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협회 추진 '통합리그' 무산 위기

e스포츠협회 제2기 회장단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통합리그'가 무산될 위기에 처해 협회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스포츠협회가 추진중인 '통합리그'의 핵심과제는 온게임넷 팀리그인 'SKY프로리그'와 MBC게임 팀리그인 '신 투산배 팀리그' 통합. 하지만 오는 5월3일 개막식이 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사 이해당사자들의 견해차가 너무 커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협회가 양사에 제안한 '통합리그'안은 4가지. 첫 번째는 양사가 '통합리그'를 1:1로 동시 생중계하는 것. 두 번째는 온게임넷이 2회 방송하고 MBC게임은 1회만 방송하는 것. 세 번째는 첫째 주에는 온게임넷이 2회 방송하고 MBC게임이 1회 방송하고 둘째 주에는 온게임넷이 1회, MBC게임이 2회 방송하는 것. 네 번째는 무조건 온게임넷만 방송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MBC게임은 두 번째와 네 번째가 공정치 못해 받아들일 수 없지만 첫 번째와 세 번째는 가능성이 있다라는 견해를 밝혔으며 온게임넷도 첫 번째안에는 동의하겠다고 의사를 밝혀 협상이 이뤄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온게임넷은 회의 다음날 첫 번째안에 동의하는 대신 '통합리그'에 예정되어 있는 5개의 오프라인 행사를 전부 독점하겠다고 의사를 밝혔으며 이에 대해 MBC게임측이 불가한 입장을 밝혀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MBC게임은 오프라인 행사 중 온게임넷이 3개의 행사, 자사가 2개의 행사를 진행하는대신 총 16억원에 달하는 예산 중 온게임넷이 10억원을, MBC게임이 6억원을 나눠 행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에 온게임넷은 방송사의 인지도에 따라 나누는 예산이 온게임넷에 불공평하게 잡혀있다며 협상을 결렬시켰다.

이후 협회는 회의를 재소집해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각각 3억원의 예산으로 2개의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고 '그랜드 파이널'은 3억원의 예산으로 향후 협회가 지정하는 방송사가 진행한다는 내용의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으며 이에 양사는 동조했다.

이때 협회가 양사의 협의를 돌출해 낸 후 양사에게 '향후 새로운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만약 이번 결정에 불복할 경우 해당 방송사에는 프로게이머를 출전시키지 않겠다'라는 약조까지 받아냈다.

하지만 온게임넷은 약조까지 한 상황에서 또다시 협상내용에 대해 동조할 수 없다며 번복했으며 이에 대해 협회는 한번 더 재협상 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와 관련해 MBC게임 관계자는 "협상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재협상을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협회가 제대로 중재하지 못할 경우 '통합리그'는 환상에 불과한 리그가 될 것"이라고 불쾌해 했다.

온게임넷 관계자는 "지금까지 국내 최초 게임전문 케이블 방송사로서 입지를 굳혀온 마당에 뒤늦게 뛰어든 MBC게임과 동등하게 통합리그를 진행할 수 없다"며 "형편성과 현실에 맞추지 않는 통합리그가 생겨야만 동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e스포츠 관계자는 "현재 논의중인 '통합리그'와 관련해 이번 시즌부터 양 방송사가 팀리그와 개인리그에 쓰이는 맵의 절반을 공유키로 합의한 것이 그나마 진척된 상황"이라며 "양사 모두 조금씩 양보하는 자세가 없다면 '통합리그'는 절대로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협회가 양사의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끝내 통합리그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협회의 위상에 심각한 타격을 주어 앞으로는 어느 누구 관계자라도 협회의사를 존중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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