는 전술보다는 타이밍에 맞게 치고 빠지는 지능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

이 세 가지의 기본 공격 형태는 25가지 이상의 주문, 추가로 해금할 수 있는 80가지 이상의 패시브와 맞물려 엄청난 시너지를 낸다.

여러 스킬을 해금할 수 있다
여러 스킬을 해금할 수 있다

먼저 주문의 경우 광역 스킬부터 빠르게 전장을 이탈할 수 있는 순간 이동 스킬까지 다양한 추가 대미지와 능력치를 부여하며, 마나를 소비하는 대신 연계 공격, 카운터 등 전투의 스타일을 바꿀 만한 스킬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이용자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조합을 펼칠 수 있다.

여기에 패시브의 경우 일반 대미지 증가, 방어력 증가 등의 기본적인 능력치 이외에 마법 횟수 증가(탄약), 특정 속성 스킬 쿨타임 감소와 같은 부가적인 능력치를 지니고 있어 이를 조합하며 게임을 플레이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풀 모션캡처로 구현된 그래픽
풀 모션캡처로 구현된 그래픽

그래픽도 상당히 뛰어난 퀄리티로 구현되어 있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의 컷신과 영상은 실제 배우들의 입 모양에 맞추어 대사가 진행되는 풀 모션캡처가 진행되어 있다. 보통 일반 미션 혹은 짧은 컷신에 모션캡처는 생략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게임은 이마저도 모두 모션캡처를 진행해 그래픽 구현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캐릭터들의 피부 질감과 배경 그래픽, 액션 연출 역시 여느 AA급 게임 못지않고 프레임 드랍 현상도 자주 발생하지 않아 생각보다 쾌적한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였다. 물론, 그래픽이 상당히 뛰어난 만큼 PC 사양도 높아 게임 최소 사양이 ‘인텔 i7-9700’, ‘RTX 2080 Super’에 달할 정도로 높지만 말이다.

매우 신선했던 PC 옵션 기능
매우 신선했던 PC 옵션 기능

본 기자가 이 게임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래픽 옵션을 마치 게임 포인트처럼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의 PC 그래픽 옵션은 CPU와 GPU로 나누어 여러 옵션을 포인트화 하여 이를 선택할 수 있다.

이는 어떤 옵션 때문에 게임 플레이가 느려지고, 어떤 옵션을 선택해야 더 최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지 매우 직관적인 정보가 제공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출시될 모든 EA 게임에 이 옵션 기능이 추가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매우 신선한 시도였다.

이처럼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은 빠른 템포의 액션 플레이와 마법을 사용한 다이나믹한 액션 그리고 뛰어난 그래픽까지 생각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수작인 것은 분명했지만, 물론, 몇 가지 아쉬움은 존재한다.

뭔가 하이틴 영화 주인공같은 잭
뭔가 하이틴 영화 주인공같은 잭

가장 아쉬운 부분은 스토리 라인으로, 이 게임은 다차원을 침략하는 폭군에 맞서 싸움을 벌이는 큰 규모의 스토리를 지향하고 있고, 민간인 학살이나, 피폐한 하층민들의 생활 등 소재가 무겁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가벼워 게임의 스토리에 몰입하기는 힘들었다.

여기에 미국 하이틴 영화의 주인공 같은 잭의 자유분방한 모습이나 미국 스타일의 개그 요소가 상당히 등장하는데, 큰 사건으로 좌절을 겪었다가 뜬금없이 농담하다가, 다시 진중해지는 게임의 분위기가 게임의 몰입을 방해하게 만들기도 했다.

출시 타이밍도 본 기자를 의아하게 만든 부분이다.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은 원래 7월 22일 출시가 예정되었으나, 이 출시일이 연장되어 8월 22일에 선보였다.

왜 하필 지금 나와서...
왜 하필 지금 나와서...

출시일이 밀리다 보니 필연적으로 여러 대작과 경쟁하게 되었는데, 현재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발더스게이트3’나, ‘아머드코어 6’ 같은 게임에 밀려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2023년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스타필드’의 출시가 임박해 모든 이용자의 관심이 여기에 쏠려 있고, EA 역시 피파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EA FC’ 런칭에 바쁜 탓인지 이 게임에 대한 홍보도 거의 하지 않아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의 존재감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분명 '이모탈스 오브 아베움'은 모든 영상에 풀 모션캡처를 진행할 만큼 공을 들인 게임이고, 액션이나 전반적인 콘텐츠가 수작으로 불리기 충분한 게임이다. 하지만 굳이 출시 타이밍을 대작들이 격돌하는 지금 이 시기로 잡아 스스로 빛날 기회를 놓쳤는지, EA와 개발사 어센던트 스튜디오에게 묻고 싶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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