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IP로 제작되는 드라마가 늘어난 이유는?

최근 게임 IP(지식 재산권)을 기반의 드라마 제작 소식이 속속 들려오고 있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위쳐’ 시리즈부터 HBO에서 방영된 ‘라스트 오브 어스’, 파라마운트의 ‘헤일로’ 등 이미 다수의 작품이 방영되어 큰 인기를 얻었으며, 이들 작품 대부분은 다음 시즌이 예고되어 있다.

폴아웃 TV 시리즈
폴아웃 TV 시리즈

새로운 게임 기반의 드라마도 방영을 앞두고 있다. 오는 4월 11일 방영 예정인 드라마 ‘폴아웃’이 그 주인공이다.

베데스다의 인기 게임 폴아웃 시리즈를 드라마로 각색한 이 작품은 데이비드 린치의 영화 ‘듄’에서 주연을 맡은 카일 맥라클란을 비롯해 윌튼 고긴스, 엘라 퍼넬 등 인기 배우가 다수 출현하여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이번 ‘폴아웃 드라마’는 원작 게임의 스토리를 따라가지는 않지만, 핵전쟁 이후 일종의 대피소라 할 수 있는 ‘볼트’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대립을 다룰 예정이며, 드라마 각색을 통해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할 것을 예고해 미국 현지에서도 지대한 관심을 받는 중이다.

드라마화가 추진 중인 갓 오브 워
드라마화가 추진 중인 갓 오브 워

여기에 ‘어쌔신 크리드’, ‘갓 오브 워’, ‘매스 이펙트’ 등의 인기 게임 역시 드라마화가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이 게임 원작 드라마들의 TV 진출은 2019년 이후부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 게임 드라마의 제작사들 역시 세계 매체 시장을 주도하는 거대 미디어 그룹인 경우가 대다수이며, 상당한 제작비용과 유명 배우들이 출현하는 등 과거 아동을 대상으로 한 게임 원작 드라마들과 차별화된 퀄리티로 개발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이전까지 크게 접점이 없던 게임과 드라마의 연결이 급작스럽게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게임 IP의 드라마 진출을 촉발한 것은 다름 아닌 OTT(Over The Top / 구독형 VOD 서비스) 플랫폼의 경쟁이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세계 미디어 산업은 OTT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OTT 서비스의 대표주자인 넷플릭스는 전 세계 가입자 수가 2억 900만 명을 넘어섰고, ‘디즈니 플러스’, ‘애플 티비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파라마운트 플러스 ’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OTT 서비스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이 OTT 플랫폼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오리지널 콘텐츠’다. 구독형 서비스인 만큼 해당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여 이용자들이 가입을 유지할만한 동기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실제로 2021년 ‘오징어게임’이 전세계 돌풍을 일으켰던 넷플릭스는 3분기 가입자가 438만 명이나 증가했을 정도다.

이처럼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OTT 전쟁에서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 되자 그 해답으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바로 ‘게임’이었다.

이전까지 게임은 현실과는 다른 세계관을 미디어로 구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하여 이전까지는 크게 주목받는 소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대형 기업들이 OTT 플랫폼 사업을 진행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이 기업들에게 독자적인 세계관과 개성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은 상당히 매력적이었고, 스토리 라인을 다양한 형태로 각색할 수 있는 것도 ‘오리지널 콘텐츠’에 걸맞은 소재로 다가왔다.

위쳐 드라마
위쳐 드라마

드라마의 성과도 나쁘지 않다. 넷플릭스의 경우 2019년 공개한 ‘위쳐’는 시즌4 방영을 앞두고 있을 만큼 상당한 성과를 거뒀고, ‘HBO MAX’에서 2023년 방영한 ‘라스트 오브 어스’는 할리우드 최고 권위를 지닌 ‘에미상’에서 24개 부분에 지명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더욱이 게임 IP의 드라마는 안정적인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존재한다. 지난 2023년 ‘허브 엔터테인먼트 리서치’가 약 2,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원작 게임을 플레이한 사람 중 82%가 ‘라스트 오브 어스’ 드라마를 시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게임을 한 번도 플레이한 적 없는 시청자가 드라마를 끝까지 시청한 것은 48%에 불과했지만, 게임을 플레이한 시청자 중 62%가 드라마를 모두 시청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게임 이용자가 드라마 시청자로 전환되는 비중이 매우 큰 셈이다.

물론, 게임 IP 기반의 드라마에 모든 이들이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원작의 팬이 존재하는 만큼 원작의 설정을 무시하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면 일반적인 드라마보다 더 큰 비난에 휩싸일 확률이 높다.

라스트 오브 어스 드라마
라스트 오브 어스 드라마

실제로 평단에서 극찬을 받은 ‘라스트 오브 어스’ 드라마는 원작과 전혀 관계없는 게이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에피소드 하나에 통째로 채워 넣어 원작 팬들의 비판을 받았고, ‘위쳐’ 시리즈 역시 원작 설정과 다른 배우 캐스팅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여기에 ‘헤일로’ 드라마의 경우 20년간 얼굴이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던 주인공 ‘마스터 치프’의 얼굴이 초반부터 공개되었고, 설정이 크게 붕괴되는 것은 물론, 여러 SF 미디어와 유사한 부분이 발견되는 등 완성도 부분에서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게임 IP의 드라마는 다양한 평가와 지적 속에 미디어 시장에 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게임의 드라마가 등장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과연 이제 첫발을 내디딘 게임 드라마가 큰 성공을 거두어 드라마 장르에 ‘게임’이라는 새로운 항목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한때의 유행으로 그칠지 앞으로의 성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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