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ADHD 진단하고 치료한다?

신승원 sw@gamedonga.co.kr

최근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이하 ADHD)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도구로 게임이 부상하고 있어 화제다.

ADHD란 지속적인 주의력 부족으로 ‘과잉행동’, ‘충동성’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만성질환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ADHD 증상으로 진료받은 국내 환자만 2022년 기준 약 15만 명으로, 이는 2018년 약 7만 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출처: 엔바토엘리먼트
출처: 엔바토엘리먼트

이처럼 ADHD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지만, 사회적 분위기 탓에 정신건강의학과의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아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한 관계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자체를 어렵고 낯설게 느끼는 분들이 많다.”라며, “어렵게 진료를 오더라도 거부감을 표하는 분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떠오르고 있는 것이 게임을 이용한 디지털 진단과 치료제다. 저명한 영국 의학 저널 ‘란셋(The Lancet)’에는 ‘치료용 게임이 어린이 ADHD(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된다’라는 결과가 담긴 연구가 실리기도 했다.

스콧 H 콜린스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ADHD 치료에 추가적으로 치료용 게임을 사용할 때 소아의 부주의가 개선되고, 부작용 위험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교수는 기존 ADHD 치료를 위한 약물요법은 간병인의 선호 또는 남용, 오용에 대한 우려로 일부 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는 문제점이 존재했지만, 게임 형태의 치료의 경우 인체에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주사하거나, (약을) 삼키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엔바토엘리먼트
출처: 엔바토엘리먼트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게임 형태의 디지털 치료제와 진단 검사에 대한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 박람회 CES에서 2023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 혁신상을 받은 ‘스타러커스’다.

이모티브가 개발한 ‘스타러커스’는 부모가 설문 문항에 응답하고, 아동이 간단한 게임을 수행하면 데이터를 분석해 아동의 ADHD 확률을 알려준다. 일반적으로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ADHD 선별 검사를 게임화한 형태로, 약 30분의 플레이 타임이 필요하다.

스타러커스
스타러커스
스타러커스 플레이 화면
스타러커스 플레이 화면

앱에는 단순히 ADHD 확률만 알려주는 것 외에도 아동의 주의력, 억제력, 처리속도, 인지적 유연성, 작업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인지 강화 게임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다.

민정상 이모티브 대표는 “아동 ADHD 보호자들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 대부분은 ADHD 치료를 위해 정신과 진료를 받아야 하는 심리적 부담이 높았다”라며, “이모티브는 아동 ADHD 진료에 대한 부담과 시간을 경감할 수 있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 및 검증하고 있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치료과정이 즐거웠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게임사인 드래곤플라이도 ‘동적 난이도 조절 기반 ADHD 치료용 게임 제공 장치 및 방법’에 대한 특허를 등록한 뒤 만 7세 이상 만 13세 미만 ADHD 환아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형 디지털치료기기 ‘가디언즈DTx(가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는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부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탐색임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가디언즈 DTx 이미지
가디언즈 DTx 이미지

‘가디언즈DTx(가제)’는 스테이지 진행에 따라 난도가 상승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일반적인 게임과 달리, 게임 내 데이터 로그와 실시간 사용자 동작 데이터를 수집해 복합적이고 유연하게 난도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주의력 개선에 대한 동기 부여와 동시에 박탈감을 방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드래곤플라이의 한 관계자는 “이번 특허 등록을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실제 준비된 기술과 특허로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이 가진 특성인 ‘즉각적인 피드백’은 환자들에게 강한 동기를 부여하고, 원활한 치료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ADHD를 포함해 우울증과 같은 질환에 도움을 주는 게임형 디지털 치료제의 개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관계자는 “게임이 가진 긍정적 특성을 잘 이용해, 모든 이용자가 이로운 방향으로 게임과 함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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