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그라나도 에스파다...

김학규 대표의 컴백작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게임 개발자를 얘기하자면 손노리의 이원술 대표, 소프트맥스의 최연규 실장, XL게임즈의 송재경 대표, IMC게임즈의 김학규 대표를 손에 꼽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원술 대표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와 화이트데이 등을 만들었고, 최연규 실장은 창세기전과 마그나카르타, 송재경 대표는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 IMC게임즈의 김학규 대표는 악튜러스와 라그나로크를 만들었죠. 게임을 잘 모르시는 분들이라도 한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정말 대단한 게임들인데요, 요즘 이분들이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한동안 조용했습니다. 최연규 실장만 소프트맥스의 최대 실패작이었던 마그나카르타를 PS2로 화려하게 부활시켰을 뿐 다른 분들은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면서 매스컴을 피해 사무실에 꼭꼭 숨어 계셨죠. 그런데 이번에 최연규 실장에 이어 김학규 대표도 드디어 기지개를 폈습니다. 김학규 대표가 들고나온 게임은 바로 그라나도 에스파다. 뭐 만든다는 얘기는 2004년 초부터 나왔었지만 그동안 베일속에 싸여있다가 이번 홈페이지 리뉴얼과 함께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죠. 1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린 것을 보상하기에는 그리 많은 정보가 아니지만 공개된 것만 봐도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기존의 MMORPG와는 다르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을 정도. 자 그럼 이제부터 달랑 게임 제목과 김학규 대표의 이름값만으로 중국과 일본에 수출한(클로즈 베타 테스트도 안한 게임이니...)이 놀라운 게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참고로 고화질의 스크린샷이 공개되지 않아서 사진 확대가 안됩니다. 죄송합니다.)


1년동안 베일에 쌓여있던 실체가 드디어 공개됐다.


MMORPG는 이제 한계에 부딪혔다.
요즘 카트라이더, 메이플 스토리 등 캐주얼 온라인 게임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을 이끌어 가는 것은 대작 MMORPG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리니지, 뮤 등 대작 게임들을 통해 MMORPG 장르가 진화하면서 이제는 MMORPG의 성공 공식이라는 것이 나와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신작 게임들도 기존 게임들과 그다지 다른 요소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죠. 때문에 많은 게임들이 현재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리니지를 타도하겠다고 나왔지만 아직까지 1위 자리는 변함없이 리니지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 물론 RF온라인이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같이 상당히 새로운 요소를 선보인 게임이 있기는 하지만 유료화 문제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을 보면 새로운 요소가 기존 1위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끌어올만한 매력 포인트가 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경우에는 서비스 문제 등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적용된 것이긴 하지만...)아무튼 이런 상황이다보니 그라나도 에스피다 역시 똑같은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데 김학규 대표는 이것을 MCC(멀티 캐릭터 컨트롤)시스템으로 극복을 하겠다고 합니다.

MCC(멀티 캐릭터 컨트롤)이란?
MMC 시스템이란 한명의 유저가 복수의 캐릭터를 조종하는 시스템입니다. 현재까지 나와있는 정보에 의하면 한명의 유저가 3명의 캐릭터를 조종해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1명 조종하기도 힘든데 3명을 어떻게 조종할까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유저는 한명만 조종을 하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인공지능에 의해 알아서 전투를 벌인다고 하는군요. "앗 그럼 디아블로 호위병 시스템이나 다른 온라인 게임의 펫, 소환수 개념이랑 뭐가 달라! 그냥 호위병이 2명이 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좀 더 글을 읽어보시길... 김학규 대표는 바보가 아닙니다. MCC 시스템의 핵심은 F1, F2, F3 키를 이용해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조종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명의 주인공과 그의 호위병 두명이 아닌 세명의 주인공이라는 개념이죠. 때문에 한번에 하나의 캐릭터만 키울 수 있었던 다른 온라인 게임과는 다르게 3명의 캐릭터를 동시에 육성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사냥이나 PVP 등 전투에서도 단순히 레벨, 무기성능, 물약 개수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것이 아닌 전략적인 모습을 보여주게 될 것 같습니다.


3명의 캐릭터가 한팀을 이룬다.


밸런스 문제를 해결했다?
이 MCC 시스템는 전략적인 전투 시스템과 캐릭터 육성의 재미가 전부가 아니라고 합니다. 김학규 대표의 말에 따르면 현 MMORPG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 간 밸런스 문제가 이 시스템을 사용하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군요. 보통 MMORPG 게임은 파티플레이를 강조하기 마련인데 파티 플레이를 활성화시킬려면 대미지 딜러, 몸빵 캐릭터, 회복 전용 캐릭터 등 각 캐릭터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한 캐릭터가 모든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 그냥 혼자 사냥하지 같이 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러다보면 "이 캐릭터는 사기 캐릭터다" "이 캐릭터는 파티를 위해서 희생하는 캐릭터라 혼자서 사냥이 불가능하다" 등 밸런스에 조금씩 문제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때문에 이것을 고치려고 밸런스를 낮추고 높이고 하다보면 계속해서 유저들의 불만이 쌓이게 되는데요, MCC 시스템에서는 한명의 유저가 3개의 캐릭터를 육성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군요. 기본적으로 한명이서 다른 온라인 게임 3명의 파티 플레이를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물론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파티 플레이라는 요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유저를 위해 희생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은 없고 모두가 강력함이라는 절대 가치를 추구하는 형식의 파티 플레이가 될거라고 합니다.


