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네 머리 내놔!”, 독특한 방치형 RPG ‘유령기사 키우기’

신승원 sw@gamedonga.co.kr

“네 머리 내놔!”

지난 13일, 에이펙스허브가 독특한 콘셉트의 방치형 RPG 신작을 선보였다. 그 주인공인 ‘유령기사 키우기’는 머리가 잘린 듀라한 형태의 캐릭터가 보스를 해치우며 힘을 키워가는 독특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유령기사 키우기
유령기사 키우기

스토리에 맞게 게임 시스템도 보스를 무찌른 뒤, 힘이 응집된 ‘머리’를 얻으면서 성장하도록 마련되어 있다. 묘지, 늪, 체스판 등 다양한 테마로 스테이지와 보스가 디자인된 만큼 ‘머리’의 종류와 고유 능력(착용 능력)도 가지각색이다.

예를 들어 ‘피안화’ 형태의 ‘머리’를 착용하면 일정 시간마다 특정 범위 내 적의 HP 회복 효과를 감소시키고, ‘중기갑 투구’ 형태의 ‘머리’를 쓰면 HP가 20% 이하인 적(보스 제외)을 즉시 처형하는 식이다.

다양한 머리
다양한 머리

이 ‘머리’ 시스템은 낮은 스펙에서도 보스를 깰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데, 큰 회복 스킬을 사용하는 보스 스테이지에서는 ‘피안화 머리’를 껴 회복을 저지하고, 중요한 타이밍에 ‘그로기’를 시전하는 보스에게는 ‘석화’를 부여하는 ‘어린 메두사 머리’를 착용해 안정적인 딜 타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었다.

귀찮다면 머리 하나로 쭉 진행해도 문제는 없지만, 상황에 맞게 착용한 머리를 바꾸면 비교적 낮은 스펙에서도 높은 보스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좋아하는 ‘머리’의 모양과 필요한 능력이 다르다고 걱정할 필요도 없다. 착용한 ‘머리’와 캐릭터의 ‘스킨(코스튬)’ 부분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필요한 능력을 가진 ‘머리’를 장착한 뒤에 겉으로 보이는 모습만 변경하면 된다.

‘스킨’은 보스를 물리쳐 드롭된 것 말고도 ‘곰’이나 ‘늑대’, ‘로봇’, ‘허수아비’ 등 다양한 코스튬을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캐릭터를 꾸미는 맛이 쏠쏠한 편이다. ‘머리’ 말고도 무기나 옷 등 다른 부위의 형태를 바꾸는 것도 된다.

나도 해봤다 타코야끼 룩
나도 해봤다 타코야끼 룩

꾸미기의 자유도가 높다 보니, 일각에서는 ‘눈알’ 모양 머리를 낀 뒤 앞치마처럼 생긴 옷을 입은 상태에서 닉네임을 ‘타코야끼’라고 짓는 등, 일명 ‘콘셉트 플레이’를 진행하는 이용자까지 나오고 있다.

‘머리’ 외 다른 성장 시스템은 일반적인 방치형 게임과 비슷해 적응하기도 쉽다고 느껴졌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쌓인 ‘경험치’로 캐릭터 레벨을 올리고, ‘재능석’과 ‘골드’로는 공격력, 치명타 확률 등 다양한 재능을 강화시키는 식이다. ‘소환(뽑기)’으로 얻을 수 있는 ‘장비’와 ‘동료’, ‘룬’ 등은 덤이다.

재능 강화
재능 강화

‘소환’이라고 해서 심한 과금 유도를 상상할 수 있겠으나, 그 정도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스테이지와 던전 클리어 시 지급하는 뽑기 재화가 적은 편이 아니고, 적을 해치우다 보면 일정 확률로 드롭되는 ‘상자’와 이벤트 보상으로도 몇 천, 몇 만의 ‘다이아’가 금방 모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무 과금 없이 ‘랭커’를 노리는 것은 어렵지만, 게임이 마련한 성장의 재미와 콘텐츠를 맛보기에는 충분하다는 감상이다.

패배도 티어 수치가 올라간다
패배도 티어 수치가 올라간다

심지어 최근에는 PVP 콘텐츠인 ‘아레나’에서도 지속적인 신규 유입으로, 무과금도 비슷한 스펙의 상대와 경쟁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게 느껴졌다. ‘아레나’는 승패 상관없이 ‘꾸준히’ 진행만 하면 티어를 올릴 수 있도록 디자인되어 있어, 경쟁을 부담스러워하는 이용자에게도 최적이다.

이외에도 다른 이용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월드 채팅’, ‘선술집(길드)’ 시스템과 내 스펙은 어느 정도인지 비교 및 경쟁하는 이용자들을 위한 ‘순위’ 시스템 등 기본적으로 방치형 게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기대하는 기능들은 대부분이 마련이 되어있다고 느껴졌다.

채팅은 400레벨부터 열린다
채팅은 400레벨부터 열린다

특히 ‘월드 채팅’의 경우 레벨 400 이하의 이용자는 사용할 수 없어, 채팅창을 도배하는 광고 문구나 게임과 관계없는 이야기가 나오는 일이 거의 없어 만족스러웠다.

“뉴비는 그럼 질문을 어떻게 하나요?” 싶을 수는 있겠으나, 400레벨은 생각보다 빠르게 달성할 수 있는 수치고, 직접 채팅을 칠 수는 없어도 올라오는 내용은 제한 없이 볼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요약하자면, ‘유령기사 키우기’는 방치형 게임에서 기대하는 기본적인 콘텐츠와 성장의 재미를 착실하게 제공하면서도, ‘머리’라는 독특한 시스템을 추가해 새로운 맛을 낸 게임이다. 킬링 타임용으로도 적합해, 바쁜 일상 속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찾는 이용자라면 ‘유령기사 키우기’도 나쁜 선택지는 아닐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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