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된다던데…' 기업들 '너도 나도 게임사업'

"거기도 게임을 만들어요? 어디든 일단 게임 개발은 하고 보는구나"

요사이 기업들 임원 사이엔 게임 제작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이다. '리니지' '월드오브워크래프트' '프리스타일' 등 게임이 돈 된다는 소문이 각 기업들 간에 퍼지면서 게임을 제작하는 곳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는 것. 특히 과거에는 IT 업계 등 관련 업계에서 게임 개발을 시도한 반면 최근에 와서는 전혀 다른 업계에서도 개발을 시도해 내년 중반 이후부터 이들 개발사로부터 다량의 게임이 쏟아져나올 예정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지향하던 프리챌(대표 손창욱)은 2006년 중반부터 UCC동영상과 온라인 게임 사업으로 긴급 선회했다. 시온소프트의 FPS 게임 '투 워'의 퍼블리싱을 담당하기로 한 프리챌은 올해에도 라인업을 더 갖추어 본격적인 게임포털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PMP와 MP3로 유명한 코원(대표 박남규)도 올해 초 공개 서비스를 목표로 온라인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첫 작품으로 캐주얼 아이스 하키 게임을 제작중인 코원은 이 작품으로 시험적인 테스트를 거친 후 조금이라도 성과가 좋으면 이후 본격적으로 게임 사업에 뛰어들 심산이다.

최근 신지소프트를 인수한 아이콜스(대표 이승훈/박권) 또한 신생 온라인 게임업체인 '수달앤컴퍼니' 최대주주로부터 지분 51%를 인수, 계열사로 편입했다. 이에 따라 아이콜스는 지분 인수와 더불어 수달앤컴퍼티와 액션게임 '스트로커'의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해 국내외 판권을 확보하게 됐다. 또 모바일 카드용 공급칩을 개발해온 KDN스마텍(대표 김삼선) 또한 온라인게임 개발사이면서 '포트리스' 개발자들이 주축으로 있는 제로퍼플 지분 60%를 3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본격적인 게임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외에도 인터파크(대표 이기형/이상규)가 인터파크 게임즈를 설립해 현재 3개의 캐주얼 게임을 준비하고 있으며 효성 또한 '랜드매스'라는 대형 FPS로 게임업계에 발을 담궜다. 또 공연 판권회사인 엔터원이 3D 온라인 게임 '런앤샷(Run&Shot;가칭)'을 개발중인 게임 개발팀을 영입, 게임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며, 영화나 음반, 공연 제작과 유통을 해왔던 포이보스도 22일 1500만 달러 규모의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유로시장에서 사모방식으로 발행키로 했다고 공시하면서 신규로 투입된 자금을 온라인 게임에 대한 투자 및 직접개발 쪽으로 돌릴 예정이다.

이런 업체들 외에도 SK그룹은 SK주식회사, SK C&C에 이어 SK텔레콤까지 온라인 게임 사업에 가세하면서 계열사들끼리 만나도 전문 개발사 못지 않은 대화가 오갈 수 있을 지경이 됐으며, 모바일 콘텐츠 제공업체 다날도 온라인 게임 개발 준비를 하고 있고 또 이랜드 또한 게임업계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오리온 또한 게임 전문 개발 자회사를 설립하고 개발과 게임 퍼블리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 게임사업부의 한 관계자는 "사실 돈 되는 것이라면 농사 빼곤 다 하라는 게 회사의 방침이다"라며 온라인 게임 관련 질문에 답변했다.

또 코원의 윤원식 홍보팀장은 "게임이 돈이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팀장은 또 "우리는 게임이라는 콘텐츠의 위력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 또한 "이제는 누구든지 게임에 한 다리를 걸치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이유는 직접 제작한 게임이 인기를 얻을 경우 큰 돈을 벌 수 있고, 국내에서 실패해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길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하지만 게임이라는 것이 게임 자체의 재미뿐만 아니라 게이머들의 취향과 요구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또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사업인 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국내 온라인 게임은 지금까지도 경쟁이 치열했지만 앞으로는 더욱 치열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은 게임이 기업들에게 영화 이후 최대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인식받고 있고 또 그만큼 전망이 밝은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게임의 위상을 높이 평가했다.