혼자 게임해도 파티 플레이를 하는 느낌


말을 들어보면 좋을 것 같은데 다른 회사들이 이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이유는?
"김학규 대표가 처음 생각한 것이다" 라면 간단히 해결되는 질문이긴 하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고, 김학규 대표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공지능 문제라고 합니다. 3명을 바꿔가면서 플레이하려면 나머지 두명이 인공지능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 인공지능의 최적화가 쉬운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특히 다른 게임에서도 길을 가다 캐릭터가 배경이 끼게 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되는데 3명이면 끼일 확률이 3배로 늘어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 또 어느 곳으로 가라고 명령을 내렸는데 한명만 그곳으로 가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엉뚱한 곳에 걸려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으면 얼마나 화가 나겠습니까? 김학규 대표 역시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는데 프랑스의 패스파인딩 엔진 전문 개발사와 제휴해서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최적화된 패스엔진이라는 길찾기 엔진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저도 게임에 이 엔진을 적용한 동영상을 봤는데 복잡한 지역에서 출구쪽을 클릭해주면 자기 스스로 길을 찾아서 최단 거리를 달려 가더군요. 실제 게임에서도 그 동영상과 똑같은 모습을 보여주게 될지 아직은 미지수이지만 엔진까지 개발할 정도로 정성을 쏟았으니 믿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의 특징은 MCC 뿐인가?
계속해서 MCC 얘기만 하다보니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특징은 MCC가 전부인가보다 라는 생각이 드는 분들도 있을텐데 배럭 시스템과 스탠스 시스템, 자동전투 시스템 등 다른 독특한 요소들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배럭 시스템은 MCC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으로서 일종의 가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저는 게임을 시작할 때 캐릭터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선 가문을 먼저 만들게 되고 그곳에서 캐릭터 3명으로 팀을 결성해 조종을 하게 되는데 한 가문에는 최대 12명의 캐릭터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즉 12명의 캐릭터중에서 맘에 드는 3명을 골라서 플레이를 하면 된다는 얘기죠. 하지만 여기서 잠깐! 현재 그라나도 에스파다에서 만들 수 있는 캐릭터는 파이터, 위자드, 스카우트로 나중에 추가될 워록과 머스킷티어를 포함해도 5명뿐. 5명밖에 만들 수 없는데 12명까지 만들 수 있다는게 무슨 소용이냐? 라는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는데 만드는 캐릭터말고도 NPC와 몬스터를 꼬셔서 자기 파티원으로 만들 수 있다고 하는군요.(NPC를 동료로 맞이할 때는 금액을 지불하거나 퀘스트를 해결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고 합니다)그러니까 아이템, 돈 뿐만 아니라 캐릭터까지도 수집의 대상이 된다는 말씀. 또 캐릭터를 다른 유저와 교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재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캐릭터 현금 거래가 완전히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3명의 캐릭터를 선택해 팀을 구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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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C를 동료로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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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도 동료도 만들 수 있다.


다음으로 스탠스란 무기를 사용하는 자세와 동작을 일컫는 말로 어떤 스탠스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같은 무기를 사용하더라도 다른 스타일의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총을 사용할 경우 에이밍샷 스탠스를 주로 사용하면 명중률이 증가하고 프리스타일 스탠스를 주로 사용하면 연사율이 향상된다고 하네요. 그리고 스탠스에 따라 공격력과 속도, 방어력이 달라지며 사용할 수 있는 스킬도 달라진다고 하니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가 적다는 약점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자동전투 시스템. 이거 황당합니다. 보통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도 오토마우스라고 해서 자동으로 사냥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기는 한데 불법이기 때문에 사용하다 걸리면 아주 안좋습니다.(개인이 만든 일종의 해킹 프로그램이거든요.)근데 이것을 게임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것입니다. 김학규 대표의 말에 따르면 캐릭터 3명을 번갈아 가며 컨트롤하는 것을 계속하는 것은 무리가 있기 때문에 이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즉 일반 사냥시에는 그냥 자동전투로 하고 PVP나 중요한 전투만 직접 플레이하면 된다는 것이죠. 뭐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인 것 같지만 전투를 맡겨도 될만큼 인공지능이 뛰어난지는 나와봐야 알 것 같습니다.


하이가드 스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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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드 스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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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
대표적인 시스템에 대한 설명은 자세히 공개됐지만 아직 공개된 스크린샷과 동영상이 적어 많은 분들이 아쉬워 하실텐데요, 지금 공개된 것만 봐도 필자는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흠뻑 빠져버렸습니다. 대부분의 MMORPG 게임들이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데 반해 16세기 유럽(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이 배경이다보니 색다른 느낌이 들었거든요. 주인공들의 복장이나 무기, 도시의 모습 등이 전부 감각적이라는 느낌이 들구요, 액션 장면 역시 예전 라그나로크에서 크리티컬 터지는 듯한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 같아 정말 감격했습니다.


인상적인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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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복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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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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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해라. 많이 묵었다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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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이 기대된다.
솔직히 필자가 김학규 대표의 팬이긴 하지만 클로즈 베타 테스트도 안한 상태에서 중국과 일본에 수출됐다는 얘기를 들었을때는 그쪽에서 너무 모험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무리 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라그나로크의 개발자가 만들 게임이라고 해도 또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성공을 거둘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뭐 게임이라는 것이 획기적인 시스템이 많다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가지 변수가 있겠지만 김학규 대표의 머리속에 그리고 있는 모습 그대로 등장하게 된다면 상당히 매력적인 게임이 될 것 같네요. 벌써부터 그라나도 에스파다가 등장하게 될 여름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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