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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바다'가 게임 산업을 집어 삼키는가?

정동범

온 나라가 '바다이야기' 때문에 들썩거리고 있다. 무슨 무슨 게이트니, 혹은 누가 눈을 감아 줬다는니, 더 나아가 한반도 전역을 도박문화로 만들었다며 온 언론이 매섭게 질타하고 있다. 물론 잘못된 건 바로 잡아야하고 죄를 지었다면 당연히 그에 합당한 죄과를 치러야 한다. 도박문화를 전국구로 넘실거리게 했던 '바다이야기'류의 아케이드 게임장, 스크린 경마장, 그리고 사행성 불법 PC방은 진작에 사라졌어야할 것들이다.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문제거리가 등장했다. 모든 언론들, 특히 공중파 방송에서 '바다이야기' 사건을 다룰 때 게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동안 건전하게 성장해온 온라인 게임들까지 싸잡아서 비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극 보수단체들에게서는 이제 막 싹뜨기 시장한 게임진흥법 조차도 없애야 하며 더이상 한국에서 게임을 개발하게 두어선 안된다고 외치고 있다.

게임 때문에 아이들과 매일 같이 실랑이하는 학부모들은 얼핏 이들 보수단체들이 외치는 말이 타당하다고 느끼고 있는 듯 하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대부분의 여론이 "게임은 어쩔수가 없지. 그럼 그렇지"라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바다이야기' 사태가 게임 산업 전반에 걸쳐 악재로 작용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바다이야기'도 큰 테두리로 보면 게임산업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분명 도박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부분이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픽이라는 요소, 화면 그리고 기계 등을 따지면 분명 게임이기는 하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산업이 이들의 원죄를 질수 밖에 없는건 인정하는 부분이며, 보다 명확한 규제와 감독 감시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수정 보완이라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마구잡이로 마녀 사냥 하듯이 몰아치는 모습은 마치 1990년대 말 만화산업이 당했던 그것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우리나라의 만화 산업은 항상 청소년 관련 사건이 터지면 원인 중의 하나로 꼽혀왔다. 때문에 이현세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이 절필을 하고 삭발을 하며 부당한 대우에 항의했지만 국내 만화 산업은 각종 규제와 핍박에 밀려 많이 축소 되어야만 했다. 하지만 지금 어떠한가? 분명 여전히 만화라는 분야는 꾸준히 독자들을 유지하며 사랑을 받고 있다. 단지 그 사랑의 대상이 국산 만화들이 아닌 외산 만화들이라는게 문제지만 말이다. 여전히 만화방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수치로 유지되고 있고 도서대여점도 마찬가지다. 주말 낮이나 평일 저녁에 가면 만화를 보려는 사람들로 만화방은 자리가 빼곡히 차있다. 몇몇 극단적인 보수단체들에 의해 그리고 무관심한 정부 정책에 의해 초토화가 된 국내 만화 산업에 일본 만화들이 침투, 완전히 자리 잡아 버린 것이다. 매년 얼마나 많은 로얄티가 일본으로 넘어가는지 기자는 파악조차 되지 않는다.

'바다이야기'가 계속 게임산업 전반에 모든 것인양 외부에 포장되고 이를 빌미로 게임산업 자체를 없애려 한다면 언젠가는 국내 게임산업도 만화산업처럼 될지 모른다. 물론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은 여전할 것이다. 매년 수조원에 이르는 산업은 그대로 유지될 것이다. 다만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수입된 게임들에 의해 엄청난 금액이 로얄티로 지불 될 뿐이다.

현재 전세계 게임시장 규모는 638억불(한화 약 62조원)에 달하고 있다. 전세계 영화시장 규모가 834억불(한화 약 81조)인걸 감안해 봤을 때 게임시장은 더이상 아이들 놀꺼리 정도로 치부 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시장이 되어 버렸다. 더욱 무서운 것은 해외 선진국들은 콘텐츠 산업 그 중에서도 게임 분야를 핵심으로 생각하고 발전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미국은 차세대 기간 산업 중에 하나로 채택한 상황이며 중국 역시 중요 기간 산업중 하나로 채택한 상황이다. 국내에서 스포츠에도 들지 못하고 무시 당하고 있는 e스포츠가 이미 중국에서는 정식 스포츠로 채택되어 있고 미국과 유럽에서는 e스포츠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다양한 모델들을 만들고 또 다양한 차원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가 바보이기 때문에 차세대 게임기를 출시하고 지속적으로 게임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향후 세계 게임산업에 있어서 핵심분야로 급부상 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 그리고 e스포츠. 이미 우리나라는 온라인 게임 기술력으로는 세계 최강국이고 e스포츠로는 종주국임을 자랑하고 있다. 대견스러운 사실은 그동안 한국 온라인 게임산업과 e스포츠 산업이 정부는 물론 그어디의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도 않은 상황에서 자생했다는 점이다. 물론 산업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각종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자동차 산업이 커지면서 공해가 심해지고 건축산업이 활발해지면서 녹지가 없어지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런 부작용들을 최소화 하고 문제들을 보완했을때 산업은 더욱 건강해지고 산업에 관련된 종사자들 그리고 산업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윤택해지는 것이다.

게임산업도 마찬가지다. 무작적 없애야 한다는 근시안적 그리고 대안 없는 주장으로 일관할게 아니라 더욱 건전하고 건강한 산업이 될 수 있도록 질책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옳다.

: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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