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저연령층에 초점을 맞춘 건 아닐까?

#PC

많은 게임들이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해 개발됐고, 지금도 심심치 않게 발매가 되고 있다. 이 중에는 원작의 재현을 넘어 독창적인 게임성으로 인기를 끈 게임도 있지만, 단순히 애니메이션의 인기에 기대보려 게임으로 출시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귀여운 펭귄 뽀로로와 그 친구들이 겪는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역시 크롱의 생일파티라는 부제를 달고 출시된 애니메이션 원작 게임이다. 해당 애니메이션을 주로 감상하는 저 연령층 게이머들을 위한 것인지 두뇌개발이라는 장르를 달고 출시된 이 게임. 이 게임은 전자의 경우일까, 후자의 경우일까. 궁금한 마음에 한 번 플레이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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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로로와 친구들을


*보는 애니메이션, 보는 게임으로 그대로 변환
필자가 생각하기에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게임들이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 중의 하나는 게이머가 주인공을 직접 움직여 애니메이션 속 세계를 돌아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잘 들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뽀로로는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캐릭터들을 게임에서 또 만날 수 있다는 점은 합격이다. 하지만 게이머가 캐릭터를 움직여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느낌은 약하다. 이는 게임 자체가 미니 게임들로 구성된 점을 무시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도 캐릭터의 개성을 느끼거나 애니메이션에서 인상 깊게 봤던 것들을 하나도 느낄 수 없는 점이 더 컸다. 필자와 같이 뽀로로를 잘 모르는 게이머들에게는 그저 그런 미니게임일 수 있지만 뽀로로를 즐겨 보는 게이머들은 '이렇지 않았는데' '이랬을 텐데'와 같은 것들을 느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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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속 캐릭터가 게임 속에 그대로


*다양한 미니게임들
위에서 미니게임으로 게임이 구성돼 애니메이션에서 보던 세계를 게임에서 돌아다니는 맛은 조금 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그거야 애니메이션의 재현 부분에서 그런 것이고, 게임 내에 들어있는 다양한 미니게임들은 괜찮게 구성돼있다. 원하는 물건만 골라 받기, 건반 치기, 같은 모양 기억하기 등 다양한 방식의 게임들로 구성돼있어 선택의 재미와 함께 하나에만 빠져 쉽게 지루해지지 않도록 했다. 또한 게임들이 모두 간단한 조작 방식을 택하고 있어 언제든지 원하는 게임을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단, 게임이 너무 단순하고 한 가지 방식으로 반복 플레이하는 형태라 과연 이 게임들로 두뇌개발이 될지 조금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그건 넘어 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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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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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받아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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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진행과 느려터진 게임 진행
뽀로로는 단순한 미니게임으로 구성돼 캐주얼한 냄새가 많이 나는 게임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게임 진행 속도가 느려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답답함이 많이 느껴졌다. 특히, 새로운 친구를 만나 뽀롱의 생일 파티에서 놀 새로운 놀이를 알게 되고, 이를 플레이하는 형태의 단순한 진행 방식과 스킵 되지 않는 대사, 원작의 냄새는커녕 등장인물들의 성격조차 느낄 수 없는 천편일률적인 대사들은 보는 이의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또한, 미니 게임의 경우 저연령 층의 게이머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진행되게 한 점은 좋았으나, 올해 7살이 된 필자의 조카도 지루해 할 정도의 느린 속도는 게임을 지루하게 만들 정도다. 게임을 별로 하지 않는 필자의 조카도 그러할 정돈데, 게임 좀 해본 게이머들이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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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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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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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마우스 포인터로 뭘 잡으라고!
미니게임들 중에 제시하는 악기를 마우스로 연주하는 게임이 있었다. 게임 자체야 큰 무리가 없는 것이지만, 문제는 게임 중간 마우스 포인터가 사라진다는 것이었다. 마우스를 이용해 악기를 연주해야 하는데 마우스 포인터가 사라지니 어떤 악기를 연주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이 외에도 Alt+Tab 키를 이용해 잠시 화면 밖으로 나갔다 왔을 때 화면 떨림 현상이 일어나거나 튕기는 등 안정성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는 필자로 하여금 게임을 가져간 조카로부터 하루에 한 번 이상씩은 전화를 받도록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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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에서도 마우스 포인터가 없어진다


* 뽀로로 색연필과 스티커가 더 탐난다
패키지에는 뽀로로와 친구들이 그려진 스티커와 색연필이 동봉됐다. 처음 패키지를 열었을 땐 어린 친구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서비스 정신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 해 보고는 그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유통사 측에서는 서비스 정신으로 색연필과 스티커를 동봉했는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게임에 실망한 게이머들을 달래기 위함이었다. 아까부터 계속 얘기가 나오는 필자의 조카 역시 게임을 잘 플레이 하지는 않지만 필자로부터 게임을 받은 후, 게임보다는 색연필과 스티커에 관심을 더 보였다.

* 너무 저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게 아닐까?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가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기는 했어도 그보다 더 나이가 많은 층도 감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비록 그 내용은 간단하고 유치하게 구성됐다 하더라도 귀여운 캐릭터의 모습과 등장인물들 간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하지만 게임 뽀롱뽀롱 뽀로로 : 크롱의 생일파티는 이러한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단순히 따라하는 식의 게임이 아닌 게이머가 직접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을 강화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니메이션의 재현에는 충실했지만 게임으로서의 독자적인 발전은 없었다는 점에서 뽀롱뽀롱 뽀로로 : 크롱의 생일파티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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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했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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