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엔씨, 네오위즈 모두 ‘귀여움’에 집중?

신승원 sw@gamedonga.co.kr

넷마블,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등 주요 게임사들이 귀여운 동식물형 캐릭터로 이용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인상적인 부분은 해당 게임사의 게임을 즐기는 팬들이 아니어도 친숙하게 해당 캐릭터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케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조금 더 세밀하게 표현하자면, 게임사들은 누구나 부담 없이 ‘덕질’할 수 있는 귀여움을 가진 캐릭터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꾸준히 해당하는 캐릭터를 좋아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설정을 제공하는가 하면, 이모티콘이나 배경화면, 굿즈 등으로 알게 모르게 일상생활 내에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한다.

쿵야 캐릭터들
쿵야 캐릭터들

대표적으로 넷마블의 ‘쿵야’를 예시로 들 수 있겠다. 특유의 초롱초롱한 눈으로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밈의 주인공이 된 ‘쿵야(양파 쿵야)’는 넷마블의 온라인 게임 ‘야채부락리’에서 탄생한 캐릭터다. 게임이 원조인 캐릭터지만, 한때 TV 애니메이션 ‘쿵야쿵야’로 방영되더니, 올해에는 아예 ‘쿵야 레스토랑즈’라는 공식 홈페이지까지 생겼다.

‘쿵야 레스토랑즈’에서는 해당 캐릭터들의 세계관, 양파 쿵야를 비롯한 중심 캐릭터들의 소개, 팝업 스토어나 콜라보 굿즈의 소식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홈페이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쿵야 캐릭터들의 ‘짤(이미지 형식의 밈)’을 공식 배포한다는 점이다.

쿵야 레스토랑즈 홈페이지
쿵야 레스토랑즈 홈페이지

짤은 “귀여운 나에게 돈을 주세요”, “하하하~ 아직도 수요일이라니” / “오늘 화요일인데요?” 등등 비교적 청년층들이 공감하기 쉬운 유머러스하고 친근한 내용이 많았고, 이 때문인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X)와 같은 SNS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넷마블의 한 관계자는 “‘쿵야’는 2022년에 공식 SNS를 오픈한 뒤 1년 만에 11만 팔로워를 달성했고, 올해 진행된 팝업스토어에서는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는 등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며, 그 이유를 “SNS에 친숙한 MZ세대(18~34세)에게 일상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제공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도구리
도구리
원본이 되는 몬스터
원본이 되는 몬스터

게임사들의 캐릭터 이야기가 나왔다면, 엔씨소프트의 ‘도구리’도 빠질 수는 없다. ‘도구리’는 ‘리니지 2M’ 속 너구리 몬스터(도둑 너구리)를 기반으로 제작된 캐릭터로, 뭐든 열심히 해보려 하지만 어리숙하고 실수하는 ‘사회초년생’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사회초년생 너구리’의 이미지가 워낙 기억에 강하게 남은 탓에, ‘도구리’가 ‘리니지 2M’ 몬스터에서 나온 캐릭터인 것을 모르는 이용자들도 참 많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유튜브 채널 ‘도구리 DOGURI’를 개설한 후 ‘도구리 자취일기’, ‘도구리 오리지널스’, ‘도구리 브이로그’ 등의 영상으로 처음 자취를 시작하고, 회사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들의 동질감을 자극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수 공개했다.

도구리 티셔츠
도구리 티셔츠

특유의 어리숙한 이미지를 잘 살려 제작된 굿즈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일례로 ‘도구리 - 티셔츠 (넵 ver)’가 있다. 이 티셔츠의 앞면에는 “넵! 알겠습니다.”하고 활기차게 대답하는 ‘도구리’ 캐릭터가 그려져 있고, 뒷면에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모르겄는디”라고 생각하는 ‘도구리’가 프린트 돼 있다.

잘 몰라도 일단 “넵!”하고 대답하게 되는 사회 초년생의 마음을 제대로 저격한 이 티셔츠는 8차 재입고까지 진행됐고, 현재는 아예 품절상태다.

도구리 짤줍전
도구리 짤줍전

이외에도 엔씨소프트는 지난 7월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V.15 행사에서 ‘도구리’ 부스를 내는가 하면, 이달 13일에서 23일까지 ‘도구리 짤줍전(팝업스토어)’을 개최하는 등 꾸준히 ‘도구리’ IP 강화에 나서고 있다.

마요위즈
마요위즈

최근에는 네오위즈의 브랜드 캐릭터, ‘마요위즈’도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마요위즈’는 노란색 병아리로, 오동통한 체형과 빨간 모자가 특징인 캐릭터다.

앞서 언급한 ‘도구리’처럼 따로 분리된 유튜브 채널을 가진 건 아니지만, 네오위즈 공식 유튜브 숏츠와 공식 인스타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유튜브 숏츠의 경우 SNS에서 인기를 끌었던 ‘와플’ 밈이나 ‘모스부호’ 밈을 ‘마요위즈’로 패러디하는 등의 콘텐츠로 유행에 민감한 이용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마요위즈 밈
마요위즈 밈

브랜드 캐릭터지만 단순하고 귀여운 디자인, 묘하게 허술한 성격, 공식에서 배포하는 배경화면을 비롯한 이미지 아트 등으로 캐릭터 자체에 매력을 느낀 이용자들이 생겨났고, 종종 SNS에 캐릭터 팬아트를 그려 올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이런 게임사들의 캐릭터 친화적인 행보는 수익성 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 콘텐츠 진흥원이 발표한 2022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상품에 대해) 캐릭터가 구매 결정 영향을 끼친다는 질문에 대한 긍정이 64.2%, 캐릭터 부착 시 비용 추가지불 의사 있는 이용자의 비율이 54.3%나 됐다.

또, 국내 캐릭터 IP 시장 규모는 2020년 13조 6천억 원에 달하며, 연평균 4.4% 성장해 2025년에는 16조 2천억 원에 규모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게임사의 캐릭터 IP 강화도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공책을 사도 표지에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것으로 구매하고, 펜 하나를 사더라도 귀여운 캐릭터 패턴이 있는 것을 선호한다.”, “캐릭터 IP 강화는 이용자와 게임사를 부담 없이 이어주는 하나의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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